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로 가득 찬 사람들…‘분노조절장애’ 탈출구는?

그들은 왜 타인을 향해 폭력을 서슴지 않나

편슬기 기자 | 입력 : 2018/08/10 [15:21]

▲ 폭행과 갑질로 논란을 일으켰던 한진그룹 회장 부인 이명희 씨(사진=뉴시스 제공).     © 편슬기 기자


(팝콘뉴스=편슬기 기자)  지금 대한민국 사회는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이른바 ‘분노조절장애’를 겪는 이들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제대로 된 사회안전망이 미비해 문제가 더욱 커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분노조절장애'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지난 2013년 4934명에서 지난해 5986명으로 늘어났으며 경찰청이 발표한 ‘2016 통계연보’에 따르면 ‘분노조절장애 범죄’가 무려 14만 5754건(35%)에 달하는 수준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주변에서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막말과 욕설을 내뱉고, 정도가 심각한 사람들은 주위 사람들에게 주먹과 발길질을 서슴지 않는 모습을 뉴스를 통해 자주 접한다.

 

‘분노조절장애’는 심리학 용어로 분노를 참거나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과도한 분노의 표현으로 정신적, 신체적, 물리적 측면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피해를 경험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직원들에게 서류뭉치를 집어던지고 찬물 세례를 퍼붓고 심지어 비행기까지 회항시켜 국민들을 경악하게 한 모 항공사 자매 사건을 비롯해 고속도로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보복운전, 순간 욱해서 일어나는 무차별 폭행 사건 등 분노조절장애로 인해 일어나는 사건들이 뉴스를 가득 채우고 있다.

 

대다수 학자들은 분노조절장애의 원인을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신체적 요인 등이 복합적인 작용으로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어린 시절 폭력적인 행동과 언어, 신체적 학대가 있는 가정에서 성장했거나 부모 역시 분노조절장애 등을 겪고 있어 이 같은 점이 고스란히 자녀에게 유전된 경우, 두뇌에서 감정 조절 물질 중 하나인 세로토닌의 분비가 감소돼 분노와 같은 감정을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것이 정설이다.

 

특히 분노조절장애는 사소한 다툼에도 커다란 강력범죄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어 사회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난 6월 전북 군산의 한 주점에 술값 시비로 사소한 다툼이 발생했다가 화를 참지 못하고 우발적으로 주점에 불을 질러 3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 역시 분노조절장애로 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올 초에는 14명이 투숙 중인 광주 북구에 위치한 모텔에 불을 지르는 등 상습적인 방화로 L모(35, 남)씨가 구속됐다.

 

L씨는 한 달여 전에도 광주 북구의 내부 인테리어 공사 중인 원룸에 들어가 불을 질러 1천만 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냈는데, 경찰 조사에서 L씨는 “평소 화가 나거나, 기분이 나쁘면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진표 교수는 “분노조절장애는 자신의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충동성 정신질환의 일종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사이코패스와는 엄연히 다르다”며 “분노조절장애에 대한 개념이 없었던 과거에는 단순히 성격이 다혈질이거나 괴팍한 것으로 여겼지만 이제는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심리전문기관인 사회교육중앙회 관계자는 “분노조절장애 해결을 위해서는 ‘화를 잘 내는 법’을 배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화를 잘 내는 방법을 배우고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화를 내고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등 자신을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순간적인 화를 참지 못하고 우발적으로 살인, 방화, 폭행 등 강력범죄를 일으켜 인명ㆍ재산 피해를 초래하고 있는 분노조절장애는 더 이상 단순한 성격상 문제로 볼 것이 아닌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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