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테러 민주사회 가치 훼손시켜

국민소환제와 같은 소통의 장 확대해야

윤혜주 기자 | 입력 : 2018/05/15 [14:32]

▲ 원희룡 제주지사 예비후보가 지난 14일 열린 토론회에서 김경배 제주 제2공항 반대 부위원장에게 날계란을 맞고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사진=제주의 소리 영상 갈무리).

 

(팝콘뉴스=윤혜주 기자) 6ㆍ13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폭행 사건이 발생한 지 2주일도 지나지 않아 원희룡 제주지사 예비후보가 폭행을 당하면서 정치 테러에 대한 우려와 함께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장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일 31살 김모 씨는 국회에서 단식농성을 하던 김성태 원내대표에게 악수를 청하는 척 다가가 오른쪽 턱을 한 차례 가격해 서울남부지검에 송치돼 조사받고 풀려났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에게 폭력을 행사한 김모 씨는 홍준표 대표가 남북정상회담을 ‘정치쇼’라고 비방한 것에 대해 울화가 치밀어 홍 대표를 목표로 삼았지만 위치를 모르자 눈에 보이는 김 원내대표에게 폭행을 가한 것이다.

 

이어 지난 14일 원희룡 제주지사 예비후보가 토론회장에서 김경배 제2공항 반대 부위원장에게 날계란을 맞고 얼굴을 가격당하는 폭력사태가 벌어졌다.

 

특히 김경배 부위원장은  ‘2018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 원 포인트 토론회’에 참석해 행사가 마칠 무렵 무대에 난입해 원희룡 예비후보에게 폭행을 가한 직후 소지하고 있던 과도로 손목을 그어 자해 시도까지 했기 때문에 미리 날계란과 자해 도구 준비를 했다는 점에서 계획적인 정치 테러였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김경배 부위원장 소속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조차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방자치와 민주주의를 위한 길에 그 어떠한 폭력도 존재해서는 안 되며 선거는 유권자의 판단으로 이뤄지는 것이지 폭력으로 달성될 수 있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라는 입장을 전하면서 정치 테러 행위를 비난했다.

 

두 사건 모두 시민들이 자신의 의견과 다른 정치인들을 폭행한 사건으로 특정 사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 ‘폭력’이라는 도구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 지난 2015년 3월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강연 준비 도중 김기종 씨가 휘두른 흉기로 인해 얼굴에 11cm 자상을 입었다(사진=뉴시스).

 

대표적인 정치테러 사례로 알려진 박근혜 커터칼 피습 사건은 지난 2006년 당시 5ㆍ31 지방선거를 11일 앞두고 지모 씨가 휘두른 커터칼에 얼굴을 10cm 가량 베였던 일이다.

 

지모 씨의 피습에 대해 대법원은 “단순한 상해 사건에 그치지 않고 민주주의 질서를 교란하는 한편 올바른 선거문화 정착에 큰 걸림돌이 되는 중한 범죄”라며 지모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었다.

 

또 김영삼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1999년 일본 방문을 위해 김포공항에서 수속을 밟던 도중 IMF 경제위기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으며 붉은 페인트가 섞인 계란을 맞았고,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지난 2002년 전국농민대회 연설 도중 참석자가 던진 계란에 맞으며 봉변을 겪었다.

 

지난 2011년 지하철 화재진압훈련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도 참관하던 63세 박모 씨로부터 어깨를 가격당하며 정치인 피습 사건이 계속돼 왔다.

 

특히 3년 전 서울세종문화회관에서 강연을 준비하던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반(反)한미 동맹주의자 김기종 씨가 휘두른 흉기로 인해 얼굴에 11cm 자상, 왼팔에 관통상을 입으면서 ‘한국의 정치 테러 행위는 몰상식한 행위’라는 국제적 비난을 받기도 했다.

 

정치인 폭행 사건들이 벌어질 때마다 정치 테러 배후에 대한 날 세운 공방이 벌어지지만 기습적으로 정치인에게 폭행을 휘둘렀다는 사실은 민주주의 기본 정신을 위배했다는 점에서 비판 받아 왔다.

 

특히 폭력 행위는 피해자에게 물리적 상처뿐 아니라 정신적 상처까지 남길 수 있으며, 피해자 주변 사람들까지 불안에 떨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사회에서 절대 벌어져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특정 정치인에 대한 선호도와 관계없이 자신의 정치 색깔에 폭력을 입힌 정치 테러 행위는 용인 받을 수 없다는 것이 국민들의 시각이다. 

 

원희룡 예비후보는 "이런(폭력) 극단적인 방법을 써야 했던 그 분의 마음을 헤아려 보며 자해로 많이 다친 그 분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또 "이번 일을 통해 제주도민의 마음을 다시 한 번 겸허히 받아들이는 계기가 됐으며, 제2공항 문제를 순리대로 풀어나가는 전화위복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면서 제주도민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이처럼 정치인들은 극단적인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자신과 반대 의견을 가진 국민들과 대화의 장을 열어 그들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청취한 후 정치적 입장을 취하는 것도 정치 테러 행위를 막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이라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 색깔이 다른 특정 정치인과 국민들 사이에서 극단적 테러 행위가 자행되는 가운데 국민들이 부적격하다고 생각하는 정치인을 소환해 대화를 나누는 국민소환제가 설득력 있게 들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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