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뉴스=정수백 기자)

선진당 “李대통령 수덕사 조문은 관권 선거다”
불교계 강력반발… 스님들 대거 국회로 몰려가

석성우 불교TV 대표 “법당은 누구나 올수 있는곳”
홍문표의원 “昌, 당당하게 사과하고 용서 빌어야”

불교계가 화났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와 자유선진당 때문이다.

사건의 발단은 이명박 대통령이 예산에 있는 수덕사를 방문하면서부터다. 이 대통령은 수덕사 원담 스님이 입적하자 지난 20일 직접 찾아가 조문했다.

이 대통령의 조문과 관련해 자유선진당이 '관권선거'라고 비난하자 불교계가 “이회창 총재와 자유선진당이 불교계에 전면 도전했다”며 강력히 반발한 것.

이에 대해 자유선진당이 “불교계가 특정인과 특정정당에 이용당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표시하자, 이 총재와 일합을 겨루고 있던 홍 의원과 불교 TV 대표를 맡고 있는 석성우 스님까지 나서서 이 총재와 자유선진당을 비난했다. 이 같은 일련의 사건을 추적해 봤다.

이 대통령은 사실 이날 충남도청 이전과 관련해 홍성 예산을 방문할 계획이었다. 충남도청이 예산으로 이전하는 것과 관련해 주민들과 얘기를 나누고 지역 현황을 듣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자유선진당 측이 이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선거를 앞두고 이 대통령이 야당 총재가 출마하는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관권선거'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예산 홍성을 가지 못하고 직접 대전에 있는 도청을 들러 지역 현황을 듣게 된 것.
하지만 수덕사 원담스님이 입적하자 이 대통령은 수덕사를 방문해 조문하고 돌아갔다. 그런데 수덕사가 예산에 위치하고 있었던 게 말썽이었다.

이 대통령의 조문과 관련해 자유선진당 전원책 대변인은 20일 논평을 통해 이 대통령의 수덕사 방문을 강력히 비난하며 “특정 종교의 여부를 떠나 이 나라의 종교 지도자가 입적한 데 대해 조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비판받을 일은 아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최근 우리 당의 총재가 출사표를 던진 홍성·예산 지역구에 특별한 사유도 없이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관권선거'라는 우려가 팽배했던 게 사실”이라고 밝힌바 있다.

전 대변인은 이어 “그럼에도 이명박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수덕사를 방문한 것은, 그런 우려가 현실로 이어진 것으로서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향후 청와대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리라 의심할 수 있는 모든 행보를 자제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논평이 나가자 불교계는 자유선진당의 입장을 '부적절한 언행의 불교계 폄하 행위로 규정'했다.
조계종 삼화불교 소속 70여명은 지난 2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 조문을 두고 선거개입 운운하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 아니다”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어 “안타깝고 비통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불교를 포함한 모든 종교는 정치적 이해를 떠나 신성한 존재로 존중되어야 하고, 그 가치가 보호되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 불교계로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련의 사태를 접하고 비분강개하는 심정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이명박 대통령이 원담 스님의 입적과 관련 조문을 위해 예산 수덕사를 방문한 것을 언급하며 “국가원수로서 종교계의 큰 어른이 돌아가신 것에 대해 조문하는 것은 상례이며 통상적인 관례인데 이를 두고 선거개입 운운하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불교계는 이 총재를 비롯해 자유선진당의 이 같은 부적절한 언행을 '불교계 폄하 행위'라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 불교계가 대통령의 문상도 받을 수 없는 집단으로 매도한 데 대한 책임을 질 것을 촉구한다. 만약 향후 적절한 조치가 이행되지 않을 시 불교계는 중대한 결심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이 총재와 자유선진당을 직접 겨냥했다.

자유선진당 측은 이날 불교계의 기자회견에 대해 한 인터넷 언론사와 갖은 인터뷰에서 “불교계가 특정 정당과 후보에 이용당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이 총재와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는 홍문표 의원도 지난 25일 보도 자료를 통해 이 총재와 자유선진당 측을 비난했다.

홍 의원은 “예산 수덕사 스님들을 비롯해, 지역의 불자들도 불교계 불만의 목소리에 사과하니는 커녕, 오히려 불교계가 특정정당에 이용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이회창 총재와 자유선진당에 크게 실망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또 그는 “불교계의 집단 성명발표와 기자회견을 단지, 특정정당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다는 것으로 말한다는 것은 불교에 대한 도전” 이며 “ 더 나아가 종교전체를 정치적 수단으로 폄하하고 있는 것으로 이총재와 선진당이 큰 실수를 한 것” 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불교계가 서운하게 느끼고 있는 것들에 대해 예전의 이 총재라면 당당하게 사과하고 용서를 비는 진정한 대쪽의 모습을 보였을 것”이라며 “이런 식의 태도는 예전의 이 총재의 모습이 아니다” 고 비난했다.

불교 TV 대표를 맡고 있는 석성우 스님도 “법당은 누구나 올 수 있는 곳이다. 특정 정당이나 특정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법당에 오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이 총재와 자유선진당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이 같은 불교계의 반발이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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