(팝콘뉴스=강나은 기자 ) 로맨스와 스릴러의 성공적인 융합로맨스와 스릴러가 합쳐졌다는 장르 설명에 의아하신 분들은 나름대로 이 장르를 상상해보셨을 겁니다. 그러고는 무서운 배경에서 한 커플이 남아 오들오들 떠는 모습을 떠올렸을 수도 있겠죠. 그런데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에서는 다른 누군가가 무서운 것이 아닙니다. 바로 남자주인공, 유정이 가장 무서운 존재니까요.

* 과거의 우리의 문화생활은 어땠나요? 음악을 감상하고, 책을 음미하며 산책을 즐기기도 했죠.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문화생활은 어떤가요?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감상하고, 동영상을 즐기며, 책을 읽기도 하고, 운동도 합니다. 우리의 문화생활 모두가 어느새 스마트폰 속으로 쏘옥 들어갔죠. 그런데 너무 콘텐츠가 많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시겠다면, '디지털 문화생활'에서 애플리케이션, 유튜브,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내 손바닥 위에서 즐기는 디지털 문화생활,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사진=네이버 웹툰 '치즈인더트랩')
(사진=네이버 웹툰 '치즈인더트랩') ©팝콘뉴스

흔하디흔한 로맨스를 변주하는 능력

로맨스는 참 어려운 장르입니다. 너무나도 흔하면서도 모두가 원하는 스타일은 정해져 있기 때문이죠. 잘생기면서도 돈 많고 여자 주인공밖에 모르는 남자주인공, 그리고 평범해 보이지만 남자주인공의 감정을 끌어내는 여자 주인공은 공식에 가깝습니다. 그렇다고 이렇게만 이야기가 흘러가면 다른 웹툰과 차별점을 둘 수 없죠. 그러니 이 공식을 지키면서도 색다르게 이야기를 꾸며나가는 것이 로맨스 장르의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치인트에서는 과감하게 남자주인공을 싸한 존재로 그려냅니다. 여자 주인공인 홍설은 똑똑하고, 눈치가 빠른 인물입니다. 그래서 남자주인공인 유정을 보면서 불쾌감을 느끼죠. 그것은 유정이 자신의 인기와 부를 활용해 마음에 들지 않는 이들을 조종하고 있다는 예감이었습니다. 맞습니다. 유정은 소시오패스적 성향을 보입니다. 

게다가 홍설은 평범하디 평범한 여자주인공이기에 의도적으로 유정을 피하려고 하면 피할 수 있다고 믿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의심스럽게도 유정은 자신을 피하는 홍설에게 먼저 다가갑니다. 게다가 유정과 친구라는 의문의 인물 백인호도 홍설에게 다가오면서 세 사람의 관계는 복잡다단해지죠. 

(사진=네이버 웹툰 '치즈인더트랩')
(사진=네이버 웹툰 '치즈인더트랩') ©팝콘뉴스

이별이나 삼각관계와는 다른 치인트만의 긴장감

이 중에서도 가장 긴장감 있는 부분은 유정과 홍설이 서로를 좋아하면서도 거리를 둘 때인데요. 예를 들어서 홍설의 시점에서 주로 서술될 때 홍설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유정에 대한 호감과 동시에 불편함, 의아함, 심지어 공포감을 느낍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자신을 위해, 그러나 자신 모르게 홍설 주변의 여건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유정의 모습을 보고 거리를 두려고 하기도 합니다. 

한편 유정의 시점에서는 홍설에게 눈길이 가는 이유를 스스로 납득하기 어려워하는데요. 나중에야 그 감정을 온전히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러고 나자 홍설이 자신을 두려워하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하게 되죠.

또한 백인호와 유정의 불편한 관계를 풀어가는 부분 역시도 긴장감이 넘치는데요. 그건 아마도 마음속에서 남자주인공인 유정이 이렇게까지 나쁜 짓을 하지 않았길 바라는 마음 때문일 겁니다. 그 외에도 유정이 저지르는 일들이 불편하게 느껴질 때마다, 홍설의 관점에서도, 유정의 관점에서도 불안해지기 시작하죠. 

(사진=네이버 웹툰 '치즈인더트랩')
(사진=네이버 웹툰 '치즈인더트랩') ©팝콘뉴스

캠퍼스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인간관계

치인트를 로맨스릴러 외의 어떤 장르로 규정한다면, 오히려 ‘캠퍼스’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바로 학교에서 벌어지는 대소사를 아주 세밀하게 그렸기 때문입니다. 치인트에서는 ‘대학교’에서 일어나는 조별 과제나 족보, 장학금, 인간관계, 서열 등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홍설은 이러한 복잡한 사건들에 휘말리며 정신적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나름의 방법으로 이를 해결해나가려고 합니다. 

‘손민수’가 하나의 고유명사처럼 쓰이기 시작한 이유도 바로 ‘치인트’ 덕분인데요. 손민수는 미묘하게 자신의 스타일을 따라 하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꼬집어 이야기하자니 유치하고, 그냥 넘어가자니 너무나도 찝찝한 일을 파고들어 잘 묘사했습니다. 이후 ‘손민수하다’는 ‘다른 사람의 스타일을 따라 하다’라는 동사처럼 쓰이고 있습니다. 

대학교의 인간관계는 사회생활처럼 건조하지는 않지만, 학창 시절처럼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일어나는 사건이 워낙 많고, 만나게 되는 인물도 적지 않아서 다양한 감정에 부딪히게 되죠. 그 모습을 잘 나타냈기에 치인트는 지금의 인기를 얻게 된 것이 아닐까요?

웹툰의 인기에 힘입어 치인트는 드라마화, 영화화되기도 했으나 영화와 드라마 모두 웹툰만큼의 인기에 한참 미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아마도 밀도가 높은 웹툰을 모두 영상화하기에는 어렵고, 이미 웹툰으로 인한 팬층이 너무나도 두꺼워서이지는 않을까 싶네요.

비슷한 웹툰 추천

집착 남주인공의 스타일이 마음에 든다면, 올가미(해무리)

여주인공이 고생하는 캠퍼스 로맨스물이 보고 싶다면, 그렇고 그런 바람에(아니영)

디지털 유목민의 한 줄 평

캠퍼스내일(남, 30대 후반) 대학생들의 사랑 이야기가 이렇게 쫄깃할 일인가?

그많던치즈는누가다옮겼을까(여, 30대 후반) 네이버웹툰에서 최고의 평점을 달리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팝콘뉴스]

저작권자 © 팝콘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