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자동차 기업 “각 나라 법규에 따라 차별 주입하는 것뿐”쌍용 관계자 “내수용·수출용 관계없이 메탄올 워셔액만 주입하고 있다”

(팝콘뉴스=나소리 기자)

국내 완성차 판매 기업들이 내수용과 수출용 차량의 워셔액을 각각 메탄올과 에탄올 등 차별해 넣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메탄올의 유해성 논란이 불거지며 많은 소비자들이 차량의 워셔액을 에탄올로 바꿔 가는 추세지만 반대로 완성차 판매 업체들이 내수용 차량에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메탄올 워셔액을 사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뭇매를 맞고 있는 것.

이 같이 메탄올 워셔액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업체들은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한국지엠 등 5곳이다.

17일 관련업계와 한 언론매체에 따르면 해당 5곳의 업체들은 신차를 출고할 시 메탄올 워셔액을 소량 함께 넣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반대로 수출용 차량을 출고할 때에는 몸에 무해한 에탄올 워셔액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

워셔액은 자동차의 앞 유리를 닦을 때 쓰는 액체로 겨울에도 얼지 않게 메탄올을 혼합해 제조된다.

문제는 메탄올이 맹독성 물질로 직접 마시거나 만지는 것이 아닌 호흡기로도 유입이 가능해 위험하다는 것이다.

워셔액은 사용할 때마다 차량 보닛 틈새로 흘러들어가며 에어컨 등의 환기 시스템을 통해 차 안으로 유입된다.

특히 메탄올은 5ml만 흡입해도 중추신경이 마비될 가능성이 있어 매우 위험하다.

지금껏 국내에서는 메탄올 사용과 관련된 규정이 없어 국내에서 유통되는 워셔액들은 대부분 메탄올을 함유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메탄올의 사용을 규제하거나 대체용으로 에탄올을 사용하도록 권하고 있다.

이에 각 나라의 법규에 맞춘다는 핑계로 국내 자동차 판매 기업들이 내수용 차량에는 메탄올, 수출용 차량에는 에탄올 함유하고 있는 워셔액을 차별해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 같이 기업들이 에탄올 대신 메탄올을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에탄올보다 메탄올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L당 메탄올 워셔액의 원가는 500원, 에탄올 워셔액의 경우 1,200원 등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이윤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메탄올을 흔히 사용한다는 것.

이 같은 논란에 <팝콘뉴스>가 기업 5곳의 관계자에게 사실을 확인해 봤다.

현대·기아자동차의 경우 관계자는 “법규에 맞춰 메탄올과 에탄올을 구분해 사용하는 것뿐”이라며 “자국민을 역차별하려고 일부러 구분 지어 쓰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차후 국내에도 메탄올 관련 법규가 생긴다면 논의를 거쳐 법령대로 하겠지만 아직까지는 에탄올 워셔액을 사용할 계획이 없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한국지엠의 관계자는 “아직 내부적으로 정확하게 전달받은 사항이 없다”며 “수출용 차량의 경우 메탄올을 사용하는 곳도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향후 메탄올을 에탄올로 바꿀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쌍용자동차 관계자는 “내수용과 수출용을 구분하지 않고 메탄올 워셔액을 넣고 있다”며 “메탄올을 에탄올로 바꾸는 것과 관련해 논의 중이긴 하지만 뚜렷한 방향이나 결과가 나오진 않았다”고 전해 왔다.

한편, 르노삼성자동차의 경우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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