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진세 낮춰도 식지 않는 국민 불만

책상머리 행정에 오아시스 찾는 폭염 난민들 늘어

편슬기 기자 | 입력 : 2018/08/08 [10:34]

▲ 편슬기 기자

(팝콘뉴스=편슬기 기자) 유례없는 특급 폭염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누진세를 폐지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850건을 넘어서는 등 그 어느 때 보다도 누진세 폐지에 대한 국민들의 목소리가 간절하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람 죽이는 살인 더위에도 불구하고 냉방가전을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없는 현실 때문이다.

 

111년만의 폭염의 맹렬한 기세를 입증이라도 하듯, 모 인터넷쇼핑몰의  이동식 에어컨 구매율이 전년 동기 대비 1135% 증가했다.

 

냉풍기는 253%, 에어컨은 164%로 증가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더위를 쫓으려 구매한 냉방가전은 집안 구석에 놓인 장식품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가난한 형편의 취약계층은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

 

쪽방에 사는 한 80대 노인 A씨는 낮에는 폭염으로, 밤에는 열대야로 인해 대부분의 생활을 그나마 시원한 ‘화장실’에서 보낸다며 도저히 더위를 못 참겠는 날엔 찬물을 약하게 틀어놓고 화장실 바닥에서 겨우 잠을 청한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약한 물줄기로는 더위를 쫓을 수도 잠을 제대로 잘 수 있을 리도 만무하다.

 

국민들의 청원에 문재인 대통령은 여름휴가에서 복귀하자마자 누진제 완화를 지시해 국민들의 기대를 한껏 높였지만 완화 정책이 발표되자 기대는 분노로 바뀌었다.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폭염에 시달리다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완화 정책은 겨우 가정당 19.5%(1만 370원) 할인, 터무니없이 낮은 인하율에 국민들은 ‘선심성 생색내기용’ 완화 정책이냐며 분통을 터트린다.

 

일부 국민들은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 SNS 등을 통해 ‘이럴 거면 누진세 완화 정책 시행하지 마라’, ‘한전이 벌이는 성과급 잔치에 국민들은 더위에 말라 죽는다’, ‘국민을 바보로 아냐’라는 반응을 보이며 누진제 완화 정책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정부와 같이 전기요금 체계 개편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인데 과거 야당 시절, 누진제 개편에 목소리를 높이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 당황스러울 정도다.

 

2016년 박근혜 정부 집권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에 누진제 개편을 압박하면서 누진율을 2배로 낮추는 전기사업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민의당과 ‘누진세의 누진구간과 누진율을 조정해야 하며 이에 따른 수익구조 악화는 상대적으로 낮은 산업용 전기 요금을 올려 대처하는 편이 옳다’라고 주장하며 국민의 편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국민들의 가려운 곳을 잘 긁어줬던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에서 집권여당으로 입장이 바뀌자 과거 정부의 행태를 답습하고 있어 이쯤 되면 한전의 영업수익이 줄어들까 노심초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대다수의 상가들은 에어컨을 최대 출력으로 올리고 문을 연 채 장사를 하고 산업용 전기는 저렴한 가격에 마구 쓰이고 있는 반면 국민들은 살인적인 폭염에 에어컨을 켜야할지 고민하다 하루를 마감한다.

 

과도한 전력 낭비를 막기 위해 누진제를 끝까지 폐지하지 않으면서도 개문 냉방을 하고 있는 상가들에 대해 ‘올해는 전력수급관리가 가능한 상황’이라며 따로 제한 공고를 하지 않았다는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의 발언에 전력 사용량을 아끼라는 채찍질은 오로지 국민에게만 내려치고 있다.

 

진정 '사람이 먼저'인 대한민국을 만들려면 적어도 재난 수준의 더위 앞에 국민들이 난민이 되게 만드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는 건 아닌가 싶은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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