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號, 문제 연속…노조 선거 개입 의혹 '일파만파'

(팝콘뉴스=고은지 기자)

KT 황창규 회장(61)이 노조 조합원들의 본사 출입을 방해하고 입후보를 막는 등 노동조합 위원장 선거를 방해했다는 혐의으로 고발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황 회장이 자신만의 공화국을 만드려는 것 아니냐"며 불편한 시선을 보이고 있다.

11일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김병헌)는 황 회장과 KT 임원 17명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발당한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KT 중앙 노조위원장은 정윤모 현 노조위원장(기호 1번)과 민주파 박철우 조합원(기호 2번)이 등록해 2파전으로 실시될 예정이다.

그런데 지난 4일과 9일 조태욱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이 "황 회장 등 임원들이 노조 선거에 개입해 특정 조합원들의 입후보 등록을 방해했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조 위원장은 고발장에서 "황 회장 등이 지난 3일 노조 선거와 관련해 조합원들이 추천 서명을 받는 등의 과정에서 경기도 성남시 분당 KT 본사에 들어가려던 조합원 류모 씨 등 4명의 출입을 3시간 동안 막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철우 후보 측은 "노조 선거 입후보 등록이 (이달) 5일까지인데 3일 오후 1시 경 기습적으로 선거 공고가 붙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문을 듣고 우리는 노조중앙본부가 있는 분당 본사에 선거 전체 일정을 확인하기 위해 방문했지만 회사 청경이 3시간이나 출입을 막았다. 출입이 허용된 것은 기습적으로 오후 1시 선거공고가 붙은 이후다"고 전했다.

조 위원장은 "이런 행위는 조합원의 피선거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인사노무관리를 총괄하는 자들이 노조활동에 부당 개입한 위법행위"라고 덧붙였다.

또한 박 후보는 추천인 문제 관련해서 "추천서명을 위해 제출된 연차휴가를 승인불가로 거부하는가 하면, 청사나 사무실 출입을 차단해 조합원을 만날 수 없도록 했다"고도 주장했다.

KT, 노조 선거 지배 개입 의혹…바람 잘 날 없는 황창규 號
황 회장 입맛에 안 맞는 조합원, 선거 입후보도 못한다?

KT노조는 지난 5일 중앙위원장 후보를 포함해 각 지역본부 대표자 후보 등록을 마감하고 투표는 오는 19일 실시할 예정이다.

수도권 강남ㆍ강북ㆍ서부 등 3개 지방본부에서는 민주파 후보가 각각 등록해 2파전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충남과 충북ㆍ대구 등 6개 지방본부는 민주파 후보들이 최종 후보등록을 하지 못했다.

복수의 매체에 따르면 KT 선관위는 이에 대해 "공통적으로 후보 추천인 명단에 문제가 있어 후보등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보도에 따르면 충남본부 노조위원장 후보로 나선 이모 씨는 "후보등록 이후 미비 서류는 48시간 안에 보완할 수 있는 데, 무턱대고 후보 등록을 받아주지 않는다"면서 "선관위는 조합원에게 진짜 본인이 추천한 건지 확인한다고 했다. 민주파 출신 후보자를 추천하면 불이익을 주는 데 누가 추가 추천하겠냐"고 후보등록을 할 수 없었던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박철후 후보 측은 이에 대해 "선거관리규정에 추천서명인 상하한선 범위만 규정하고 있음에도 선관위가 직접 추천인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하는 것은 선거관리규정에도 없는 명백한 월권행위이며 이는 조합원의 추천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로 추천서명 사실을 공개하겠다는 것"이라며 "노조의 자주성까지 훼손시키고 선관위의 공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심각한 사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호 1번(정윤모 후보) 측에서 조합원을 싹쓸이 해 후보자 추천인으로 받고 내가 추천인 명단을 제출한 것을 확인 해 중복투표라고 하는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공정해야 할 선관위가 사측 노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에 따르면 대구와 부산, 전남 등도 비슷한 사정으로 민주파 노조위원장 후보 등록이 최종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전북에서도 후보 등록을 했지만 선관위가 다시 추천인 명단을 문제 삼아 마찬가지로 등록이 무산됐다고 전했다.

박 후보 측은 중앙노조와 각 지방본부에서 발생한 부당행위에 대해 선거관리규정 준수를 촉구하며 지난 6일 선관위에 공문을 보냈지만 답변이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KT의 노조 선거 지배 개입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며 검찰은 조 위원장을 직접 불러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아울러 고발인 조사를 마치는 대로 황 회장 등 고발된 KT 임직원들에 대한 조사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고발된 것은 사실이나 고발장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다만 3시간 동안 청원경찰을 동원해 노조원의 본사 출입을 막았다는 것에 대해서는 "뭐하러 막았겠느냐"며 "출입을 막았다는 주장은 아예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또한 선관위가 추천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추천 확인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사가 이뤄져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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