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만드는 선한 행동이 사회를 바꾼다

▲ (사진=픽사베이) © 팝콘뉴스


(팝콘뉴스=한경화 편집위원·천안동성중학교 수석교사)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들의 삶에 대한 통찰과 위로가 담긴 소설 한 편을 읽었다. 책을 읽는 내내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적당히 외면하거나 묻어두었던 '사람답게 산다는 것'에 대한 가치판단의 기회와 사유의 시간이 주어졌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는 땀을 흘린 뒤 샤워기를 통해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는 것처럼 청량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주인공은 잃어버린 지갑을 찾아준 노숙자를 자신이 운영하는 편의점으로 데리고 와 도시락을 먹인다. 노숙자에게서 고약한 냄새가 나지만 지갑을 찾아준 데 대한 고마운 마음에 배고플 때면 언제든지 편의점에서 공짜로 도시락을 먹게 하고 편의점 아르바이트 일까지 맡긴다. 현실에서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내용이었지만 나락으로 떨어진 한 사람의 인생을 구제해 새로운 삶을 살게 해주는 선한 영향력에 감동했다.

덕분에 갱생의 삶을 살게 된 노숙자는 편의점에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신기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사람들이 편의점에 들러 그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희한하게도 답답한 느낌이 사라지고 묘한 안도감이 들거나 마음의 위로를 받는다. 개성이 강조되고 자기 주관이 뚜렷해지면서 타인에게 좀처럼 영향력을 끼치기 어려운 요즘 사회적 분위기와는 사뭇 대조되는 이야기가 심금을 울렸다.

삶에 대한 희망이라고는 눈곱만큼도 갖지 못하고 삶의 패배자라 생각하던 사람이 주변 사람들의 고통과 고민을 헤아리고 들어주다 던지는 한두 마디에 사람들의 마음이 선하게 바뀌고 삶에 대한 태도까지 변화하게 된다. 실로 놀라운 선한 영향력이었다. 그리고 그 놀라움은 이내 내 안에서 나도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선한 욕망을 일깨웠다.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사회의 모습을 잠시 상상해 본다. 망연자실하고 있는 수재민을 위해 기꺼이 봉사의 현장으로 달려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실천하는 기부 천사들, 각자의 위치에서 바른 마음가짐으로 묵묵히 책임을 다하며 정직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성실하고 부지런한 태도로 열심히 살아가며 다른 사람에게 귀감이 되는 다양한 모습의 삶의 선구자들, 이런 사람들이 많아질 때 선한 영향력은 삶의 당연한 모습이며 당위적인 사회문화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수해로 인해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과 가족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어이없고 안타까운 소식, 치솟는 물가로 인해 장보기와 끼니를 잇는 것이 어렵다는 국민의 애환, 이런 위기 상황 속에서도 당쟁과 분열만 일삼는 정치하는 사람들의 어처구니없는 행태로 장식된 뉴스들. 요즘엔 어디에서도 도무지 살맛 나는 이야기나 선한 영향력을 접하기 어렵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현재의 분위기 속에서는 우리나라에 희망이 없다. 살기가 너무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평소 정치나 경제 문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까지도 치솟는 물가와 어려운 경제 상황, 산재한 사회·교육·정치적인 문제 해결에 무심한 채 혼란만을 야기하는 정부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바라건대 소설에서처럼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대되어 햇살의 방향이 바뀌듯 우리 사회와 국가의 분위기가 평안하게 바뀌었으면 좋겠다. 수해로 인해 한 해 농사를 망친 농민들의 깊은 시름과 한숨을 달래는 간절한 마음으로 현재 우리나라가 직면한 각종 위기를 돌파할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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