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뉴스=김제경 기자)

일명 '벤틀리 질주'를 벌인 유명 기업체 공동대표가 마약을 복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개인 신상을 이유로 일방통행 도로를 역주행한 30대 여성 강사가 경찰과 10여 분간 추격전 끝에 붙잡힌 일이 있었다.

그러나 두 피의자 모두 경찰은 쉽게 풀어줬고, 법원 판결은 관대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법 집행에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 언주로에서 다른 차량 세 대를 추돌하는 '벤틀리 질주' 사건이 발생했다.

추돌당한 차량이 전복되고, 그 충격으로 벤틀리의 바퀴가 빠질 정도로 위험한 사고였지만 벤틀리 운전자는 멈추지 않고 500m를 더 질주했다.

바퀴 빠진 벤틀리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자 이 운전자는 또 주변의 승용차를 훔쳐 타고 도주하자 무법질주를 막아달라는 112 신고전화가 쏟아졌다.

이 운전자는 15여 분간을 더 도주하다 성동구 금호터널에서 또 한 번의 추돌 사고를 낸 후 멈췄다. 이 운전자는 피해 차량 운전자에게 고성을 내며 폭행과 함께 옷을 벗어 던지고 속옷 차림으로 난동을 부렸다고 한다.

해당 운전자는 중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아기 물티슈 1위 업체 몽드드 유정환 대표로 밝혀졌다. 이 일로 유 대표는 12일 몽드드를 사퇴했고, 14일 '무면허'로 확인되면서 유 전 대표는 긴급 체포됐다.

이에 15일 경찰은 유 전 대표의 구속영장을 신청, 2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유 전 대표 머리카락과 소변에서 필로폰 성분을 확인했다.

유 전 대표도 마약 복용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지난 10일 교통사고를 낸 뒤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채취된 소변에서도 메스암페타민이 검출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유 전 대표는 "최근 동남아 한 국가에서 술을 마시다 우연히 마약을 접해 양성반응이 나왔고, 교통사고가 났을 때는 불면증 때문에 처방 받은 수면제를 과다복용해 정신이 혼미했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논란도 불러왔다.

유 전 대표가 세월호 참사 때 익명으로 1억 원을 기부했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뺑소니, 무면허, 차량 절도 후 도주 그리고 폭행, 마약 복용등을 희석시키려 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어 체포 당시 인명피해가 날 만큼 위험한 행동을 저질렀던 유 전 대표를 경찰은 현장 체포 직후 석방시켰다.

그를 체포했던 중부경찰서에서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그를 귀가조치 시켰고, 뺑소니와 차량 절도가 일어났던 강남경찰서에서는 사망사고가 아니었다는 이유로 구속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교통사고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뜻에 따라 유 전 대표를 석방시켰지만 사고 이후 경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귀가하지 않은 채 서울 강남 호텔을 전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경찰은 사고 당일 이후 무려 나흘 만에 유 전 대표를 잠적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하에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호텔에서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유 전 대표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차량,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무면허 운전, 절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23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참고로 몽드드는 피아니스트 이루마 씨와 유 전 대표가 지난 2009년 함께 론칭한 국내 1위 물티슈 업체다.

구속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고급 외제차 운전자…사회적 편견 유발

이에 앞서 지난 3일 남자친구와 싸운 뒤 자신의 차를 몰고 서울 광화문 거리를 역주행한 30대 영어강사 서모 씨가 경찰과 10여 분간 추격전 끝에 붙잡혔다.

이날 서 씨는 자신의 흰색 폭스바겐을 타고 세종대로 사거리 횡단보도 어귀에 한참 정차해 있다가 인근 정동 성공회교회 앞길에서 일방통행로를 역주행하다 사고를 냈다.

이에 교통순찰대원들은 서 씨에게 차량에서 내릴 것을 지시했지만, 이를 무시한 채 다시 역주행을 했다. 이 때문에 경찰이 차량에 매달려 끌려가는 아찔한 상황도 발생하면서 경찰이 운전석 유리창을 삼단봉으로 깬 뒤 서 씨를 검거했다.

뒤늦게 차에서 내린 서 씨는 "직전에 차 안에서 남자친구와 크게 싸우고서 혼자 복잡한 심경에 운전을 했다"고 털어놨다. 음주는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역주행으로 무고한 시민이 다치거나 목숨을 잃을 뻔했지만 서 씨에게 남대문경찰서는 정신적 혼란 호소를 근거로 일단 귀가시켰으며 법원은 실형은 면하게 해줬다.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심규홍)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로 기소된 서 씨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서 씨는 당시 상황을 모두 인식하면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인정된다"며 "서 씨의 행위는 정당한 공권력 행사를 무력화시킬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생명 또는 신체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도 있어 그 책임이 매우 무겁다"고 판시했다.

다만 "서 씨가 파혼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우울증과 불안증세를 겪다가 남자친구와 다퉈 극히 흥분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과 부상을 입은 경찰관의 피해 회복을 위해 200만 원을 공탁한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에 네티즌의 성토가 거세다. 일부 네티즌은 "역주행 현행범을 집으로 돌려보내다니 경찰이 왜 있는지 모르겠다", "폭스바겐 역주행은 강남에 살고 외제차를 끌고다니는 여자라는 까닭으로 관대하게 봐준 건 아니겠지?", "폭스바겐 역주행 여자 빽이 대단하나 봐" 등의 반응을 보이며 비난했다.

아울러 누리꾼들은 "몽드드 유정환 전 대표, 진상이네", "몽드드 유정환 전 대표, 이루마 어쩌나", "몽드드 유정환 전 대표, 젊은 나이에 성공해서 그런가", "몽드드 유정환 전 대표, 마약은 왜 해서", "몽드드 유정환 전 대표, 마약 안 했다더니"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또한 이 사건에 대해 비난 여론이 형성되면서 몽드드 물티슈에까지 후폭풍이 불어닥치고 있다.

유 전 대표는 지난 2009년 29살의 나이에 자본금 800만 원으로 창업한 몽드드를 연매출 500억 원의 업계 1위 기업으로 성장시켰고, 지난해 9월 물티슈 유해물질 논란 위기에서도 잘 벗어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사고에다 마약 복용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몽드드 홈페이지에는 사건 이후 '환불해달라'는 등의 소비자 항의 글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업 역시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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