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타리] "내 아이 코로나 백신 맞춰야 해 말아야 해?"

정부, 하반기 전면등교 목표로 7월 고3 학생부터 접종 계획 밝혀

박윤미 기자 | 기사입력 2021/06/18 [17:38]

[울타리] "내 아이 코로나 백신 맞춰야 해 말아야 해?"

정부, 하반기 전면등교 목표로 7월 고3 학생부터 접종 계획 밝혀

박윤미 기자 | 입력 : 2021/06/18 [17:38]

▲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쓴 아기.(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팝콘뉴스=박윤미 기자) * 울타리[fence]: 모든 사람이 가족과 이웃이 되는 이야기들. 

 

대부분의 사람은 태어남과 동시에 부모와 가정, 학교 같은 ‘사회적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으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간혹 울타리 없는, 누구보다 울타리가 필요한, 울타리 밖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반대로, 스스로 울타리를 걷어찬 이들도 있습니다. 코너 [울타리]는 그런 이웃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독자들의 관심이 그들에게 필요한 울타리가 되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신설한 코너입니다. 기사를 읽는 동안만큼은 마음의 울타리를 활짝 열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김포 운양동 대형 어학원서 확진자 무더기 발생…부모들 '충격과 공포'


 

#. 김포시 운양동의 한 대형어학원에서 지난 1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면서 이 일대가 발칵 뒤집혔다.

 

첫날 교사 4인을 포함한 총 25명 확진자는 이틀 뒤인 17일 30명까지 증가했다. 잠복기 등을 고려했을 때 확진자 수는 증가할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 이 일로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등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540여 명은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현재 보건당국은 해당 어학원에 대해 2주간의 폐쇄를 명령했으며, 김포시는 어학원 수강생들이 다니는 근처 유치원(6곳)과 학교(7곳)에 대한 등교수업 일체를 중단하도록 안내했다.

 

어학원 인근의 사설 학원과 교습소 등은 보건당국이나 김포시, 교육청 등의 별도 지침이 없는 가운데서도 대부분 휴원 중이다.

 

문제의 어학원과 5분 거리에서 미술교습소를 운영하는 K씨(여·39) 또한 15일 수업 준비 중 학부모들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전해 듣고 황급히 교습소 문을 닫은 경우다.

 

K씨는 확진자 발생 당일과 다음 날까지 이틀간의 휴원을 계획하며 추이를 지켜볼 요량이었으나, 첫날 25명이던 확진자 숫자가 30명까지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휴원 기간을 늘렸다.

 

그는 학부모들에게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의 안전이 최우선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원래는 내일부터 정상 운영할 생각이었으나 상황을 좀 더 지켜보는 게 맞는다고 판단돼 마지막 주에 예정되어 있던 5주 차 방학을 이번 주로 앞당겨 운영하기로 했다"는 휴원 안내 메시지를 발송했다.

 

이 사태로 K씨는 교습소 운영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그는 "원생 중 한 명이 어학원에 다니고 있으나 다행히 음성"이라며 "그래도 아이들의 건강과 관련된 일이라 어렵게 휴원을 결정했다. 그런데도 학부모들은 불안한지 6월은 쉬겠다는 전화를 걸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교습소를 연 K씨는 6~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하루도 코로나19 걱정을 해보지 않은 날이 없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을 상대하는 일인 관계로 더욱 예민할 수밖에 없다고.

 

K씨는 "어린이용 백신이 하루라도 빨리 임상 시험을 끝내고 보급됐으면 좋겠다"며 "아무리 조심해도 여기저기에서 확진자 소식이 들린다.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종식되기 전까지는 백신이 아이들을 코로나19로부터 지켜줄 수 있는 울타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김포의 한 미술 교습소에서 학부모들에게 보낸 문자.(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엄마들 "백신 못 믿어"…백신 개발 제약사들은 '임상시험'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8일 오후 2시 현재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은 1,996명. 확진자는 15만 명을 넘는다. 전 세계 확진자는 1억 7,830명, 사망자는 386만 명이다.

 

우리나라에서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1,423만 3,000여 명에 이른다. 1, 2차 모두를 맞은 사람은 388만 4,700여 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달 정부는 올 3분기 최소 2,200만 명에 대한 접종을 완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계획이 차질 없이 이뤄지면 전 국민의 70%가 최소 1회 이상 접종하게 되고, 빠르면 오는 11월 집단면역 형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백신 대상에서 제외됐던 미성년자도 이번에 접종 대상에 포함된다.

 

정부는 올 하반기 전면 등교를 목표로, 오는 7월 셋째 주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만을 우선해서 백신 접종 시행하고 이후 고2, 고1 순으로 하향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3 학생들이 백신을 먼저 맞는 것은 올 연말 예정된 수학능력시험을 통한 대규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미성년자 가운데 그나마 성인과 신체구조 및 그 능력 등이 가장 비슷한 수준인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7월 접종 대상자로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교직원 및 지역아동센터, 다함께돌봄센터 종사자 등이 접종 대상자로 지정된 상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우려와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이 같은 내용으로 고3 수험생들의 백신 접종을 반대하는 글까지 게재되기도 했다.(현재는 요건 미충족으로 가려져 있다.)

 

한쪽에서는 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우선 보호하려는 조치로 백신 공급을 서두르는 한편, 다른 쪽에서는 아직 백신의 안전성이 완벽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험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강서구 마곡동에 사는 S씨는 고등학교 3학년 쌍둥이 남매를 두고 있다. 그는 정부의 고3 학생 백신 접종 계획을 듣고 "우리 아이들은 절대 맞추지 않을 생각"이라고 단언했다.

 

그 이유에 대해 "남편이 직업 특성상 백신을 일찍 접종했는데, 접종하고 나서 이틀간 앓는 것을 보며 절대 나도 내 아이들도 맞추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금까지 관리 잘해 놓고 괜히 백신 맞췄다가 무슨 일이라도 나면 누가 보상해 줄 것인가"라며 되물었다.

 

S씨는 백신이 없어도 마스크와 손 소독 등으로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는 코로나19가 시작될 때부터 각종 자료를 모아왔으며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코로나에 걸려도 감기처럼 가볍게 앓고 지나가거나 아예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국내 감염병 권위자인 신종감염병 중앙 임상위원회 위원장 오영돈 교수도 모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50세 이하 환자는 (코로나19에 감염돼도) 별문제 없이 치료 잘 되고 별일 없이 퇴원한다"며 "아이들은 감기보다 더 가볍게 앓고 지나간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하버드 의대 감염병 학자 마틴 컬도프(Martin Kulldorff) 교수 또한 "모든 사람이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생각은, 아무도 맞지 말아야 한다는 것만큼이나 잘못된 생각"이라고 공개적으로 발언했다.

 

많은 부모는 코로나19 백신이 자녀에게 울타리가 되어 주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본지가 0~7세 자녀를 둔 부모 12인에게 "영·유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이 의무라면 자녀에게 맞출 생각인지"를 묻는 말에 모두가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 이유로 대부분 '불확실성'을 꼽았다.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감염병과 관련해 개발된 백신들에 비해 코로나19 백신은 개발 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빠른 데다, 그 때문에 유전병과 같은 임상 결과가 확실치 않다는 판단이다. 자녀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일인 만큼 부모들이 신중을 기하는 일은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 백신 제조국들은 서둘러 아동·청소년용 백신 임상시험에 착수했거나 이미 하고 있다. 옥스퍼드대학교와 아스트라제네카는 올 2월부터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시험 대상은 6~17세 아동·청소년. 300명이 이 시험이 참여했으며, 240명은 백신을 맞고 나머지는 뇌수막염 백신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바이오엔테크는 이번 여름 5~11세 아동을 임상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시애틀의 한 아동병원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임상 시험에 참여할 6개월~11세 어린이를 공개모집 하고 있다. 이 실험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은 백신을 접종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 혈액을 통해 코로나19 항체를 측정해야 한다.

 

지난 4월 CNBC에 따르면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최고의학책임자는 인터뷰를 통해 "임상시험이 잘 진행되고 있으며,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아동에 대한 백신 사용을 승인하면 올해 말 백신 접종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한 바 있다.

 

옥스퍼드대에서 백신을 연구하는 앤드루 폴라드 교수는 "아동들은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을 (성인과 비교하면)덜 받는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백신의 면역 반응과 안전성을 확인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잉글랜드의 백신 개발에 참여한 한 교수는 "올 연말 정도 아동 대상 코로나19 백신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점치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집단면역을 위해서는 한 국가의 인구 70~85%는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