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뉴스=정수백 기자)

대선 불출마 선언했다 MB되자 번복 대쪽이미지 구겨
두번의 대선 패배불구 권력욕 못버리고 3수도전 오점

“국민을 자신의 한풀이 도구 이용” 비난도 감수해야
“昌의 고향은 충청도가 아니라 황해도” 넘어야할 산

'이회창'은 지난 대선에서 '정계은퇴 번복'과 '경선불복'이라는 비난을 감수하며 출마했다. 비록 패배는 했지만 15%의 마지노선을 획득해 선거비용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이 힘을 바탕으로 자유선진당을 창당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자유선진당을 기웃거리는 정치인들이 자주 눈에 띈다. 이미 조순형 의원을 비롯해 구여권 충청권 의원들이 자유선진당에 입당했다. 한나라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인사들이 대거 자유선진당에 입당할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

그렇다면 자유선진당은 이 같은 동력을 바탕으로 4월 총선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이룰 수 있을까.

일각에서는 충청권을 바탕으로 대약진을 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반면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의 정치적 행보를 문제 삼아 힘들 것이란 얘기도 돌고 있다.

이 총재가 안고 가야할 문제점을 짚어봤다.

1.대쪽 이미지에 대한 배신

이 총재가 정치를 하면서 쌓아왔던 '대쪽 이미지'를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1천만표씩을 획득하며 우리 국민에게 원칙과 약속을 목숨처럼 소중히 여기는 지도자로 각인됐다.

그러나 이 총재는 지난 대선에 출마함으로써 정계은퇴라는 약속을 깨고 권력욕에 사로잡혀 출마를 강행했다는 비난을 피할 길이 없다. 어쩌면 이 총재는 '권력주변을 맴도는 한낱 정치꾼에 불과하다'는 소리를 들어도 항변할 수 없는 위치에 처했다.

이인제의 경선불복과 탈당을 비난했던 이 총재가 이제 국민에게 이에 대해 뭐라고 해명할 지 궁금하다.
또한 국민이 백보 양보해 이 총재의 정계은퇴 번복을 인정한다 해도, 한나라당 당원이었던 이 총재는 대선에 나오려면 이명박 박근혜 후보와 함께 당당히 경선을 치렀어야 옳지 않을까.

이 총재는 한나라당 경선 기간 중 불출마를 다짐하다가 경선을 거쳐 이명박 후보가 결정되자, '낙마' 운운하며 출마를 선언했다. 이는 기회주의자로 비쳐질 수 있다. 때문에 더 이상의 대쪽 이미지를 찾기 힘들게 됐다.

2.'이회창은 부패의 원조다?'

한나라당은 2002년 대선으로 인해 '차떼기 정당'이란 멍울을 썼다. 하지만 이회창 총재가 자유선진당을 창당한 이래 차떼기 이미지는 이제 이 총재와 자유선진당이 떠안아야 할 숙제가 됐다.

차떼기의 주역인 이 총재와 자유선진당이 국민으로부터 얼마나 표를 얻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이 총재의 대선출마에 이은 총선출마로 개혁세력은 보수 전체를 싸잡아 부패세력으로 몰아붙일 수 있게 됐다. 만약 이번 총선에서 보수세력이 패할 경우 이 총재는 그 책임을 면키 어렵다”고 전했다.

3.구태정치의 표면이자 경쟁력 없는 정치인이다

대쪽 이미지로 원칙과 소신을 강조했지만, 이 총재는 결국 구태정치를 그대로 보여준 장본인이란 소리를 듣게 됐다.

이 총재는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패했지만, 권력욕을 버리지 못하고 또다시 대선에 나와 실패함으로써 구태정치인이 돼 버렸다. 이와 더불어 권위주의, 정경유착, 제왕적 총재, 색깔논쟁 등 이 총재는 20세기 낡은 정치인의 상징이 돼 가고 있다는 점도 한계다.

때문에 이런 모습을 가진 이 총재가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4.국민을 한풀이 도구로 이용했다?

이 총재는 '국민을 자신의 한풀이 도구로 이용했다'는 비난도 감수해야 한다.

두 번이나 대통령 후보로 국민의 심판을 받았던 한나라당의 원로로서 자신이 속한 당에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 후보를 도와 정권교체에 앞장서야 마땅했다. 하지만 그는 명분 없는 출마를 강행했다.

물론 이 총재가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두 번이나 석패하고, 온갖 음해와 루머로 정치공작의 희생양이 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도 대선에 이어 이번 총선이 이회창의 한풀이 굿판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게 정치권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다.

사실 이 총재의 가장 큰 패배 원인은 시대의 변화를 담아내지 못한 자신의 한계 때문이었다. 이번 대선에서도 국민들로부터 선택을 받지 못함으로써 다시한번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음이 드러났다.

때문에 그가 무슨 명목으로 이번 총선에 나올지 궁금하지만, 어떤 명목을 앞세운다 하더라도 개인적 회한과 한을 풀기 위해 나온다는 비아냥을 들어야 할 위치에 놓였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와 함께 민주적 절차인 경선불복을 감행, 대선에 출마한 것도 자신의 '한풀이'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명박과 박근혜 후보는 민주적인 경선을 통해 패자가 깨끗이 결과에 승복하는 민주주의를 실현했으나, 이 전 총재는 자신이 이러한 민주적 후보 결정을 사실상의 경선불복으로 무력화 시키려 한 주범이란 소리를 들을 위치에 놓였다.

5.이회창은 '충청'사람이 아니다

이 총재와 자유선진당은 충청을 근거지로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정작 이 총재는 '충청인'이 아니다. 때문에 선거에 돌입하면 충청표를 얻는데 한계를 보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총재는 익히 아는 바와는 다르게 충남 예산이 고향이 아니다. 그는 호적상 황해도 서흥이 고향이며 예산은 단지 그 조상의 선영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이 총재의 고향이 예산으로 잘못 알려져 있다. 때문에 이에 대한 역풍이 불 경우 충청에서 고전할 수도 있다.

한나라당 내 한 초선 의원은 이에 대해 “이 총재에 대해 가장 잘못 알려진 사실 중 하나는 '이 총재는 충청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총재의 고향은 황해도다. 3김 모두는 자신의 고향을 근거지로 한 지역정치를 펼쳤다. 하지만 이 총재가 지역정서에 기대려면 이북 민심을 잡는 게 옳다. 이 총재의 충청이 고향이 아니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지역정서가 크게 요동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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