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사직서 쓰고 평생 육아하라”며 조롱과 협박

▲ 정부 차원에서 아빠들의 육아휴직이 적극적으로 장려되고 있지만 서울제약에서 만큼은 현실과 달랐다. © 팝콘뉴스


(팝콘뉴스=최한민 기자) 중견 제약사 서울제약이 육아휴직을 신청한 남성 직원에게 조소와 비아냥으로 퇴사를 강요하고 징계까지 내린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SBS 8시뉴스는 지난 9일 2살, 5살 아이 둘을 키우는 중견 A 제약사 과장이던 강 모 씨가 육아휴직을 신청하자 받아들여지지 않고 보복으로 의심되는 징계까지 받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강 모 씨는 부인의 육아휴직이 끝난 시점에 맞춰 지난 9월 육아휴직을 신청했지만 회사는 “원칙대로 육아휴직을 법적인 부분과 현 상태를 고려하여 반려하였음을 알립니다.ㅋㅋ”라며 조롱하면서 반려했다고 통보하자 이를 항의한 강 모 씨에게 퇴사까지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제약 모 영업부장은 녹취에서“차라리 마음 편하게 사직서 쓰고 평생 육아를 해. 회사가 문 닫았으면 닫았지 네 육아휴직은 안 내줄 거다”라며 퇴사를 강요했다.

또 “야 너 정리하라고 난리인데 뭐하러 정규직에 두냐. ○○○과장 육아휴직 쓴다 했다가 급여 한 달 치 받고 그냥 그만둔 거야”라며 다른 퇴사자를 빗대어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갔다.

갈등이 이어진 끝에 결국 근무 태만으로 정규직에서 계약직 전환을 제안받은 강 모 씨는 감봉 6월의 징계처분까지 받았다고 한다.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서울제약 관계자는“해당 근무자의 징계는 근태 문제로 인한 절차를 따른 것이며 육아휴직 신청과 징계 사항은 별개의 사항”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사업주는 근로자가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경우에 이를 허용해야 한다고 돼 있어 이를 받아주지 않은 사업주는 명백한 불법으로 명시하고 있다.

현재 해당 사건은 서울지방노동청에 진정이 접수된 상태로 서울제약은 해당 사항에 대해“사실은 파악했지만 육아휴직 신청 심의가 진행 중이라 답을 드리기가 이른 사안”이라고직접적인 대답은 피했다.

최근 제약회사의 갑질이 심심치 않게 드러나고 있어 이번 사태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8월 27일에는 대웅제약의 윤재승 회장이 직원들에게 욕설을 일삼아 온 사실이 드러나 다음 날인 28일 불매운동이 전개되면서 대웅제약의 주가는 전날보다 2.26% 떨어지는 등 오랜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편, 서울제약은 지난 2016년 헤스티안이라는 판매대행사(CSO)를 설립해 설립 초기 23억7509만 원이었던 판매수수료가 2018년 상반기에는 49억7517만 원까지 증가하며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았다.

현재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는 황우성 회장은 지난 8월 김정호 전 대표 사임 후 선임됐으며, 서울제약 창업주 황준수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서울제약의 코스닥지수는 10일 오후 3시 21분 2.56% 하락한 686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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