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뉴스=일산병원 김의혁 교수) 고혈압과 출혈, 감염 등 세 가지가 산부인과 3대 질환으로 꼽히고, 산모의 고혈압성 질환이 산모 사망 원인의 약 16%로 임신 관련 사망 원인 가운데 1위를 차지하는 등 상당수 모성 사망이 임신성 고혈압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점에 대해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원인 규명과 분만 전 치료 모두 불가능한 질환

임신중독증은 임신 기간 중 혈압의 상승과 더불어 소변에서 단백질이 검출되는 질환으로 임신부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최근에는 임신중독증이라는 용어 대신 임신성 고혈압으로 산모가 기절해 정신을 잃는 증상 등이 일어나는 ‘자간전증’이 많이 쓰이고 있다.

자간전증과 임신성 고혈압을 엄밀히는 다르지만 흔히 혼용해 사용하고 있고, 실제로 증상이 겹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두 가지를 아울러 ‘임신성 고혈압’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임신성 고혈압은 합병증이 많고 분만 이외에는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병이지만 임신성 고혈압에 걸린 산모 남편에게 분만 전 산모 사망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면 대게 “설마 내 아내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겠어?”하는 표정으로 보곤 한다.

물론 임신성 고혈압에 따른 사망자 비율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병의 원인이 너무 많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병이 생기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영역으로 많은의사들의 논문 소재가 되기도 한다.

아직 병이 생기는 원인을 모르는 상황이라서 의사들은 산모들에게 임신 중에 정기적인 병원 방문을 추천하고 있다.

꾸준한 체크 외에는 발견하기 힘든 증상

임신성 고혈압은 임신 전에는 고혈압이 없던 산모가 임신을 하면서 임신 후반기에 고혈압이 생기는 것을 말하는데, 실제 임신 전부터 고혈압이 있는 산모는 임신성 고혈압이 임신 중에 더 악화될 수 있다.

또한 당뇨나 신장질환이 있는 산모와 고령의 산모의 경우 임신성 고혈압에 걸릴 확률이 높다.

특히 임신성 고혈압에 걸리면 소변에서 단백뇨가 나오기 때문에 혈액 내에 있던 단백질이 소변을 통해 몸 밖으로 빠져나가 혈액 내 삼투압이 낮아져 몸이 붓게 된다.

혈압이 많이 높아지기 전에는 증상이 없어서 산모의 겉모습만 보고 임신성 고혈압에 걸렸는지를 구분하려면 부종으로 인한 체중 증가를 관찰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다.

가끔 산모가 살이 찌는 것과 헷갈려 하지만 임신성 고혈압에 의한 부종은 살을 누르면 다시 올라오지 않는다.

임신성 고혈압과 간 손상과의 관계

임신성 고혈압과 자간전증의 경우 간 파열 등 간 손상이 동반될 수 있다.

간 손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피검사로 간 효소 수치 상승 여부를 파악해야 하며, 간이 위치하는 우상복부 통증은 간병변의 동반을 의미하기 때문에 곧바로 혈액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임신성 고혈압 종류 가운데 ‘HELLP 증후군’은 간 효소 수치뿐만 아니라 출혈 시 피를 멎게 하는 혈소판 수치도 감소시켜서 분만을 서둘러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임신성 고혈압의 예방과 치료

원인을 밝히는 것도, 분만 전 치료도 어렵지만 다행히 아스피린과 칼슘, 임신 전 체중 조절 등 몇 가지 방법으로 최소한의 예방은 할 수 있다.

대표적인 방법은 현재 임신성 고혈압 예방에 도움이 되는 가장 확실한 약물 가운데 하나인 아스피린 복용이다.

보통 임신 12~13주 때부터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이 좋으며, 아스피린이 분만 도중 출혈을 조장할 수 있어서 분만 5~10일 전부터는 끊어야 한다.

또 칼슘 섭취가 부족한 임산부에게는 칼슘 섭취가 임신성 고혈압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아직 칼슘이 부족하지 않은 산모의 임신성 고혈압 예방 효과에 대해서는 결론이 나지 않은 실정이다.

아울러 과다체중은 임신성 고혈압의 중요 위험 인자가 되기 때문에 임신 전 체중 조절은 자간전증 예방과 더불어 출산과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한편 항산화제로 꼽히는 비타민 C와 E, 뼈 형성과 관련 있는 비타민 D는 임신성 고혈압 예방에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엽산과 오메가3, 생선 기름으로 알려진 DHA 역시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임신성 고혈압의 가장 정확한 치료 방법은 분만으로, 분만을 하고 아기가 태어나면 산모의 혈압과 붓기 모두 정상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분만 전부터 최소한의 예방을 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