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문학·범죄 사건 읽어주는 오디오북, 교양강의에서 수면 음악까지

(팝콘뉴스=김진경 기자)[편집자 주: 'MZ팬덤을찾아서'는 최근 빠르게 변화하는 콘텐츠의 흐름 속에서 함께 진화하는 팬덤의 양상을 분석한다. 최근에는 비단 연예인이나 방송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군의 소위 '연반인(연예인 반 일반인 반의 줄임말)'을 대상으로 팬덤이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통해 단순히 아이돌을 중심으로 하는 응원 문화가 아닌 콘텐츠의 지형을 톺아보고자 한다.]

전설적인 록밴드의 노랫말, "비디오가 라디오스타를 죽였다"는 말조차 이미 오래된 농담이다. 유튜브 채널만 열면 셀 수 없이 많은 새로운 영상물과 뉴스가 쏟아지고 OTT(Over The Top,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결제하면 매달 새롭게 업데이트되는 수십 개의 국내·해외 드라마와 다큐멘터리를 즐길 수 있다. 저렴하거나 공짜에 가까운 가격을 지불하고 동영상을 즐길 수 있는 시대에 굳이 오디오나 라디오를 즐기는 사람들은 어떤 이들일까. 영상물로 대체할 수 없는 오디오매거진과 오디오북에 매력을 느끼고 여전히 챙겨 읽고 듣는 이들이 있다. 비주류 시장이지만 미미하다고 치부할 수는 없는 꾸준한 충성도를 가진 이들이다.

▲ (사진=유튜브 채널 '조용한 생활') © 팝콘뉴스


#1 영화와 예술에 관한 월간 오디오 매거진, 조용한 생활

오디오매거진이란 용어가 아직 생소할 때부터 팟캐스트를 통해 영화 이야기를 해온 영화전문잡지 씨네21 출신 김혜리 기자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다.

유명 라디오 프로그램인 성시경의 '푸른밤' 등 매체 경험이 많아서 마치 지상파 라디오를 듣는 듯한 유연한 흐름과 양질의 콘텐츠가 특장점이다. 또한 연륜이 탄탄하고 업계 인맥이 넓어 드라마 '작은 아씨들'의 정서경 작가를 비롯해 인터뷰이나 패널로 명망 있는 이들이 종종 출연한다.

영화예술을 주로 다루지만 다른 예술이나 교양 분야에 관한 소개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어 일독해두면 마치 대학 교양과목을 집에서 편하게 수강하는 기분을 낼 수 있다.

▲ (사진=유튜브 채널 '고독한 낭독회') © 팝콘뉴스


#2 역사와 고전 읽어주는 남자, 고독한 낭독회

구독자 10만 명을 넘긴 오디오북 전문 유튜브 채널이다. 인문학과 교양 지식 섹션에 해당하는 도서들을 주로 소개한다.

대부분의 오디오북 낭독자들이 단순히 저작권이 만료된 고전문학을 편한 목소리로 낭독하는 데 그치는 것과는 달리, 낭독자이자 운영자의 의견이나 심상도 곁들인다. 낭독자 개인의 생각이 중심 내용을 포장지처럼 감싸고 있어 역사 지식이 주된 콘텐츠임에도 수필을 듣고 있는 듯한 부드러운 인상을 남기는 게 특징이다.

▲ (사진=유튜브 채널 '무인서점') © 팝콘뉴스


#3 달밤에 책 읽어주는 여자, 무인서점

'탈무드 이야기'를 비롯해 고전문학을 주로 낭독하는 여성이 운영 중이다. 여성의 목소리를 좀 더 편하게 느끼는 이들에게 선호도가 높은 채널이다.

달밤에 고즈넉하게 책을 낭독하는 분위기로 수면용으로도 적절하다. 수면 직전에 듣는 이들이 많아서인지 배경음악이 들어가 있는 버전과 음악이 없는 버전 두 가지로 낭독하는 것이 특징이다. 수면장애나 다양한 이유로 밤에 잠들기 어렵거나 자극적인 걸 피하는 성향인 구독자에게 자극이 최소화된 내용과 음악을 제공하고 있다.

▲ (사진=유튜브 채널 '[팟빵]CRIME') © 팝콘뉴스


#4 1세대 프로파일러의 실제 사건 스토리텔링, [팟빵]CRIME

자극이 적고 담백한 이야기만 오디오북으로 선호도가 높은 건 아니다. 실제 범죄 사건이나 괴기담을 주제로 한 팟캐스트와 유튜브 채널들도 충성도가 높은 구독자들은 보유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팟빵 크라임은 팟캐스트에서 시작해 유튜브 채널로 넘어온 경우로 1세대 프로파일러가 고정 패널로 출연 중이다.

대부분 비전문가인 에디터나 리포터가 운영하는 여타 범죄 사건 스토리텔링 채널과는 달리 선정성보다는 범죄심리에 초점을 맞춰 진행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범죄 사건과 최근에 화제가 된 동시대 사건들을 번갈아 두루 다루고 있어 서사 예술적인 만족감과 더불어 시사 교양도 쌓을 수 있다.[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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