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와 관련된 질문 다 물어보세요"

▲ 이지앤모어의 월경상점 바깥 전경(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팝콘뉴스=편슬기 기자)"생리 축하합니다! 생리 축하합니다!"

생일의 오타가 아니다. '생리' 맞다. 여자는 12살 전후로 초경(첫 월경)을 시작해 보통 40대 후반에서 50대에 폐경(완경)을 맞이한다. 일부 가정에서는 아이의 초경을 축하하는 '초경 파티'를 열어주기도 한다.

여성의 몸은 초경 이후 한 달에 한 번 주기적으로 분비되는 호르몬에 의해 생리(월경) 현상을 맞이한다.

자궁내막이 배아의 착상을 준비하며 두꺼워지고 이때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에 성공하고 수정란이 자궁 내벽에 착상하면 이를 '임신'이라 말한다.

하지만 착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두꺼워진 자궁내막이 허물어지며 혈액 내지는 덩어리 혈을 배출하게 되는데 이것이 '생리'다.


생리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세요?


▲ 네이버 검색창의 '생리' 관련 자동 완성 검색어(사진=인터넷갈무리). © 팝콘뉴스

거의 반평생 내내 생리를 하는 여성들 중 적지 않은 이들에게생리는 그저 달에 한두 번, 아프고 짜증 나고 밤잠 설치게 하며 끊임없이 뒤태를 확인하게 만드는 '불필요한 현상'으로 인식되는 것이 현실이다.

생리 전조 증상, 생리 주기, 생리혈의 양, 생리에 동반되는 통증 등 모든 게 개개인마다 차이가 나다보니 주기가 딱 맞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불규칙한 주기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생리에 대비해 생리대를 내내 들고 다니는 이들도 있다.

다달이 피를 쏟는 '현상'에 대한 인식은 있지만, 어떻게 하면 생리 잔혈을 좀 더 빨리 끝낼 수 있는지, 고통을 덜 느낄 수 있는지, 어떤 생리대가 내게 편하고 어느 브랜드의 월경컵이 내 질 길이에 맞는지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하나하나 겪어보며 시행착오를 거치기에는 시간적, 금전적 여유도 없는지라 현대 여성들은 그저 아프면 X보린을 먹고 때 되면 X은느낌 생리대를 사러 가는 '현상 유지'에 머무르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생리대 발암물질 파동으로 그동안 '안전하겠거니...' 사용해왔던 생리대들이 소비자를 기만해왔다는 사실을 깨달은 이들은 자신에게 맞는 생리용품을 찾아 떠돌아다니는 방랑자 신세를 면치 못했다.

정착지를 찾지 못하는 이들에게 한줄기 빛과도 같이 반가운 소식이 있으니 바로 직접 보고 만지며 최대한 나에게 맞는 생리 용품은 무엇인지 경험할 수 있는 가게, '월경상점'의 존재다.


어서 오세요, 이지앤모어의 '월경상점'입니다


▲ 이지앤모어 김민지 에디터가 생리컵에 대해 설명 중이다(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대방역 2번 출구를 나서 직진하다 보면 오른편에 새빨간 글씨로 PERIOD(월경)이라고 써진 가게 하나가 눈에 띈다.

하단에 작게 붙여진 #국내최초 #월경상점 #반가워요 #우리가아님누가해? #이지앤모어라는 태그도 깨알 같다.

여기가 어디인고? 하면 바로, 이지앤모어가 올해 1월 문을 연 '월경상점'이다. 내부로 들어서면 더 새빨갛다. 입구 맞은편에는 붉은 벽면에 3열로 늘어서 있는 60여 개의 월경컵들이 눈에 들어온다.

김민지 에디터는 "월경컵이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된 게 2018년이다. 그전까진 아는 사람들만 알음알음 직구로 구입해서 월경컵을 사용했다. 월경컵 구입 전에 직접 생김새도 보고 손으로 만져도 보면서 살 수 있게끔 마련한 코너"라고 설명했다.

월경컵은 의료용 실리콘으로 만들어져 거의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삽입 시 이물감도 거의 느껴지지 않아 자신에게 맞는 월경컵, 소위 '골든컵'을 찾고 나면 탐폰(삽입형 생리대)이나 생리대로 돌아가는 이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삽입형 제품이라 넣고 빼는 게 익숙해질 때까지의 진입장벽도 높고 자신에게 딱 맞는 월경컵을 찾기도 어렵거니와 가격대도 있어서 두세 개만 구입해도 10만 원을 훌쩍 넘긴다.

적어도 월경상점에서는 제품의 실물을 눈으로 확인하고 실제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실리콘의 단단함(경도)은 어떤지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시행착오를 최소화해준다. 생리컵을 실제로 보고 만질 수 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월경상점을 방문하는 이들이 많다.

김민지 에디터는 "월경상점에서는 질 길이를 직접 잴 수 있는 방법도 함께 알려줘 그날 바로 확인하시고 마음에 드는 제품을 구입해가는 분들도 계신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천 생리대와 탐폰, 생리팬티 등을 판매하며 생리대의 크기와 촉감이 어떤지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각 제품을 뜯어 전시해뒀다. 생리통을 덜어주는 테이프와 영양제, 비타민 등의 보조제는 물론 파우치와 세제, 비누 등 다양한 월경용품을 취급한다.

월경상점에서 구매한 수익금의 일부는 저소득층 가정의 청소년들의 생리용품 구매를 돕는다.

청소년들은 이렇게 적립된 포인트로 이지앤모어의 온라인 월경상점 내 이용 가능한 별도의 쇼핑몰 페이지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생리용품을 구매할 수 있고 배송도 바로 집으로 되는 형태다.


여자도, 남자도 알아야 하는 생리


▲ 생리대 제품 실물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여성도 스스로 몸에 대해 잘 모르는데 남성은 얼마나 모를까?

김민정 에디터는 자신의 경험담을 예로 들며 파트너가 나의 생리 주기나 PMS(생리 전 증후군)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 서로를 이해하고 높은 신뢰감과 안정감을 느꼈다고 답했다.

여자친구에게 선물하기 위해 월경컵을 찾거나 생리통이 심한 아내에게 생리통을 줄여주는 차나 보조제 등을 구매하기 위해 월경상점에 들르는 남성 손님들도 종종 있다고. 가족 구성원 중 월경을 겪고 있는 여성 구성원이 있다면 생리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공부해본다면 좋을 것이라고 김 에디터는 추천했다.

이지앤모어는 생리를 단순한 현상으로 규정짓지 말 것을 권한다. 생리 주기가 갑작스레 변했는지, 생리혈의 양이 증가했거나 줄었는지 등 스트레스와 생활 습관 등이 그대로 우리 몸에 반영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생리는 한 달 동안의 여성 건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지표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병원을 방문하고 좀 더 내 몸에 관심을 기울여 볼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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