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뉴스=이건우 기자)

▲ 올레길 실종여성 강씨
제주 올레길사건의 용의자를 경찰이 긴급체포했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일명 올레길 실종사건은 해마다 100만명 정도의 관광객이 찾는 유명 관광지에서 일어난 실종사건이라는 점과 가족들이 인터넷 블로그를 이용해 현상금 1억 5천만원이라는 거금을 내걸며 실종자인 강씨의 무사귀환을 바랬다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사건이었다.

사건은 피해자인 강씨가 지난 11일 2박3일 여행 일정으로 제주 올레길을 관광차 떠나면서 시작됐다. 프리랜서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강 씨는 나홀로 제주를 방문했으며 첫째날은 많은 비로 일정이 취소된 탓에 게스트 하우스에서 머물고, 다음날인 12일 오전 7시경 숙소를 나섰다.

이후 오전 8시12분에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씨가 올레길을 탐방한 12일 오전에는 안개가 짙게 끼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강씨의 휴대전화는 13일 오전 8시30분쯤 구좌읍 종달리 기지국 인근에서 꺼졌으며 강씨는 11일 이후 금융거래는 전혀 하지 않았다.

가족들은 귀가 예정이었던 14일까지 강씨가 귀가하지 않고 연락도 닿지 않자 경찰에 실종신고를 내기에 이른다.

이러한 와중에 제주 실종여성의 유해로 절단된 손목이 실종 지점으로 여겨지는 곳으로 부터 18킬로미터나 떨어진 버스정류장에서 당시 신고 있던 운동화에 담겨져 발견됐다.

동네 주민인 A씨는 이날 오전 6시쯤 버스정류장 의자에 무엇인가가 담긴 신발이 있어 풀숲에 던졌다가 오후 2시쯤 이상한 생각이 들어 신발을 찾아 손목을 확인한 뒤 신고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발견 당시 운동화 한 켤레는 의자 위에 좌우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유해 발견당시 절단된 손목 중 손등은 건조된 상태였고 손바닥은 부패된 상태로 신발 안에 담겨져 있었다.

경찰은 "발견된 신발이 누나 것이 맞다"라고 남동생이 진술함에 따라 수색인력을 비상소집해 이 일대를 대대적으로 수색하는 한편 국과수에 의뢰해 감식한 결과 절단된 손목의 지문이 실종된 강씨의 것과 일치하는 것으로 최종 확인했다.

경찰은 발견된 손목이 실종자인 강씨의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실종사건에서 살인사건으로 전환한 뒤 제주지방경찰청에 수사본부를 설치해 본격적인 수사를 벌였다.

이 올레길 실종사건은 몇가지 엽기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첫째로 범인은 피해자의 운동화 속에 손목만을 절단해서 넣어 놓았다는 점이다.

둘째는 운동화를 일부러 눈에 띄는 버스정류장의 의자위에 가지런히 놓아 두었다 점이다.

셋째, 피해자인 강 씨가 실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성산읍에서 약 18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에 신체의 일부를 절단해 놓았다는 점이다. 경찰은 이를 두고 일부러 수사의 혼선을 노린 의도적인 유기라고 밝히고 있다.

이렇듯 범인은 의도적이고 용의주도한 모습과 함께 경찰에 도발적인 행동을 보여 차칫 수사가 미궁에 빠질 듯했으나 범행 발생 12일 만인 23일 경찰이 올레길사건의 용의자를 긴급체포하는 성과를 올렸다.

올레길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제주동부경찰서는 23일 40대 B씨를 여성 관광객 강모(40)씨 살해혐의로 긴급체포하고, 범행 당일 행적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B씨는 지난 21일 임의동행 형식으로 참고인 조사를 받다가 잠적한 바 있다. B씨는 당초 유력 용의자 중 한명으로 지목됐고, 조사를 받다가 돌연 사라지면서 경찰의 의심을 샀다.

B씨는 강씨가 실종됐던 지난 12일 오전 올레 1코스 입구에 모습을 드러냈고, 이 모습을 직접 봤다는 목격자 진술이 있어 당일 B씨의 행적에 대해 집중 추궁하고 있다.

B씨는 또 지난 19일 다른 사람의 차량을 빌린 사실을 확인했다. 19일은 죽은 강씨의 신체 중 일부가 발견되기 바로 전날이다.

올레길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는 B씨는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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