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단 어렵지만 차기 대권주자 차고 넘쳐


(팝콘뉴스=신영호 기자) 향후 20년간 장기 집권하겠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이해찬 대표의 말은장밋빛 전망일까 현실 가능한 이야기일까.

‘20년 집권론’이 근거 없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라면 정치적 수사로 허공에 흩어질 말이지만 실현 가능성이 있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도 있다.

그동안 민주당 장기집권은 아이디어 차원에서 실험적으로 해 온 정책들이 뿌리를 내려 제도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고, 확대 해석하면 정치권 지형이 민주당 중심으로 재편된다는 걸 의미한다.

오는 2020년 21대 총선과 2022년 21대 대선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고 선거제도 개혁과 개헌 등 정치 변수가 있어 예단하기 어렵지만 다른 당보다 상대적으로 정권 재창출 기반이 단단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이해찬 대표의 말이 허투로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 정가의 여론이다.

우선적으로 잠재 대선 후보군이 다른 당보다 많다는데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현재까지 앞서 나가는 후보자는 없지만 민주당하면 떠오르는 잠재 대권 후보들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 행정안전부 김부겸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김경수 경남도지사, 이재명 경기도지사,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송영길 의원, 추미애 전 대표 등 여러 인물이 각종 여론조사에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이번에 노무현재단 5대 이사장으로 선임된 유시민 작가도 정계 복귀 기대감이 커지면서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고, 초선 의원으로 당 지도부에 입성한 김해영ㆍ박주민 최고위원도 차기 주자로 보폭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지난 5일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2018년 9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CBS의뢰로 지난 9월 27일~28일 이틀간 전국 성인 1502명 조사, 95%신뢰수준에 표본오차±2.5%p)’에서 이 총리는 14.6%를 얻어 1위를 차지했고, 박 시장이 11.7%로 2위를 기록했다.

이 총리는 ‘경향신문’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4일 전국 성인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면접 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에서도 범여권 차기 대선주자로 12.7%의 선호도를 얻었다.

무엇보다 민주당의 당내 사정은 다른 당보다는 한층 안정적이다.

이제는 비문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계파 갈등이 눈에 띄게 줄었고 이 대표가 당의 구심점이 됐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차기 대선 후보자들이 많은 점과 당 조직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점은 박근혜 정권과 크게 대비된다.

박근혜 정부 당시 새누리당은 친박과 비박 간의 계파갈등이 심해 구심력보다 원심력이 강하게 작용하는 조직이었고, 뚜렷한 차기 주자를 육성하지 못해 ‘불임 정당’이라는 오명까지 낳았다.

집권 여당이 짜임새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고 이런 토대 위에서 차기 리더십이 육성된다면 정권 재창출의 교두보는 마련된 셈이다.

여기에다 보수 야당이 혁신에 애를 먹고 새 리더십을 세우지 못하게 되면, 이에 따라 실망한 보수층을 흡수할 수 있어 선거를 유리하게 치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10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한국당에 있는 분들이 그냥 지나가는 말처럼 이런 상태로 총선을 치르면 50석 건지기 어려울 거라고 그러더라”라며 “그런데도 당이 거듭 태어나기 위한 뼈아픈 성찰을 하거나 진통을 겪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자체적인 성찰, 쇄신을 통해 새로 태어난다는 건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잠재 대선 후보가 많고 당 조직이 안정적이라는 평가는 일반론적인 이야기로 선거가 한참 남아 장기 집권론은 때 이른 이야기”라고 했다.

애초 20년 집권론을 편 이 대표도 몸을 낮췄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국회에서 가진 방북단 방미특사단 합동 기자간담회에서 ‘20년 집권론’에 대해 “제가 전당대회 때 20년 집권론을 얘기했는데 제가 앞으로 20년을 살겠냐”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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