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원이라는 준 의료인의 소명 의식으로 운영되는 쓰리에이안경원

(팝콘뉴스=강나은 기자)쓰리에이안경원은 돈벌이보다는 보람을 벌어들이는 일에 더 관심이 많다. 안경원을 찾은 이들에게는 값비싼 테를 구매하게 하거나 더 비싼 렌즈를 맞추도록 유도하지 않는다. 대신 아시아, 아프리카에 안경을 보내고, 장애인에게 안경을 맞춰주며 더 넓은 시야를 보고, 세상을 밝게 만드는 데 주력한다.

가까운 곳, 어쩌면 허름해서 그냥 지나친 곳이지만 우리 주변에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가게들이 많습니다. 30년 이상 이어왔고, 어쩌면 100년 넘게 이어질 우리 이웃은 가게를 운영하며 어떤 사연을 쌓아왔을까요. 힘든 시기에 몸도 마음도 지친 소상공인은 물론, 마음 따뜻한 사연 있는 가게를 찾는 고객들에게 백년가게를 소개합니다.

* 백년가게: 3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하면서도, 오래도록 고객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곳으로,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실시하는 평가에서 그 우수성과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은 점포.

▲ (사진=쓰리에이안경원) © 팝콘뉴스


다초점렌즈를 중심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안경원

장영식 대표는 안경원을 열기 전 많은 직업을 거쳤다. 1974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후에 화성군청, 부천시청에서 공직 생활을 하다가 1980년에 식당을 차렸다. 이후 노점상도 해보고 또다시 식당도 차렸으나 결과는 마땅치 않았다. 이렇게 좌절하자 비로소 기존에 배워두었던 안경 만드는 기술이 생각났다. 그리고 1994년, 드디어 쓰리에이안경을 지금의 자리에서 오픈한다.

"9평밖에 되지 않았고, 기존의 단골도 없었으니 안경원 운영은 쉽지 않았죠. 한 2년 정도는 그랬을 거예요. 그런데 차츰차츰 단골이 늘어나면서 안경원이 괜찮게 되기 시작했죠."

쓰리에이안경원을 유명하게 만든 결정적 비결은 바로 누진다초점 렌즈다. 40대 중반이 지나가면 노안이 오면서 기존의 안경으로는 시력을 교정하기 어렵다. 멀리 볼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추면, 가까이에는 초점이 맞지 않는다. 안경을 벗고 글씨를 읽는 이들이 많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런데 누진다초점렌즈는 말 그대로 초점이 여러 개 있어서 멀리 보이는 시야도, 가까이 보이는 시야도 깨끗하게 보인다. 다만 누진다초점 렌즈는 안경원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잘못 맞추면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누진다초점 렌즈를 어지럽지 않도록 잘 맞춰준다는 소문이 나면서 쓰리에이안경원을 일부러 찾아오는 이들이 더욱 많아졌다.

▲ (사진=쓰리에이안경원) © 팝콘뉴스


백년가게로서의 믿음을 이어가고 있는 쓰리에이안경

여기에 더해 쓰리에이안경원은 가게가 아닌 병원으로서 그 역할을 해내고 있다. 안경을 쓰고 온 고객에게는 안경테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이상, 쉽게 안경테를 교체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안경알도 마찬가지. 이러한 쓰리에이안경원의 반응에 오히려 고객들이 의아해하곤 한다. 양심적으로 안경을 봐주기에 강원도나 인천 등 전국 곳곳에서 쓰리에이안경원을 찾아오곤 한다.

"저희는 장인정신과 소명 의식을 갖고 장사꾼이 아닌 준 의료인으로서 고객을 대하는 데 집중합니다. 그래서 멀리서도 찾아주시는데요. 이렇게 멀리서 오시는 분들에게는 부속품이라도 더 챙겨드리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쓰리에이안경은 2020년 백년가게로 선정되면서 간판과 실내 등 교체 등의 시설 보수 비용을 지원받게 되면서 기존 가게 인테리어를 새로 손봤다. 또한 백년가게라는 가게 소개를 보고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찾아와주는 고객도 적지 않으니 백년가게로 선정된 이후 쓰리에이안경원은 더욱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 (사진=쓰리에이안경원) © 팝콘뉴스


세상을 밝고 바르게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경원

장영식 원장은 안경사로서의 재능 기부에도 힘쓰고 있다. '안경을 아시아, 아프리카에 나눠주세요'라는 의미를 담은 '안아주세요협동조합'에서는 안 쓰는 안경을 수거해 해외에 보내는 역할을 해낸다. 한편, 쓰리에이안경원에서는 매달 세 명씩 수원시 지체장애인협회의 추천을 받아 무상으로 안경을 맞춰주기도 한다.

"저도 운동하다가 많이 다쳐서 여러 군데를 수술했어요. 재활 운동을 하고 있지만, 관절이 다 인공관절이다 보니 장애가 되었죠. 그나마 걷는 것만 해도 고맙다는 마음이 들자 지체장애인을 위해서 무언가를 하고 싶더라고요."

물론 다른 큰 안경원에 비해서 쓰리에이안경원이 큰 수익을 벌어들이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따로 직원도 쓰지 않고, 아들과 둘이서 이 안경원을 이어가고 있다. 아들인 장재웅 대표는 대학은 경희대 우주과학부를 졸업했지만, 책을 읽고 글쓰기를 좋아해 이를 병행할 수 있는 직업으로 안경사라는 직업을 택하고 관련 학교에 전공을 선택해 지금 이 자리에 섰다. 현재는 증여도 마무리된 상태이고, 사업자 등록도 공동 대표로 기재되어 있다.

"물론 이 일이 바쁘고 힘들 때도 있지만, 그나마 시간적인 여유가 있으니까 아들에게 안경사 면허를 따라고 추천했죠. 이후 보건대학교 안경화학과를 다시 졸업한 뒤, 저를 도와서 안경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쓰리에이안경원을 책임지는 두 대표 모두 늘 돈벌이보다는 세상의 시야를 맑게 바꿔주는 역할에 더욱 관심을 둔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안경원을 찾아온 모든 고객이 세상을 밝고, 바르게 보도록 도와주면서 살고 싶습니다. 저도 그렇고, 다행히 저희 아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어요. 나중에라도 쓰리에이안경원이 고객들에게 그런 안경원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습니다."[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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