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대부분 환영 분위기..."공원 조성, 재개발 속도 기대"
"시뮬레이션에서 30분 정체 겪어...더 밀리지 않을까 우려" 목소리도

▲ 10일 오전 국방부 용산 청사 인근 보행자 통행로와 차도 사이 울타리가 둘러쳐져 있다. 담장 너머로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라는 문구가 적힌 대자보가 걸린 국방부 청사가 보인다 © 팝콘뉴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 10일 오전 찾은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은 한산했다.다만, 청사 인근 보행자 도로 앞으로 둘러친 울타리와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배치된 경찰력이 다소 삼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본격적인 용산 집무실 시대를 맞이해, 용산구를 생활권 삼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간 지지부진했던 도시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의견과 대통령 출퇴근에 따른 출퇴근길 차량 정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동시에 들을 수 있었다.

■ 용산구 주민들 "걱정 크지 않아...용산구 개발 기대"

윤 대통령은 한남동 관저 공사가 진행되는 이달까지 서초동 자택에서 국방부 청사 내 마련된 집무실로 출퇴근한다. 한남동 관저에서 집무실까지는 약 3km 거리, 서초동 자택에서 집무실까지는 약 7km 거리다.

윤 대통령의 출퇴근길에는 경호 차량, 경호 오토바이 등이 앞뒤로 동행한다. 경찰은 신호를 일부 제어해, 차량이 정차 없이 시속 30km 이상 주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용산구 주민들은 집무실 이전 및 출퇴근에 대해 대체로 걱정보다는 기대가 큰 모습이다.용산구 주민 조 모 씨(39)는 "(용산 청사 인근에) 차가 잘 안 다니는데, 그걸 알고 들어온 게 아닌가 싶다"며 "(주민들은) 대부분 좋아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트럭을 운전하는 용산구 주민 이 모 씨(60) 역시 "(이동 시) 지장이 있을 수는 있지만, 걱정되는 건 없다. 평생도 아니고, 한 달이니까 (괜찮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인근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A씨는 "(주민 중) 반대하는 사람은 별로 없고 (조성 중인) 용산공원을 중심으로 용산발전이 잘 이뤄질 거라는 기대가 많은 편"이라며 "윤 대통령과 오 시장이 같이 손 맞춰서 빨리할 것 하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공원 조성이나 서부이촌동, 원효로 등지의 재개발에 속도가 붙겠다(는 기대도 있다)"고 말했다.

용산공원은 반환된 용산 미군기지 터에 조성되는 국가공원으로, 부지 반환이 지연되면서 계획이 미뤄지다가 지난 2월 국토부가 부지의 4분의 1가량 반환 합의를 밝히면서 개발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이 용산공원이 내려다보이고, 시민들이 공원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위치의 집무실 구상을 여러 차례 밝혀온 만큼, 조성까지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 용산공원 조성 관련 공사 터에 공사장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 팝콘뉴스

■ "출근길 통제로 신호 다섯 번 기다려...30분은 일찍 나와야"

다만, 타 자치구에서 용산구로 출퇴근하는 시민들 사이에서는 출퇴근길 정체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버스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장서현 씨(32, 마포구)는 "(강아지 산책 펫시터로 일하다 보니) 고객님이 원하는 산책 시간을 맞춰야 하는데, 대부분 해가 잘 드는 출근 시간을 선호하신다"며 "그 시간대에 (도로 정체로) 출근이 어렵다고 전하면 일하기 어려워질까 봐 (걱정된다)"라고 토로했다.

이미 시뮬레이션을 통해 정체를 겪었다는 시민도 만나볼 수 있었다. 지난 9일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출퇴근 시간에 3회에 걸친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신호 조정 등으로 인한 정체가) 과도한 시민 불편으로 판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용산구청 인근에서 일하는 진 모 씨(40, 은평구)는 "어제 아침에 (대통령 출퇴근 시뮬레이션으로) 출근하는 길목이 통제됐다. 한 다섯 번쯤 신호가 바뀌니까 (시뮬레이션) 차량이 우회전해서 가더라. 많은 사람이 불편을 겪어야 했다. 앞으로는 더 밀리지 않겠나"라며 "(본인은) 현장직이라 그나마 출퇴근이 자유로운 편인데, 사무실로 출퇴근하는 경우는 최소한 30분씩은 더 일찍 나와야 할 텐데, 불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차 운전을 하는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도 도로 정체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용산구 주민 박경희 씨(73세, 용산구)는 "(집무실 이전은) 우리하고는 상관이 없다. 원래 미군 부대로 오가는 사람이 워낙 많았다"면서도"여기 도로가 조금 막힐 것 같은 기분은 있다. 여기 도로가 많이 안 막히는 편인데, 들락날락하는 사람들이 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석열 20대 대통령은 10일 오전 국회의사당 앞 잔디마당에서 취임식을 마친 후 용산에 꾸려진 새 대통령 집무실로 이동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한 서명으로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6시경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과 환담 진행 후 신라호텔에서 진행되는 경제계 인사 외빈과의 만찬으로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양극화와 사회갈등 등 문제는) 빠른 성장을 이룩하지 않고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빠른 성장과정에서 많은 국민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고, 사회 이동성을 제고함으로써 양극화와 갈등의 근원을 제거할 수 있다"며 청사진을 밝혔다. [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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