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세 번째 취미, '차(茶) 즐기기'

(팝콘뉴스=강나은 기자)차를 즐겨 마시는 중국에서는 '평생 매일 다른 차를 마셔도 죽을 때까지 모두 마셔볼 수 없으며, 그 이름을 기억하는 것조차 어렵다'라는 말이 있다. 저마다의 역사와 이야기가 우러난 차를 천천히 음미하며 그 오랜 역사와 이야기를 느껴보자. 그 향과 맛이 하루를 따뜻하게 안아줄 것이다.

*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당연히 하고 싶은 일이며 누구에게나 당연히 필요한 일이겠죠. 하지만 취미를 묻는 말에 잠시 고민하게 된다면, 현재 내 삶에서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미일 겁니다. 만약 시간이 넉넉한데도 떠오르는 취미 하나 없다면, 새로운 취미에 맛들일 기회가 아닐까요?

▲ (사진=웅차) © 팝콘뉴스


다도가 예절이 아닌 일상이 될 때

과거 차를 마시는 취미라고 하면 '다도'를 떠올렸다. 차를 마시는 행위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차를 끓이고, 따르고, 마시고, 잔을 내려놓는 행위까지 모두 예절로 봤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차를 일상적으로 즐기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출근길에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해서 사무실에서 마시는 것처럼 커피가 일상으로 들어온 것은 예절 같은 장애물이 없어서는 아닐까. 친구와 수다를 즐기듯 차를 마신다면, 오히려 커피보다 색다른 즐거움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차를 마시는 시간만큼이나 차를 우리는 시간도 흥미롭다. 차를 우리는 과정마저도 딱딱한 예절이 아니라 명상 시간으로 보낼 수 있다. 게다가 차를 우리는 물의 온도와 시간, 횟수에 따라 달라지는 맛과 향을 즐기자면 하나의 차에서도 다양한 느낌이 퍼져나간다. 그렇기에 아는 만큼, 가까이하는 만큼 차를 마시는 재미는 더 깊어진다. 박정웅 웅차 대표는 한 손님의 말에서 이러한 가능성을 찾는다.

"한 손님분께서 혼자 차를 우리다 보면 차 도구, 혹은 찻잎과 대화하는 것 같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저도 그 말에 공감합니다. 이렇게 혼자서 차를 즐길 때는 생각하기에 좋고, 여럿이 차를 마실 때는 차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서로가 알고 있는 차에 관해 정보를 나누기에 좋죠."

▲ (사진=웅차) © 팝콘뉴스


차, 도구, 시간의 삼합이 만든 향기로운 시간

차를 즐기려면 간단하게는 찻잎과 컵만 있어도 된다. 찻잎을 구할 때는 시음한 뒤, 구매하는 것이 좋다. 주변 찻집을 찾아서 전문가에게 추천받아 시음해봐도 되고, 구매처에서 간단한 교육을 통해 다구 사용법과 기본지식을 익힐 수도 있다. 요즘에는 인터넷 판매 업체를 통해서도 저렴한 가격에 시음 차를 구할 수 있으니 본인의 취향에 맞는 차를 맛본 뒤 구매하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여기에서 더 깊이 있게 차를 알아가고 싶다면, 다관이나 개완 등의 찻주전자와 물을 식히고 나누는 숙우, 찻잔을 준비해보자. 마음에 쏙 드는 차 도구를 마련해 그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도 차를 마시며 느낄 수 있는 재미 중 하나다. 또한 도구에 따라 미묘하게 맛과 향이 차이가 나기도 하고, 운명처럼 자신에게 딱 맞는 도구와 마주치기도 한다.

이렇게 재료 준비가 끝났다면, 본격적으로 차를 우려보자. 찻주전자에 찻잎을 넣고 물을 부어 우릴 때는 찻잎 양과 물양을 1:30에 맞추면 된다. 물론 이 비율은 기본적인 비율일 뿐, 차의 종류나 취향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이렇게 30초 정도로 짧게 우려서 시음해보고, 1분 이상 깊게 우려서 시음해보기도 하면서 자신의 취향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단, 차를 우린 뒤에는 찻주전자에 물이 남아있지 않도록 숙우로 옮겨야 한다. 찻주전자에 물이 남아있으면 떫고 쓴 맛이 과하게 추출돼 차의 맛을 해친다.

또한 다양한 차를 접해보는 것이 좋다. 한두 가지의 차를 접하고 난 뒤에 차가 본인의 취향과 맞지 않는다고 섣불리 결론을 내리는 이들도 있지만, 차의 스펙트럼이 워낙 넓으니 또 다른 차에서 자신의 취향을 발견할 가능성이 크다.

▲ (사진=웅차) © 팝콘뉴스


넓고, 깊은, 평생의 취미이자 평생의 취향으로

박정웅 웅차 대표는 "차는 넓고 깊어서 평생 즐길 수 있는 취미"라고 말한다.

"차라는 세계가 워낙 넓은 세계이다 보니, 강의하면서도 제가 모르는 차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남아있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강의하면서도 많이 배우곤 하는데요. 계속해서 차를 공부하면서 차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즐겁습니다. 평론가가 아니더라도 음악과 영화에 관한 평가나 취향을 이야기하듯이 차에 대해서도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면 좋겠다는 마음도 가지고 있고요. 그래서 수강생들이 차를 일상에 두고 마시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행복해지고, 수강생이 함께 차를 나누는 차 친구가 되는 될 때마다 뿌듯함을 느끼죠."

갑작스럽게 다가온 겨울, 손발이 차가워 따뜻한 일상을 즐길 여유가 없어졌다면, 차 한 잔을 우려내고 조심스럽게 마셔보자. 향기롭고,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팝콘뉴스]

키워드

#취미학개론
저작권자 © 팝콘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