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데이트폭력, 간과해선 안 되는 심각한 범죄

▲ (사진=픽사베이) © 팝콘뉴스


(팝콘뉴스=한경화 편집위원·천안동성중학교 수석교사) 어린 시절 재미있게 읽었던 '인어공주', '신데렐라', '미녀와 야수' 같은 동화에는 슬픈 줄거리 속에 남녀 간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다. 사랑은 노래 가사, 드라마, 영화, 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 속에서 감동과 울림을 주는 뜨거운 소재이다.

남녀 간의 사랑은 인간사에 있어 매우 중요하고 아름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몇년 사이 데이트폭력이라는 이름으로 연인 사이의 위험하고 놀라운 사건들이 보도되면서 우리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보도된 서울 마포구 데이트폭력 사건은 그 끔찍함이 도를 넘은 것으로 보인다. 검찰 발표에 의하면, 범행 경위 등을 봤을 때 중대한 범죄일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사망했음에도 피해 회복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자 유족들이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하게 원하고 있어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자식을 키우는 처지라 이번 사건에 관한 뉴스와 관련 CCTV 영상을 보다가 어찌나 충격을 받았던지 잠시 머리가 아뜩해지고 심장이 멈추는 것 같았다. 연인에게 어떻게 그렇게까지 참혹하게 행동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데이트폭력으로 인한 사망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에도 청주에서 남자친구에게 데이트폭력을 당한 21세 여성이 이틀 만에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올해만 해도 비슷한 사건이 여러 건이다. 도대체 왜 계속해서 데이트폭력 사건이 발생하는 것일까?

그동안 데이트폭력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단순히 사랑싸움 정도로 여겨왔기 때문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최근 몇 년간 데이트폭력으로 인한 사망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데이트폭력 범죄가 중대 범죄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데이트폭력에 대한 사회적 생각과 인식도 많이 바뀌는 분위기이다.

데이트폭력은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다. 과거 데이트폭력 범죄로 인해 전 국민의 공분을 산 사건들을 보면, 대부분 신체적 폭력이 도를 넘는다. 상해와 성폭력을 넘어 사망에까지 이르고 있다.

사건이 발생하고 나면 대부분 가해자는 순간적인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폭력을 행사하게 되었다며 눈물을 흘리고 후회의 말을 한다. 그런데 이번에 발생한 마포 사건은 여자친구가 넘어지고 기절한 상태에서도 무자비한 행동이 지속된 것으로 보아 과연 순간적인 감정을 참지 못해서만일까 하는 의문을 품게 한다.

지난해 경찰청이 발표한 최근 3년간 발생한 데이트폭력 신고와 현황 통계자료에 의하면 데이트폭력으로 입건된 가해자는 3만 406명에 달한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는 많은 피해자가 연인이라는 이름 아래 다양한 유형의 데이트폭력 피해를 보고 있다.

데이트폭력의 유형으로는 폭행상해가 가장 많고, 협박, 감금, 성폭력 등이 그 뒤를 잇는다고 한다. 그리고 처음에는 약하고 사소한 신체적 폭력을 하다가 정도가 점점 심해져 심각한 폭력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정말 무서운 일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더 이상의 데이트폭력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철저히 예방해야 한다. 피해자가 발생했을 때 이들에 대한 지원책과 가해자에 대한 처벌 기준도 엄격히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데이트폭력으로 인한 사망, 감금, 성폭력과 같은 안타까운 소식을 계속해서 듣게 될 것이다.

개인도 데이트폭력의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심신에 위협을 가하는 사소한 폭력이 일어났을 때 이를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 또, 약한 신체적 폭행이 일어났을 때, 초기부터 폭력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

'화가 나면 그럴 수도 있다'거나 '잘못했다, 다시는 안 그러겠다'는 말 등에 그냥 넘어갔다가는 필경 심각한 폭력을 당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헤어지거나 신고하고 싶어도 보복이 두려워 적절한 대응을 못 하는 경우로까지 발전하게 되면 그때는 걷잡을 수 없는 파국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데이트폭력의 재범률은 70% 이상이라고 한다. 세상의 연인들은 뜨거운 사랑의 마음으로 만나 연인이 되었다면 상대방의 몸과 마음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부터 갖기를 바란다. 화가 난다고 해서 사람을 해하거나 아프게 해서는 결코 안 된다.

우리 자녀들이 걱정 없이 데이트를 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데이트폭력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의 억장이 무너지고 찢어지는 심경 앞에 우리 사회는 숙연히 고개를 숙인다.

키워드

#한경화 칼럼
저작권자 © 팝콘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