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유목민에게 1순위는 여행이 아닌 일이다

(팝콘뉴스=김진경 기자 ) * 편집자 주: 파이어족이란 '경제적 자립, 조기 퇴직(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의 첫 글자를 따 만들어진 신조어다. 젊었을 때 임금을 극단적으로 절약해 노후 자금을 빨리 확보해, 늦어도 40대에는 퇴직하려는 이들을 가리킨다.

조기 은퇴라는 달콤한 개념은 파이어족이란 유행어로 익숙하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안에 관해 알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MZ파이어족플랜] 코너는 파이어족을 꿈꾸는 MZ세대를 위해 구체적인 기획안을 제안해주는 다양한 매체와 콘텐츠를 소개하고자 마련했다. 

최근 많은 청년, 특히 파이어족이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꿈꾸고 있다. 이미 실천하고 있는 이들도 많다. '디지털 노마드', '디지털 유목민'이란 말만 들으면 마냥 자유롭고 쿨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디지털 노마드족들은 대부분 IT 직종이나 온라인 콘텐츠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 어느 업계든 불경기에 모두 치열하고 힘들지만 IT 업계 등 디지털 노마드가 가능한 업계는 더욱 치열하다. 업계 평균적인 환경이나 분위기를 따져보면 여느 직장인만큼이나 과로하기 쉬운 환경이다. 

실제 디지털 유목민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업무 강도와 업무 방식, 일상생활은 어떤 식으로 흘러갈까? 디지털 노마드를 자처하는 이들의 브이로그를 둘러보았다. 그 실체를 좀 더 가까이 느껴보자. 

(사진=유튜브 채널 'Digital nomad –Jayden 디노제')
(사진=유튜브 채널 'Digital nomad –Jayden 디노제') ©팝콘뉴스

#1 영국에서 디지털 노마드로 사는 법, Digital nomad –Jayden 디노제

영국 여행 2일 차라는 그는 여행지에서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일부터 시작한다. 온라인 강의 2개를 완수하고 나서야 집 밖으로 나가서 필요한 생필품도 사고 쇼핑하는 겸 산책하며 풍경을 감상한다. 주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온 그는 영국은 처음이라 신기하다. 자신이 기대했던 것만큼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 다행이다. 특히 건물과 길이 마음에 든다. 

그런데 태국에서 거주하다가 영국으로 오니 물가 차이가 심해서 놀라게 된다. 세계 곳곳을 다니다 보면 물가 차이도 무시 못 할 요소다. 요즘에는 쇼핑몰에 한국 제품들이 많이 입고되어 있어 한국 음식에 대한 부족함은 거의 없다. 그러나 영국 음식문화에 대한 악평은 사실에 가까운 것 같다. 한국에서 수입된 가공 음식 이외의 음식은 맛이 대체로 별로거나 끔찍하다. 

그는 온라인 강의로 수입을 얻어 디지털 노마드로 살고 있다. 영국 여행지에서는 한국어를 배우려는 열의를 가진 외국인 학생들에게 강의하면서 수익을 얻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영국 현지 학생들도 만나 친분을 쌓는다. 누군가 그에게 디지털 노마드 한국어 선생님으로 어떻게 고수익을 올리는 게 가능하냐고 묻기도 하는데 웬만한 비행기 부기장 수준의 수입 정도는 된다고 말한다. 물론 모든 한국어 선생님이 수입이 좋은 편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첨언한다.  

(사진=유튜브 채널 '조앤린지')
(사진=유튜브 채널 '조앤린지') ©팝콘뉴스

#2 디지털 노마드는 세계여행의 필수라는 커플, 조앤린지 

'조앤린지' 채널은 남편 조와 아내 린지의 세계 여행 브이로그와 디지털 노마드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부부는 젊은 맞벌이 부부로 둘 다 디지털 노마드족이다. 이른바 세계 어디에서든 노트북이나 아이패드만 있으면 재택근무가 가능한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 하지만 그래서 언제나 직장을 짊어지고 다녀야 한다. 이 때문에 짐이 항상 많고 번거롭고 조심스럽다. 얼마전까지 인천공항 수화물검사대에서는 전자기기를 전부 따로 꺼내두어야 하는 원칙이 있어서 더욱 번거로웠다고 한다. 

잠시 한국의 가족을 만나 안부를 나누고 호주 브리즈번으로 떠나는 길, 환승하기 위해 잠시 머무는 시드니 공항 라운지에서도 쉬지 못하고 곧바로 남편 조와 아내 린지 두 사람 다 카페에 전자기기를 꺼내놓고 업무에 집중한다. 이렇게 환승하고 목적지에 도착하는 일과만 24시간 일정이다. 

드디어 목적지 브리즈번에 도착해서 곧바로 몇 달간 대여해서 살 수 있는 주거 공간을 구하기 위해 밤새 동분서주한다. 집과 일할 장소 이 두 가지는 새로운 장소로 옮길 때마다 매번 새롭게 공을 들여야 하는 요소다. 유목민의 삶이란 끊임 없이 새로운 주거 공간과 이동 수단을 찾아내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하루하루가 모여서 유지된다. 

아무리 노트북 하나만으로 재택근무가 가능해도 노트북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카페 또는 작업실이 필요하다. 조와 린지 부부는 업무를 안정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주로 해당 지역의 공유 오피스 또는 도서관을 찾아서 이용한다고 한다. 디지털 유목민에게 가장 우선시되는 건 여행이 아니라 일이다. 

두 사람은 근처에 적당한 도서관과 노트북 무료 열람실을 찾아낸다. 린지가 속한 회사는 전 직원이 '리모트워크'를 하고 있으며 정해진 시간에 접속하기 위해 일사불란하게 짐을 풀고 전자기기를 준비해놓는다. 디지털 노마드를 160일 이상 하다 보니 짐을 풀고 다시 싸는 일이 너무 빈번해 갈수록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한다. 결국 브이로그의 배경이 되는 도시는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호주 브리즈번이지만 콘텐츠 대부분은 환전과 집 계약, 업무 장소 찾기, 업무에 각자 집중하기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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