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제1회 발달장애인 가족 화요집회
"화요집회 100회, 1000회, 변할 때까지 계속할 것"

▲ 2일 오전 이룸센터 앞 농성장에서 제1회 발달장애인 지역사회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요구하는 우리들의 이야기 화요집회가 진행됐다 © 팝콘뉴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가족들이 당사자의 이야기를 전하는 집회를 매주 화요일 진행한다.

2일 오전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이룸센터 농성장에서 '발달장애인 지역사회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요구하는 우리들의 이야기' 제1회 화요집회를 열고 발달장애인 가족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부모연대는 매주 화요일 같은 자리에 모여 발언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장은 "(화요집회가) 무슨 의미 있겠냐는 분들도 계신다. 그런데 수요집회 계속하니까 문제에 대해 많은 분이 알게 되지 않았나"라며 "556명의 부모가 삭발하고 단식하고 추모제 해도 대답조차 하지 않는 게 정부다. 말은 민생 얘기하면서 (발달장애인)가족들이 이어서 참사를 겪는데 답이 없다"라고 집회 배경을 밝혔다.

이날 현장에는 멀리는 경남 합천군, 가까이는 서울 서대문구 등에서 모인 약 40여 명의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가족들이 모여 발언에 나섰다.

최수미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대문지회 부회장은 "왜 혼자 자립할 수 있도록 키우지 않았느냐고 묻는 분들도 있다. 그런데, 평생 아이를 끼고 살고 싶어서 자립할 수 있도록 키우지 않은 부모가 있겠나"라며 "중증 지적장애는 숨 쉬고 먹고 자고 동물적으로 아는 것 외에는 끊임없이 가르쳐야 한다. 이게 평생 지속된다. 평생 누군가의 지원이 필요하고, 지금 누군가는 나와 남편이다. 나이 드는 것이 무섭다"라고 말했다.

장애계는 낮시간 활동지원 확대와 발달장애 24시간 지원체계, 일할 기회 제공 등 발달장애 국가책임 제도화를 요구하고 있다.

최수미 부회장은 "(자녀가)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아도 남들 다 겪는 사춘기도 겪고, 이제는 23세 청년이라고 부모 품보다 누군가와 어울리고 싶어 한다. 부모가 지원하는 삶에는 한계가 있음을 깨닫는다"며 "운 좋으면 다닐 수 있는 복지관, 평생교육기관이 유일한 사회와의 통로인데, 그도 못 다니면 엄마랑 살아간다. 그 엄마가 늙고 힘없어지고 이 세상에서 사라지면 아이는 누구와 살아야 하나"라고 물었다.

김정아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서초지회장은 "(평생교육센터에 다니는 자녀는) 내년부터 다른 교육기관을 알아봐야 하는 상황에 있다. 주간보호와 주간활동 서비스가 있기는 하지만 대기가 많아서 바로 이어서 교육활동을 할 수 없는 탓에 각 복지관 단과수업 대기 중이다. (되더라도) 장소를 옮겨 다니며 교육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발달장애인 평생센터에 다녀 보니, 중증 자폐라도 직업체험할 기회가 있으면 하루 2~3시간의 짧은 시간 일을 할 수 있는 것 같더라. 교육과 직업을 병행해 보람된 하루를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제언했다.

정지숙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서대문지회 회원은 "성인이 된 예림이(자녀)가 갈 센터가 생기지 않았다면, 활동지원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면 돌봄의 지옥에서 부모인 나는 헤어나지 못했을 것"이라며 "누구도 데이케어 센터(치매노인 지원 기관)가 지역사회에 들어오는 걸 방해하지 않는다. 장애인을 위한 민간 이용시설과 센터가 데이케어 센터처럼 많이 생겨나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은 부모가 책임을 저버리겠다는 것이 아니다. 부모가 돌봄을 오롯이 할 수 없으니 국가와 사회가 그 짐을 함께 지자는 것"이라며 "내 몫의 최선을 다할 테니 온 마을이 내 아이를 함께 돌봐주는 구축을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매주 화요일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날 김종옥 장애인부모연대 이사는 "똑똑한 우영우도 있고, 혈기 왕성한 우영우도 있고, 날마다 사고 치는 우영우도 있다. 그걸 기록으로 남기려 한다"며 "투쟁 발언을 이어가기보다 '우리 이야기'를 주제로 하는 화요집회"라며 "내가, 우리 아이가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 나와 언젠가는 우리 아이가 (자서전처럼) 남길 수 있도록 계속 집회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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