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면 금메달 반납? 억지 요구


(팝콘뉴스=편슬기 기자) 여자 양궁 국가대표 안산 선수를 둘러싼 '페미니스트' 논란이 점점 거세지자 오늘 오후 5시 44분에 치러질 양궁 개인전 시합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자 양궁 단체전과 혼성 양궁 단체전에서 금메달 두 개를 획득한 안산 선수가 여대 출신, 숏컷 스타일, 자신의 개인 SNS 계정에 사용한 "웅앵웅", "오조오억" 등의 단어가 '남혐' 단어이며 "이는 곧 페미니스트라는 증거"라는 주장이 올라왔다.

웅앵웅이라는 표현은 '부정확한 발음'을 뜻하며 '변명' 내지는 '중얼중얼'이라는 뜻과 비슷하게 사용된다. 예를 들면 "자꾸 웅앵웅거려서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었다"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아이돌 팬덤에서 가장 먼저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오조오억의 경우 '널리고 깔렸다', '(수가) 많다'와 같은 뜻이다. 남성의 정자 수에 빗댄 남혐 표현이라는 것은 잘못된 정보다.

"최애(제일 좋아하는 대상) 사진만 폴더에 오조오억개", "길바닥에 나 같은 사람 오조오억명일 듯" 등 '무척 많다'를 극단적으로 표현할 때 자주 사용된다.

▲ 대한양궁협회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사진=인터넷갈무리). © 팝콘뉴스

이 같은 글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안산 선수의 개인 SNS에 댓글 테러가 이어지는가 하면 대한양궁협회에 "금메달을 반납하고 사과하라"는 요구가 빗발치는 상황이다.

팬들은 안산 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포스터 제작과 대한양궁협회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에는 안산 선수를 응원하고 협회 차원의 보호를 요청하는 팬들의 글이 수백여 개 작성되면서 접속이 불안정한 모습이다.

이날 오전부터 대한양궁협회의 대표전화는 연결이 되지 않고 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로 금메달을 박탈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말이 안 된다"며 억지 요구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었다.

안산 선수의 팬과 일부 누리꾼들은 "개인전 시합을 남기고 있는데 안산 선수가 신경쓸까봐 걱정 된다", "이런 논란에 대해 몰랐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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