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바람막이는 무병장수의 꿈을 꾼다

(팝콘뉴스=김진경 기자)[* 편집자 주 MZ세대에 속하는 20·30대 중에는 MZ라는 용어가 오히려 좀 진부하게 느껴지고 지겹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한때 X세대로 유명했던 지금의 40대도 그런 말을 했다. 젊다는 칭찬도 참신하다는 장점도 때로는 부담이 된다.

그래도 스타트업이라는 분야를 빛내고 있는 젊은이들은 이들 MZ다. 한 명 한 명의 젊은 사장님들을 만나 그들의 반짝반짝 빛나는 열정과 비전에 관해 들어보는 자리를 만들었다. 동년배들은 같은 세대의 열정을 만나서 용기를 얻고 좀 더 어리거나 좀 더 연장자인 사람들도 영감을 받을 기회다.]

▲ 쉘코퍼레이션 소개(사진=쉘코퍼레이션) © 팝콘뉴스


의류 제작과정의 오염 86%는 원단에서 생긴다. 가능한 원단을 적게 생산하고, 버리는 것 없이 제작하기 위해 고민하는 기업이 있다. 전체 매출의 1%를 환경을 위해 기부하고 이 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한다.

쉘코퍼레이션 유은진 대표는 이 정도 고민은 이제 누구나 어느 기업이나 해야 하는 고민이고 실천이라고 말한다. 친환경이란 어렵지만 의미가 깊어서, 혹은 마케팅에 도움이 되어서가 아니라 당면한 과제이기 때문에 반드시 추구해야 할 가치라는 이야기다.

쉘코퍼레이션은 이제 법인 설립 만 1년도 되지 않은 신생 기업이다. 2021년 4월에 법인 설립, 브랜드 론칭은 2021년 6월에 했다. 1인 기업으로 시작해 현재는 풀타임 팀 멤버를 충원해 PM 매니저 등 총 4명이 '열일' 중이다. 제조와 브랜딩 등은 유은진 대표가 도맡아 하고 있다. 그렇지만 "스타트업이 다 그렇듯 1인 5개 역할을 하고 있죠"라고 웃으며 말한다.

#1 쉘코퍼레이션이라는 회사명과 브랜드는 언제 어떤 동기로 만드셨나요?

"쉘코퍼레이션은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코어를 보호해주는 '껍데기', '보호막'이라는 의미와 아웃도어에서 원단을 쉘이라고 지칭하고 부드러운 소재는 소프트쉘이라고 지칭하는데, 이처럼 아웃도어 패션의 본질을 추구하는 기업 가치를 담고 있죠."

#2 청년창업지원센터를 통해 지원받으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창업 초기에 센터로부터 받은 도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무엇인가요?

"주로 공간에 대한 지원을 받았습니다. 저희가 기능성 의류 사업의 특성상 소재 개발에 예산이 집중돼 있어 다른 곳에 예산을 쓰기 팍팍한 실정이었는데 공간에 대한 지원을 받아서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그리고 기업가로서의 자금 유치와 인재 유치 방법에 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었는데 이를 옆에서 도와주셨습니다."

▲ 쉘코퍼레이션 유은진 대표 © 팝콘뉴스


#3 창업 초기에는 모든 업무와 상황이 낯설고 어렵기 마련이지요. 그중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역시 이 부분도 아웃도어 의류이기 때문에 오는 어려움과 친환경 브랜드라는 정체성에서 오는 이슈들이 가장 컸습니다. 저희 회사는 기능성과 친환경성 둘 다 중요해서, 예산의 99%가 소재 개발에 집중되어야 했습니다. 기능성이 좋으면서도 친환경적인 정체성도 갖고 있어야 해서 포장지 하나도 생분해가 가능한 비닐이어야만 한다든가 그 외에 다양한 고민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4 파타고니아 같은 글로벌 친환경 브랜드를 목표로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2022년 호랑이해를 맞이해 1년 목표 또는 사업 방향은 어떤 것으로 생각하고 계시는가요?

"사실 저는 20대 초반부터 사업가가 되고 말겠다고 입만 열면 떠들던 사람입니다. 그런 것치고는 직장생활을 10년 넘게 했지만요. 그만큼 로망을 갖고 있었죠. 이제 실제 창업을 해보고 나니 파타고니아나 프라이탁 같은 글로벌 친환경 브랜드가 사업을 확장하고 유지하는 게 얼마나 힘든 건지 실감하는 중입니다."

"제 인생 모토가 '좋은 일을 잘해야 한다'거든요. 제 회사 모토이기도 하고요. 저는 파타고니아가 글로벌 친환경 브랜드로서 영향력이 있는 건 50년 역사를 가진 연 매출 1조 원 기업이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만큼 오랫동안 취지를 잃지 않고 사업 방향을 유지하면서도 사세를 확장해 수익성을 극대화한 거죠. 저는 단순히 좋은 취지를 넘어 영향력이 있어야 취지가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 쉘코퍼레이션 이미지(사진=쉘코퍼레이션) © 팝콘뉴스


유은진 대표는 쉘코퍼레이션의 제품들이 친환경이라는 트렌드에 올라타서 시장에서 단순히 유행에 맞춰 구매하는 '구색 상품'이 아니라 '가치 상품'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 친환경 제품을 대하는 최근 유행도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믿는다.

대기업은 오히려 원가 부담과 수익성 약화 등을 이유로 적극적으로 뛰어들기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에 오히려 작은 기업인 쉘코퍼레이션 같은 스타트업체가 성공할 길이 있다고 말한다.

#5 앞으로 사회적 가치와 창업은 청년층에게 오랫동안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에 대해 대표님이 청년층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해당 산업에 종사하는 생산자의 책임은 말할 것도 없고요. 소비도 의사결정의 하나로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친환경 가치 추구와 패션 산업과의 만남이 성숙한 문화로 자리 잡기 위한 과도기인데요. 친환경 제품과 문화를 적극적으로 '덕질'해 주셔야 좀 더 빨리 그런 문화로 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창업을 통해 친환경 가치나 사회적 가치를 추구한다면 '존버를 하셔라'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유 대표는 과도기를 지날 때까지 버티는 태도가 가장 필요하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주변에 워낙 정보가 많으니 진로나 사업 방향을 결정해도 불안도가 높은 이들이 많다. 원래 남들이 안 하는 거하려면 어려운 게 당연하고, 소위 '존버'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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