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P&G 측 "다우니-페브리즈 국내ㆍ외 안전성 관련 규정 철저히 준수한다"

(팝콘뉴스=이정하 기자)

대표적 생활용품 제조기업인 한국P&G(The Procter & Gamble Company, 이하 한국피앤지)가 제조, 판매하는 섬유유연제 다우니와 방향제 페브리즈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한국P&G의 페브리즈-다우니 제품의 안전성 의혹이 제기됐다. ©한국P&G 홈페이지
두 제품은 지난 2012년부터 제품의 일부 성분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일어나 시민단체 등에서 전체 성분을 모두 공개하라고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한국피앤지 측이 성분 모두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황.

이에 일각에서는 올들어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생활용품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의혹이 명확하게 해결되지 않는다면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논란은 최근 국내의 한 기초의과학자가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미국피앤지 본사 홈페이지에 게재된 제품 전체 성분 표기를 인용, 다우니와 페브리즈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따르면, 미국에서 제조된 페브리즈와 다우니의 제품에 '벤즈아이소싸이아졸리논'(Benzisothiazolinone, 이하 BIT) 이라는 방부제가 함유돼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 학자는 또 "이 방부제는 생명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나 효소에 결합해 그 기능을 파괴ㆍ손상시켜 세포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아이소싸이아졸론'(isothiazolones) 계열에 속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 계열에 속해 있는 다른 물질로 최근 가습기 살균제의 성분으로 함유돼 피해자를 양산한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이 속해 있음이 드러나 BIT성분 또한 안전성 논란에서 더욱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CMIT와 MIT 성분은 환경부가 유독물로 지정한 물질로, SK케미칼이 제조한 가습기 살균제 제품에 함유된 사실이 알려져 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주범 중 하나로 지목됐고, 최근 한 매체에 의해 미국에서는 농약으로 쓰이는 성분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문제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미국에서 제조되는 페브리즈를 비롯한 다우니 제품들에 BIT 방부제 성분이 포함돼 있다는 것.

이 BIT 방부제가 해당 제품에 포함돼 있다면 이들 제품을 흡입하고 신체에 접촉하는 다수의 건강에도 적신호가 올 가능성이 커졌다.

또한 최근 인터넷의 발달로 소비자가 직접 미국 제품 구매가 가능하고, 한국에서도 손쉽게 직수입 제품을 구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한국으로 수입되는 제품들의 안전성도 담보될 수 없는 것.

뿐만 아니라 이들 제품은 지난 2012년에도 안전성 문제로 논란에 휘말려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앞서 지난 2012년 페브리즈 제품에 어지러움, 메스꺼움, 졸음 등 부작용을 야기시킬 수 있는 환경호르몬 '프탈레이트(Phthalate)'가 함유돼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을 빚었다.

당시 한국피앤지 측은 매체를 통해 "문제가 된 프탈레이트 성분이 우리 제품에 포함돼 있는지 확인해 줄 수 없고 자체적으로 엄격하게 검시를 마친 제품이라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프탈레이트 성분은 환경호르몬 추정 물질로 구분돼 사용이 금지됐다.

이어서 같은 해 섬유유연제 다우니의 안전성에도 문제가 제기됐다.

소비자시민모임이 시중에 판매 중인 7개사의 섬유유연제 10개 제품을 수거해 조사를 벌인 결과 한국피앤지에서 수입ㆍ판매 중인 '다우니 베리베리','다우니 바닐라크림향' 제품에서 인체에 유해한 글루타알데이드(Glutaraldehyde)가 0.98mg 검출됐기 때문.

글루타알데히드에 장기간 노출되면 두통과 졸림, 어지러움을 유발하고 접촉성 피부염, 아토피, 천식 등을 일으킬 수 있는 강한 독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당시 방부제의 용도로 사용되는 글루타알데히드는 유독물질임에도 섬유유연제 관리대상물질로 분류되지 않았기 때문에 별도의 사용금지 기준이 없었다.

또한 문제의 물질이 미국산 제품에는 포함돼 있지 않고 국내에 반입되는 베트남 산에만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논란이 일었던 바 있다.

당시 한국피앤지 측은 "기술표준원에 안전성을 입증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소비자시민모임 측은 "기술표준원으로부터 안전하다는 문구를 쓴 적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맞서면서 갈등이 더욱 깊어졌다.

이에 시민단체에서는 마트 등에 다우니의 판매 중지를 요구했고, 일부 대형마트에서도 한시적으로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가 재개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한국피앤지 측은 기술표준원 측으로부터 다우니의 안전성을 확인받았다"고 다시 밝혔지만 전 성분을 공개해달라는 시민단체의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대응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의무적으로 성분표시를 할 법적 책임이 없다고 해도, 건강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제품들인 만큼 기업이 소비자에 책임의식을 가지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어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들이 포함돼 논란에 휩싸이는 경우 회피하려 하기보다는 소비자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명쾌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대해 한국피앤지 측은 "페브리즈와 다우니 제품에 사용되는 모든 성분은 자사 안전성 기준에 부합하며, 국내 및 국제 안전성 관련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국에서 판매되는 페브리즈와 다우니 구성 성분은 직수입 휴대용제품을 제외하면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과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유럽연합에서 BIT성분의 생활용품 사용을 금하지 않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보존제"라며 "제품의 기능과 안전성을 보호하기 위한 중요 성분으로 많은 생활용품들이 제품 개봉 후 오염될 가능성을 줄이고자 보존제를 포함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한국에서는 관련 법규에 따라 주요 성분을 제품에 표기하고 있다. 구체적인 성분 정보 확인 문의가 있을 경우 확인해 드리고 있다"며 "2012년 불거진 다우니제품의 문제는 기술표준원을 통해 안전 기준에 적합한 제품임을 재차 확인했고, 소비자단체 측과도 충분한 얘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피앤지는 생활용품 제조업체로 페브리즈와 다우니 이 외에도 질레트, 오랄비, 팬틴 등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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