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현 실장 "2인 1조로 투입되는 게 기본 근무 형태"

▲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 영상을 수어 통역 하는 모습(사진=MBC 중계). © 팝콘뉴스

(팝콘뉴스=편슬기 기자)지난 23일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개막식에서 수어 통역사 1명이 4시간 동안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지며 '과도한 업무'라는 지적이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개막식에서는 '수어 통역'이 지원되지 않아 장애인 차별이라는 논란이 거셌다. 이후 이러한 시선을 의식한 듯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는 지상파 3사 모두 청각 장애인을 위한 수어 통역을 제공했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4시간 가까이 진행된 개막식 동안 지상파 3사 모두 교대 없이 단 1명의 수어 통역사만 등장했다는 점이다.

개막식이 종료된 후 한 누리꾼은 "한국 농인들 사이에서 수어 통역사 교체 없이 혼자서 개막식 통역을 했다고 얘기가 돌고 있다. 실시간 통역이라 체력 부담이 상당할 텐데 어떻게 혼자서 쉼 없이 할 수 있냐"며 이의를 제기했다.

한국농아인협회 역시 비슷한 입장이다.

한국농아인협회 이소현 실장은 "수어 통역사들은 기본적으로 30분 이상부터는 최소 두 명이 2인 1조로 투입되는 게 기본 근무 형태다. 이 이상으로 시간이 늘어나면 다른 사람으로 교대해서 통역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말했다.

수어 통역은 에너지 소모가 많은 직업이기에 30분에서 1시간을 넘어서면 체력적으로 힘들며 집중력이 급격하게 감소한다. 교대 없이 한 사람이 장시간 통역을 하게 되면 수어 통역의 질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소현 실장은 "이에 대한 피해는 청각장애인들이 고스란히 입게 된다. 청각장애인들이 정말 원하는 수어 서비스가 무엇인지 정확한 니즈 파악이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현장에서 수어 통역사로 근무 중인 A씨는 교대 없는 4시간 통역 근무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A씨는 "수어와 한국어 문법이 다르다 보니 말을 듣고 수어로 변환해 통역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꽤 소요된다. 4시간 동안 혼자서 수어 통역을 한다는 건 상당히 힘든 일이고, 개인적으로는 1시간 정도가 적절하고 길어도 최대 2시간 정도라 본다"고 답했다.

몇몇 시청자들은 "이러다 폐막식 때도 교대 인원 없이 혼자서 수어 통역하는 거 아니냐, 통역사들의 체력이 걱정된다"는 의견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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