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학대 예방의 날②] 재학대 위험에도 80%는 원가정 복귀..."지원 필요해"

아동학대처럼 '약자에 대한 가정 내 학대' 양상..."사례 적극 발굴해야" 목소리도

권현정 기자 | 기사입력 2021/06/15 [15:10]

[노인학대 예방의 날②] 재학대 위험에도 80%는 원가정 복귀..."지원 필요해"

아동학대처럼 '약자에 대한 가정 내 학대' 양상..."사례 적극 발굴해야" 목소리도

권현정 기자 | 입력 : 2021/06/15 [15:10]

▲ (사진=픽사베이)  © 팝콘뉴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 2019년 기준, 학대 사실이 확인된 노인학대 사례 중 84.9%는 가정 내에서 발생했다. 전체 학대행위자 5,777명 중 74.2%는 학대 노인의 친족이었다.

 

학대확인 사례 중 재학대로 확인된 것은 500건이었다. 전체의 9.5% 수준이다. 증가세가 다시 시작된 2016년(5.8%)와 비교하면 약 3.7%p 늘었다.

 

전체 노인학대 사례 5,243건 중 33.8%는 5년 이상 학대가 지속된 사례였다. 1년 이상 5년 미만이 32.6%로 뒤이었다.

 

동시에, 피해노인전용쉼터 입소 학대피해노인 대부분(2019년 기준 80.1%)은 퇴소 후 원가정으로 복귀한다. 재학대 사례에서도 성인인 친족(아들, 배우자) 동거가구가 약 74.8%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피해노인에게 주어지는 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피해노인이 신체 및 경제능력의 약화로 원가정에 의존할 경우, 별도의 지원이 없다면 피해가 예상되더라도 원가정 거주를 지속할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약자에 대한 가정폭력' 양상 띠지만 성인 간 갈등 치부...지원 부재해 학대 만성화 위험도


 

2019년 기준 학대피해노인 4명 중 3명은 여성이었으며, 피해노인 중 치매가 의심되거나 진단을 받은 경우는 26.3%였으며, 하나 이상의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경우는 10.1%였다. 86.5%는 무직이었고, 기초생활수급자는 15.4% 수준이었다. 

 

학대행위자 중 남성은 69.3%였다. 학대행위자와 학대피해노인과의 관계는 아들이 31.2%, 배우자가 30.3%를 차지했다.

 

아동학대 등과 같이 '가정 의존도가 높은 약자에 대한 가정폭력(학대)'의 양상을 띠는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적·정책적 시선이 노인학대를 '성인 간 갈등'으로 취급해 지원이 미진해지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신고 이후에 지원책이 마땅치 않은 것이 유효한 피해 구제를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상황이 긴급한 경우, 학대피해노인 전용쉼터를 통해 법률상담, 소송지원, 의료서비스 등을 지원받을 수 있지만, 현재 학대피해노인 전용쉼터의 거주기간은 최장 4개월이다.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의 경우, 단기시설이 6개월에서 최대 1년, 장기시설이 최대 2년 거주토록 해, 기간 내 별도의 거주지를 물색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차이가 크다.

 

4개월 내 별도 주거지를 마련하기가 사실상 어렵지만, 퇴소 시 마땅한 주거 지원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아동학대의 경우, 아동복지법이 보호종료청소년을 대상으로 자립지원책 및 자립정착금을 지원토록 정하고 있다.

 

이미진 건국대학교 교수(사회복지학과)는 "신체적 학대나 부부폭력은 단기간에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학대 발생 시 분리가 필요하다. 가해자가 집에서 나가는 게 맞지만, 별도의 감호 시설이 없는 상황"이라며 "쉼터를 이용하더라도 4개월 이후면 대부분 원가정에 복귀한다. 이 경우, 또다시 피해가 반복되면 '신고를 해도 소용이 없구나'라고 생각해, 학대가 만성화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동학대처럼 '적극발굴' 필요해" 목소리도


 

사례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도 제기된다.

 

아동학대 사례와같이, 학대행위자가 피해노인이 복합적으로 의존하는 대상이기도 한 만큼, 피해노인부터 학대사실에 대해 언급을 꺼려 스스로 신고를 통한 발굴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7일 복지부가 공개한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노인 중 '학대를 경험했다'고 답변한 노인은 전체의 7.3%로, 2011년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신고의무자 등을 통한 신고율은 높아지는 추세다. 인제근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16년 하루 평균 32.9건이었던 신고 수는 꾸준히 늘어나 2020년 46.5건으로 증가했다.

 

김동식 여성적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많은 어르신들이 자식·배우자의 학대에 대해서는 외부에 얘기하고 싶지 않아하신다. 얘기하더라도 '학대'라고 얘기하기 꺼리는 편"이라며 "특히 저소득 가구의 경우에는 직접적으로 물어보면 답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상황을 전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를 위해 노인 스스로 주기적이고 비상식적으로 이어지는 폭력이 학대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도록 교육을 제공하는 한편, 가까운 곳에 창구를 마련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예컨대, 방문 간호 서비스 제공자 등 일상적으로 노인가구에 접근하는 이들과 노인과의 적극적인 교류 등이다.

 

김동식 연구원은 "독거노인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가스 등으로 인기척을 활용하듯이, 기존 인프라를 통해 정서적인, 정신적인 어려움을 얘기할 수 있다면 더 적극적인 사례발굴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2019년 기준, 전체 신고 건수 중 학대피해노인 본인에 의한 신고는 358건, 친족에 의한 신고는 386건, 어르신지킴이단, 경찰관, 사회복지시설종사자 등 관련기관에 의한 신고는 3,300여 건이었다. 

 

의료인, 방문요양 돌봄 등 서비스 종사자, 노인복지상담원 등 신고의무자에 의한 신고는 877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