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직원 기자회견 소식에 권영식 대표 부랴부랴 진화나서

(팝콘뉴스=나소리 기자)

넷마블게임즈는 자사 근로자가 장시간 노동으로 사망에 이른데 이어 근로자직원 초과근무와 임금체불 논란까지 불거지자 뒤늦게 밀린 2년치 임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히며 늑장 대응을 해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넷마블 자회사 넷마블 네오에서 일하다 사망한 A씨 유족이 낸 유족급여 청구를 지난 6월 근로복지공단이 업무상 재해로 받아들여 승인한 사실을 공개하며 크런치 모드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크런치 모드란 소프트웨어 개발 마감 시한을 맞추기 위해 수면과 영양 섭취, 위생, 기타 사회활동 등을 포기하고 연장근무하는 것을 말하며, 게임 개발자들의 과로사와 자살 이후 국내 개발 업계의 근로 환경이 이슈가 되면서 연장근무와 고강도 노동을 당연시하는 관행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개념이다.

근로복지공단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회(이하 질판위)는 A씨의 연령과 업무내용, 작업환경, 근무관련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업무상 사유에 의해 심장동맥경화로 사망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질판위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0월 첫 주에 95시간 55분, 넷째 주에 83시간 4분 동안 근무했으며 사망 당일에도 가족에게 출근한다는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A씨 사망 사건에 대해 크런치 모드 중단과 지난해 사망한 직원 2명에 대한 재조사를 요구하는 한편, 8일 기자회견을 통해 넷마블에서 재직했던 근로자들과 초과근무, 임금체불 등의 문제에 대해 증언했다.

넷마블 네오 전 재직자 B씨는 “게임을 준비하면서 최소 한 달에 한 번은 밤을 새웠고 크런치 모드에 돌입하면 매일 야근과 주말 출근을 했다”며 “해당 회사 재직 기간 중 4달에서 5달을 그렇게 지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게임 출시가 미뤄짐에 따라 2014년 10월부터 2015년 6월 직전까지 크런치 모드가 이어졌고 이에 따른 보상은 없었다.

또 B씨는 “당시 팀원 중 한 분이 갑자기 쓰러져 몇달 동안 휴직했고, 복직해서도 금세 퇴사했다”며 “과로사로 사망한 직원의 소식을 들었을 때 '터질 것이 터졌다'는 생각이 들어 매우 안타까웠다”라고 덧붙였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5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넷마블 계열사 12개사에 대한 근로감독 결과 63%의 근로자가 법정 연장근로 한도를 초과해 근무하고 있으며, 연장근로수당 지급 등 44억 원이 미지급됐다고 밝혔다.

포괄임금계약을 체결했더라도 계약서에 명시된 근로시간보다 실제 근로시간이 많을 경우 근로기준법상 추가수당을 지급해야 하는데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임금체불이 발생한 것이다.

이 같은 논란에 기자회견 일정이 잡히자 넷마블 권영식 대표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지난 근로감독 이전 2개년에 대해 퇴사자를 포함한 전현직 임직원들의 초과근무 임금 지급을 내달 말까지 완료하겠다”고 전했다.

A씨에 대해서는 “산재 판정을 떠나 소중한 직원의 죽음에 매우 애석하고 유족들에게 거듭 애도와 사과의 뜻을 전한다”며 “유족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산재 신청과 승인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했다”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사건이 확대되자 부랴부랴 뒷수습에 나서는 것이라는 비판도 일었다.

넷마블 관계자에게 초과근무와 임금체불, 늑장대응 논란 등에 대한 질문을 하고자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무응답으로 대응하며 연락을 회피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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