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안 녹아 효과 없고, 투입구 막아 세탁기 고장 유발할 수 있어

▲ 하얗게 뭉쳐서 크림 제형이 된 섬유유연제(사진=인터넷갈무리). © 팝콘뉴스


(팝콘뉴스=편슬기 기자)주부 A씨는묵은빨래를 해결하기 위해 세탁기를 돌리다 깜짝 놀랐다.

1년 반쯤 전에 홈쇼핑을 통해 구입한 다량으로 구입한 섬유유연제 중 남은 제품이 죽처럼 걸쭉하게 굳어있었던 것이다.

세탁기 자동투입구에 유연제를 넣을 때 불편이 있었지만, 향기는 변함이 없었던 만큼 A씨는 찜찜한 마음을 뒤로하고 세탁기를 돌렸다.

빨래를 마친 A씨는 '혹시나 뜨거운 물을 부으면 굳은 유연제가 녹을까'라고 생각해서 투입기에 물을 부었지만 별반 차이는 없었다.

남은 섬유유연제를 계속 써도 되는지, 아니면 버려야 하는지 A씨의 망설임만 커지는 순간이었다.

세탁 시 의류의 옷감이 상하지 않고 좋은 향이 나도록 도와주는 섬유유연제는 가정 필수품 중에 하나로 자리 잡았는데 종종 섬유유연제가 뭉쳐 크림 제형으로 변할 때가 있다.


죽처럼 굳은 섬유유연제, 사용 금물...'효과도 없고 세탁기 고장까지 유발할 수 있어'


이럴 땐 A씨처럼 따뜻한 물에 풀어서 사용하는 소비자들도 있는데, 이는 잘못된 대처이다.

한번 굳은 섬유유연제는 물에 넣어도 제대로 풀어지지 않아 계속해서 굳은 유연제를 사용하면 자칫 세탁기가 고장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섬유유연제가 굳는 이유는 섬유유연제 안에 '양이온 계면활성제'라는 성분 때문이다. 양이온 계면활성제는 음전하를 띠는 미생물 세포막에 결합돼 세포막을 파괴하고 죽이는 '살균' 및 '소독' 작용을 한다.

일상생활에서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섬유유연제, 린스, 트리트먼트 등에 포함돼 있으며 정전기를 방지하고 섬유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기능을 한다.

그런데 해당 성분이 '굳는' 특성이 있어서 섬유유연제를 만드는 제조사들은 이걸 굳지 않게끔 저마다의 노하우를 통해 제품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구입한 지 시간이 1년 이상 지나거나, 추운 겨울 베란다와 같은 기온이 낮은 곳에 오랜 기간 섬유유연제를 보관하면 제조사를 막론하고 섬유유연제가 굳을 수 있다.

때문에 섬유유연제는 필요할 때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2~3개 정도만 구입하는 것이 좋고, 보관할 때도 실외보다는 실내에 하는 것이 좋다.

한 섬유유연제 제조사 관계자는 "제조사별로 다르겠지만 유독 많이 굳는 브랜드의 제품이 있고 그렇지 않은 제품도 있는데, 특히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고 보관한 상품은 굳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제조사 관계자 역시 "굳은 섬유유연제를 사용할 경우 물에 잘 용해되지 않아 본래의 섬유 유연 및 소독, 살균의 효과를 보기 어려우며 녹지 않고 남은 찌꺼기들이 섬유유연제 투입구를 막는 등 세탁기 작동에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기 때문에 사용을 권해드리지 않는다. 물에 녹여서라도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굳은 섬유유연제를 사용하면 녹지 않은 잔여물들이 의류에 남아 손상을 입힐 수도 있어, 변질된 섬유유연제는 폐기하는 것이 좋다고 섬유유연제 제조업체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말했다.

한편 국내 가전업체 서비스센터 관계자는 "종종 굳은 섬유유연제를 사용한 뒤 세탁기가 고장이 났다며 수리를 의뢰하는 고객이 있다"며 "아주 많지는 않지만 굳은 섬유유연제로 인해 자동투입기 작동에 제대로 안되는 문제가 발생하는 더러 그런 사례들이 있다. 이 경우 수리비는 고객이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굳은 섬유유연제가 아깝다고 계속해서 쓰면, 섬유유연제 몇 통 값을 수리비로 날릴 수 있다는 뜻이다.

굳어진 제품은 구입처 고객센터에 연락하면 무상으로 교환 또는 환불받을 수 있다. 또, 변질된 제품은 화장실 변기 등에 그대로 버려도 환경 오염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섬유유연제 제조사들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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