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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건설사 모듈러 주택 시장 선점 경쟁..."기술·제도 개선 필요"

현대엔지니어링 중고층 모듈러 주택 사업 선점, GS건설·코오롱 글로벌 자회사 설립

정찬혁 기자 | 기사입력 2021/03/04 [16:47]

주요 건설사 모듈러 주택 시장 선점 경쟁..."기술·제도 개선 필요"

현대엔지니어링 중고층 모듈러 주택 사업 선점, GS건설·코오롱 글로벌 자회사 설립

정찬혁 기자 | 입력 : 2021/03/04 [16:47]

▲ 용인영덕 경기행복주택 조감도 (사진=현대엔지니어링)  © 팝콘뉴스


(팝콘뉴스=정찬혁 기자) 주택난 해소를 위해 필요한 공법으로 모듈러 건축이 주목받고 있다. 과거 취약한 단열, 내구성 등이 단점으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기술이 발달하고 친환경, 탈현장화, 짧은 공사 기간, 저렴한 비용 등 장점이 강조돼 신사업으로 주목받는다.

 

더불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취임 전·후로 꾸준히 모듈러 주택 활성화를 강조해 최근 발표되는 공급 대책과도 맞물려 있어 주요 건설사도 역량 강화에 집중했다.

 

모듈러 공법이란 기둥, 슬라브, 보 등 주요 구조물과 건축마감, 욕실, 현관문, 각종 배관 등을 공장에서 선 제작한 후 현장으로 운송 및 조립해 건축물을 완성하는 방식이다. 현장을 벗어났다는 의미의 OSC(Off-Site Construction) 기술로도 불린다.

 

일반 철근 콘크리트 주택과 비교해 공사 기간이 짧고, 공사 과정에서 소음, 분진, 폐기물 등이 덜 발생해 차세대 친환경 건설기술로 각광받는다.

 

모듈러 건축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으로 학교와 군시설 위주로 적용해왔으나, 최근에는 오피스, 기숙사, 주택 등으로 적용 범위가 다양해졌다.

 


정부 발주 규모 확대...행복주택·공공정비 임시거주지 활용


 

부동산 안정을 위해 공급 물량 확대에 온 힘을 쏟고 있는 정부는 공사 기간이나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모듈러 주택에 주목해 발주 규모를 늘리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8.4 대책과 올해 2.4 대책 등을 통해 전국에 총 21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도시재생, 신규 공공택지 등 각종 공급 대책이 쏟아진 2.4 대책의 세부 방안이 순차적으로 공개되고 있어 공급 방식과 규모, 입지 등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5일에는 서울역 쪽방촌에 공공주택 1450호, 민간 분양주택 960호 등 총 2410호에 달하는 단지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기존 주민들의 안정적인 이주를 위해 순환정비 방식으로 진행하며 임시거주지는 모듈러 주택을 활용하기로 했다.

 

변 장관은 지난해 취임 전 이뤄진 인사청문요청안에서 "모듈러 주택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LH, SH 등 공공기관의 발주물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며 "민간이 자발적으로 모듈러 주택을 건설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방안도 적극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H는 지난해 3개 지구, 708가구 규모의 모듈러 공공주택 사업을 추진했고 올해는 역세권 중심으로 사업 부지를 물색 중이다. 

 

SH는 가리봉동 일원에 복합시설 공모에 나서며, 이곳에 들어설 220가구 규모 청년임대주택을 모듈러 방식으로 짓는다.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하는 '신내4 컴팩트시티' 조성공사는 모듈러 주택 535가구가 들어선다. 국내 모듈러 건축 가운데 단일 사업으로는 최대 규모다.

 

▲ 부평 SK뷰 해모로 현장사무실 모듈 조립(사진=SK건설)  © 팝콘뉴스

 


주요 건설사, 기술 개발·인수·자회사 설립 등으로 경쟁력 확보


 

정부 정책, 신사업·탈현장화 등과 맞물려 민간 주택 분야에도 모듈러 건축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건설사들도 모듈러 건축 시장이 성장하리라 판단하고 기술 개발, 관련 회사 인수 등으로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2012년부터 모듈러 건축기술 연구개발에 돌입해 현재까지 건설 신기술 1건, 특허 11건을 획득한 현대엔지니어링은 중고층 모듈러 주택 사업을 선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서울주택도시공사(SH)∙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공공기관과의 공동연구 및 다수의 OSC(Off-Site Construction) 국책 연구사업에도 참여해 기술을 축적해 왔다. 

 

특히, 모듈러 유닛 간 접합부 강화로 모듈러 구조물의 내진성능을 향상한 건설신기술 제770호는 중고층 모듈러 구조설계분야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술이 업계 최초이며 국내에서 유일하다. 

 

지난 3일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 최초의 중고층 모듈러 주택사업인 경기주택도시공사(GH) 용인영덕 경기행복주택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기존에 6층 이하 규모로만 진행된 모듈러 주택사업과 달리 국내 최초로 가장 높은 13층 규모의 모듈러 공공주택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중고층 모듈러에 특화된 구조, 주거성능, 제작 및 시공 기술이 요구된다.

 

GS건설은 해외 모듈러 업체를 인수하며 시장 진출의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

 

GS건설은 지난해 폴란드 목조 모듈러 주택전문회사 단우드, 영국의 철골 모듈러 전문회사 엘리먼츠 등 해외 선진 모듈러 업체를 동시에 인수하며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국내 건설사가 해외 모듈러 업체를 인수한 것은 GS건설이 처음이다.

 

이와 함께 GS건설은 1000억 원 이상을 들여 충청북도 음성군 중부일반산업단지에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공장을 짓고 있다.

 

지난달에는 GS건설 자회사인 자이가이스트가 경기 하남 덕풍동 711-2 일원 부지를 매입했다. 자이가이스트는 지난해 국내 모듈러 주택시장 진출을 위해 설립된 회사로 해당 부지에는 단우드의 모듈러 공법을 적용한 목조주택이 시범적으로 지어질 예정이다.

 

GS건설 관계자는 "하남 부지에는 목조주택이 지어지며 사업성과 관련해 다양한 검토가 이뤄질 예정이다"라며 "아직 구체적인 방향이 나오진 않았지만, 사업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향후 수주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SK건설은 모듈러 공법 활용을 위해 국내 협력업체와 손을 잡았다. 지난해 2월 SK건설은 모듈러 제작·시공 전문업체인 유창이앤씨, PC제조·시공 전문업체인 까뮤이앤씨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4월에는 인천 '부평 SK뷰 해모로' 현장에 모듈러 공법을 적용한 친환경 현장사무실을 이틀 만에 설치했다. 이어 '평택역 SK뷰', '기흥 ICT 밸리 SK V1' 등의 건물 옥탑 구조물에도 적용하는 등 모듈러 공법을 확대하는 중이다.

 

▲ 국립중앙의료원에 준공된 음압병동 조감도(사진=코오롱글로벌)  © 팝콘뉴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6월 자회사 코오롱모듈러스를 설립하며 모듈러 건축을 신사업으로 육성 중이다. 

 

설립 이후 코오롱모듈러스는 30병상 규모의 국립중앙의료원 모듈형 음압 병동 공사를 착수 한 달여 만에 마쳤으며, UAE 카옌그룹 등과 중동·독립국가연합(CIS)·동유럽 지역 내 모듈형 주차타워 건설과 주차설비 관련 공동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코오롱모듈러스는 설립 6개월 만에 2020년 매출 목표 100억 원을 넘어섰다. 오는 2025년까지 연매출 3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

 


"미래 건설 시장 주요 생산방식될 것, 기술·제도 개선 필요"


 

전문가들도 최근 건설 현장에 숙련공이 줄고 있는 점, 안전사고 발생, 비용 절감, 친환경 기조 등을 고려할 때 모듈러 공법 등 신기술이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를 위해 정밀한 기술력 확보, 물량 확보, 제도 개선 등이 선제되야 한다는 의견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서 지난해 2월 발표한 '전문공사 모듈러 생산방식 도입 및 활성화 연구' 연구보고서는 "현장 생산 중심의 건설업은 성숙기 산업에서의 기술 도약 한계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현장 중심의 사업환경 악화로 품질, 안전,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으며, 기능인력 고령화 및 숙련공 부족으로 현장 생산에 의존하기 어려운 한계에 직면해 공장생산 방식 도입이 불가피하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모듈러 관련 시장은 인구증가의 감소, 건설기능인력 부족, 청년층의 현장 시공 기피 등으로 머지않은 미래에 건설 시장에서의 주된 생산방식으로 자리를 잡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모듈러 주택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시공 프로세스, 발주 환경과 제도 개선 등이 필요하다.

 

김우영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모듈러는 단순히 공장에서 제작해서 설치하는 게 아니라 프로세스 측면에서 많은 것들이 바뀐다. 때문에 모듈러 주택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먼저 모듈러를 제작하는 공장과 설계사가 물려있지 않기 때문에 중간에서 건설회사가 설계에 모듈러 공법을 반영하기 위한 프리콘 작업 등이 필요하다"라며 "LH에서 하는 시공책임형 건설사업관리 같은 경우가 프리콘을 포함하는 방식이다. 해외에선 이러한 방식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데 우리는 아직 대부분 분리발주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대부분의 발주는 설계·시공 분리발주로 진행된다. 설계가 끝나고 시공사를 정하기 때문에 공사비를 미리 확정할 수 있는데, 모듈러 건축은 공사비를 미리 확정할 수 없는 프리콘 방식이 가능한 발주가 도입돼야 한다.

 

모듈러 공법의 장점 중 하나가 공사 기간, 원가 절감인데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공장 제작 방식은 물량이 적다면 오히려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할 점이다.

 

김 연구위원은 "공장제작은 대량 생산이 이뤄질 때 원가 절감 효과가 나는데 우리는 아직 모듈러 발주 물량이 많지 않아 오히려 시공 비용이 많이 드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라며 "계속 모듈러 발주가 늘어나야 공장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규모의 경제에 따라 원가가 절감된다. 아직은 궤도에 오르지 못해서 이를 체계화하고 능률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모듈러는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기 때문에 기존 현장 방식보다 높은 정밀도를 요구한다. 이전에는 혀용범위 내였던 시공 오차가 실제 현장에서 조립하면서 더 커질 수 있다.

 

모듈러 건축은 단순히 공법 하나가 바뀌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프로세스가 바뀌기 때문에 일하는 사람도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고 반복해서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

 

이어 김 연구위원은 "국토부 장관이 이전부터 모듈러 방식에 굉장한 드라이브를 걸어 정책에도 힘을 받는 것 같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있어 부동산 대책에 모듈러나 OSC 이야기가 많다"라며 "이러한 측면은 건설사 입장에서도 고무적으로 작용한다. 제도 개선과 더불어 발주 물량이 늘어나면 충분히 발전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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