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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1,500여 명…하지만 제조업체는 법적 외면만?

옥시·롯데마트 등 해당 업체 “법적 절차 진행 중 입장 밝히기 곤란”

나소리 기자 | 기사입력 2016/02/19 [10:45]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1,500여 명…하지만 제조업체는 법적 외면만?

옥시·롯데마트 등 해당 업체 “법적 절차 진행 중 입장 밝히기 곤란”

나소리 기자 | 입력 : 2016/02/19 [10:45]
(팝콘뉴스=나소리 기자)

 

지난 2011년 4월부터 대두되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피해자가 계속해서 나타나는 반면 업계의 태도는 무책임하기만 하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 등 총 15개 관련업체들이 판매한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사람들 중 다수가 폐질환으로 사망하거나 폐에 큰 손상을 입어 정상생활이 불가해지는 등 큰 피해를 입은 사건이다.

지난 16일까지 집계된 바로는 총 1,500여 명의 피해 신고가 있었으며 사망 인원은 모두 226명이다.

하지만 위의 집계 결과는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접수된 숫자에 불과하며 계속해서 환경보건시민센터로 신고가 접수되는 등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 2011년 4~5월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에 급성호흡부전 중증 폐렴 임산부 환자가 증가해 질병관리본부에 신고 후 조사를 요청했던 사례가 있었다.

이어 산모 4명이 연달아 사망하며 그 해 8월 질병관리본부에서 가습기 살균제를 산모 폐 손상의 원인으로 추정하는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당시 질병관리본부는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미상 폐 손상의 위험요인으로 추정된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발표했던 바 있다.

이에 2011년 11월 피해자 가족이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를 고발했지만 정작 경찰이 가습기 살균제 제조 유통업체 등을 압수수색한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압수수색을 통해 검찰은 회사 임직원이 자택, 이직한 직장 등으로 빼돌린 다량의 자료를 확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의 발표부터 약 4년간의 공백을 통해 수사망을 쉽게 빠져나갈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어 지난 10일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들이 살균제 원료로 사용된 화학물질(PHMG)의 유해성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에 대한 특별수사팀은 살균제 원료 제조업체 SK케미칼이 작성한 물질안전보건자료에 ‘이 제품을 먹거나 마시거나 흡입하지 말라’는 경고가 들어있던 것을 알아냈다.

   
▲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폐 이식 피해자 기자회견' 모습. ©뉴시스
또한 해당 자료는 SK케미칼을 거쳐 △약품 유통업체 △가습기 살균제 제조납품업체 △판매업체 등에도 전달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에 대한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 지에 대한 조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해당 업체의 ‘책임 있는 사과’ 가장 중요

환경보건시민센터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에 대한 피해자 실태조사, 여론조사, 피해접수 등을 통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 15일 환경보건시민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폐 이식 피해자가 사용한 가습기 살균제 제품은 옥시싹싹이 11명으로 가장 많았고 △롯데마트(와이즐렉) 5명 △홈플러스(홈플러스-PB제품) 2명 △이마트(이플러스) 1명 순이었다.

폐 이식 수술비용은 평균 1억7,400만 원이며 그 중 3명은 정부지원도 받지 못했다.

지난 16일 이 사건에 대해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검찰이 전담 수사팀을 꾸려 사건을 집중 수사하고 있어 일단은 다행이다”며 “하지만 사건 발생 후 고발을 두 차례나 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소 중지된 첫 번째 고발 이후 많은 시간이 지난 뒤 진행되고 있어 지난해 말 경찰이 압수수색 후 일부 기소의견을 넘겼다는 사실에 대해 의구심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렇게 사건이 종료되는 것 같아 걱정스러웠는데 다시 수사팀이 확대되고 검사의 수도 6명으로 늘어 일말의 희망을 갖게 된다”고 전했다.

반면 환경보건시민센터는 해당 업체가 피해자들을 대하는 태도에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18일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는 <팝콘뉴스>를 통해 “현재 사건이 드러난 것과 같이 해당 업체에 대한 형사고발이 들어간 상태고 동시에 민사소송도 진행 중”이라며 사건의 근황을 전해왔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중 해당 사건에 대해 옥시레킷벤키저와 홈플러스 등이 증인 심문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는 것.

이 때 옥시레킷벤키저 측은 인도적 차원에서 50억 원을 내놓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50억 원은 피해자들을 위해 쓰이지도 않았을 뿐더러 일명 ‘중간에 뜬 돈’이 됐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어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는 “해당 업체들은 피해자에 대한 책임 있는 사과를 가장 우선시해야 하나 지금까지도 진심어린 사과나 보상은 받아보지 못했다”며 “그러는 한편 뒤에서는 피해자들과 합의를 하려고 매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지난 1일 서울 영등포구 IFC몰 앞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과 환경보건시민센터 회원들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24시간 농성 기자회견을 열고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에 대한 살인죄 처벌 및 가습기살균제 피해신고 접수 재개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해당 업체 측 모르쇠 일관, “검찰 조사 결과 나와야…”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의 피해자가 속출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해당 업체 측은 묵묵부답이다.

이번 사건의 폐 이식 환자의 절반 이상의 비율을 차지했던 옥시레킷벤키저의 관계자는 <팝콘뉴스>를 통해 “현재 법적 절차가 진행 중에 있다”며 “구체적인 답변은 곤란하니 양해 부탁드린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폐 이식 환자를 발생시켰던 롯데마트 관계자는 “현재 드릴 수 있는 말은 없다”며 “검찰의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입장을 밝히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특히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난주 중 압수수색이 진행됐으며 이에 따라 조사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9월 25일 한 언론매체에서는 환경부가 살균제 속 유해물질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던 바 있다.

기사의 내용에 따르면 ‘염화에톡시에틸구아디닌(PGH)’이라는 살균제에 포함된 유해물질을 정부가 신청서를 오판해 ‘경구 독성’만 심사하는 바람에 피해를 미리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팝콘뉴스>를 통해 “이후 발표했던 입장과 마찬가지로 실수를 인정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의 대안이나 예방계획 등에 대해서는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법’을 통해 별도 유해성을 평가하는 등 제도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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