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들, 무엇을 보고 배울 것인가

▲ (사진=픽사베이) © 팝콘뉴스


(팝콘뉴스=한경화 편집위원·천안동성중학교 수석교사)MZ세대들에게 여러 방면에서 꿈과 희망을 안겨주었던 기업을 꼽으라면 제일 먼저 카카오와 네이버가 떠오른다. 청년 세대들의 로망이기도 했던 네이버와 카카오 입사의 꿈은 지난해 정부가 뽑아 든 독점 방지 주장과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칼자루에 두 기업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함께 무너져 내리고 있다.

입사의 꿈뿐만이 아니더라도 두 기업의 주식을 한두 주 사 모으면서 발전 가능성이 크고 전망이 좋은 그룹의 소액주주라는 자부심을 가졌을 것이다. 또한, 두 그룹의 주식에 품었던 소소한 부자 되는 꿈도 MZ세대들에게는 큰 기쁨이고 희망이었을 것이다.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주식 먹튀 논란'이 불거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카카오페이 대표와 임원 8명이 카카오페이 상장 직후 스톡옵션 매각으로 878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접하고 MZ세대를 포함한 소액주주들은 큰 배신감에 치를 떨었다. 그 후 카카오 주가가 30% 이상 연일 급락하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182만 소액주주에게 전가되었다.

MZ세대들은 기업의 가치를 믿고 빚을 내 투자한 경우도 많은데다 은행 금리마저 연일 상승하자 졸지에 빚더미에 앉아 가슴앓이하고 있다. 지난해 비트코인 사태로 빚쟁이로 전락했던 MZ세대들의 심경과 곤란한 처지를 앞다퉈 보도했던 기사들을 접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이런 우울한 소식들을 접하고 있다.

국내 굴지의 기업 대표와 임원들이 어떻게 이런 무책임한 행동을 했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경영진이라면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 이전에 주주 보호를 먼저 해야 하는 게 경영윤리에 부합하는 일일 텐데, 이번 카카오 경영진의 비윤리적인 태도는 철퇴를 맞아도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더군다나 어제 카카오페이증권 법인영업본부와 애널리스트들이 단체로 카카오페이 우리사주를 처분해 수천만 원에서 수십억 원의 이익을 챙기며 DS투자증권으로 단체 이직한다는 기사를 접하고 나니 우리나라에는 도대체 '기업 윤리'라는 것이 존재하는가 하는 심각한 회의와 분노가 치밀었다.

경영진도 '주식 먹튀'를 하는 판에 직원들이 무슨 도덕성을 가져주길 바랄 수 있겠는가? 그렇지만 경영진의 주식 먹튀 논란에 고개를 숙여 사과한 지 며칠이나 지났다고 이번엔 자회사 직원들의 먹튀 기사를 국민에게 접하게 하는지 참으로 실망스럽고 비애감마저 든다.

MZ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카카오뱅크, 토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와 같은 금융 플랫폼업체 3~4개는 빠른 속도로 데카콘 기업(기업가치 100억 달러 이상 비상장사)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6월에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네이버파이낸셜)의 가치가 10조 원을 넘어섰고, 이들 '빅4'의 기업가치는 50조 원을 훌쩍 웃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이유로 MZ세대들은 아직은 자산과 소득이 적지만 과감한 대출로 이 기업들에 투자했고, '영끌(영혼을 끌어모은) 대출'로 주식과 암호화폐 상승장을 주도했었다. 그런 MZ세대를 금융산업의 판을 뒤흔드는 큰 고객층으로 떠받들던 기업들이 그들을 빚쟁이로 전락시키고 있으니 심각하게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앞으로 각계각층에서 경제를 책임지고 성장시켜 나가야 할 MZ세대들이 누구와 무엇을 보고 기업 윤리와 사회적, 도덕적 책임 의식을 배워나갈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면 울화가 치밀어오르고 가슴이 답답해진다. 이러다가는 우리나라 MZ세대들이 부도덕한 경제인들로 성장하게 될까 큰 걱정이 앞선다.

법적 근거를 마련해서라도 기업의 경영자와 구성원들에게 조직 내부에서 지켜야 할 행동의 기준이자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가 정신을 갖도록 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당한 방법을 통해 기업을 올바르게 운영하도록 '기업 윤리 교육'부터 철저히 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국가의 미래를 이끌 MZ세대들은 부디 다른 경제 주체와 상호 의존하는 경제 사회의 한 구성원이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기업의 도덕적 책임까지 포함하는 기업 윤리를 제대로 장착하여, 선량한 국민에게 피해를 주고 기업의 도덕성을 추락시키며 손가락질받는 경제인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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