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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공개 정보로 땅 투기, 최대 무기징역 처해야"...처벌 강화 목소리 높다

일부에선 "과도한 처벌 규정" 우려 목소리도 있어

배태호 기자 | 기사입력 2021/03/08 [14:54]

"미공개 정보로 땅 투기, 최대 무기징역 처해야"...처벌 강화 목소리 높다

일부에선 "과도한 처벌 규정" 우려 목소리도 있어

배태호 기자 | 입력 : 2021/03/08 [14:54]

▲ LH 외경 조감도 및 <대국민 사과문> (사진=LH)  © 팝콘뉴스

 

(팝콘뉴스=배태호 기자) "도대체 청렴이라는 말의 뜻을 그 사람들이 아는지 모르겠습니다. 서민들은 집 한 채 구하기도 어려워 난리인데, 정작 서민들 주거 대책 마련해야 할 공기업 직원들이 투기나 일삼고... 속 터질 노릇 아닌가요?"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30대 초반 직장인 박민수 씨는 최근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과 관련해 목에 핏대를 세울 만큼 분개했다.

 

박 씨는 "정부가 조사를 한다고 하는데, 과연 제대로 처벌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형태로든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부당하게 축적한 재산에 대해서는 '몰수'까지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40대 직장인 서창현 씨 역시 박 씨와 같은 의견이었다. 

 

서 씨는 "지난해 전세 계약이 만료되면서 집을 사려고 했는데, 대출 규제로 인해 결국 회사에서 1시간 40분가량 걸리는 경기도에 집을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된 탓에 출퇴근 시간이 2배로 늘어난 곳에 집을 마련하고, 아이들은 학교까지 옮겨야 했는데,  누구는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 땅투기를 하는 상황이다. 공기업 직원들이 땅 투기를 한 것 자체도 문제가 되겠지만, 일반 국민에게 박탈감을 준 것이 더 큰 문제"라며 마찬가지로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LH 직원 광명·시흥 신도시 지구 땅 투기 의혹 사건...정부, '엄정 조치'


 

지난 2018년부터 2020년 사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광명과 시흥 신도시 지구 내 약 7천 평의 토지를 사전 매입한 사실이 알려져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LH는 물론 국토부까지 강도 높은 조사를 통해 사실 규명과 이에 따른 처벌을 약속하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마저 철저한 진상 조사를 지시한 상황이고, 여기에 8일 오전 정세균 국무총리는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을 정부서울청사로 불러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해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라"고 지시했다.

 

정 총리의 특수본 설치 지시는 정부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로 구성된 정부의 합동조사단이 수사권이 없다 보니 불법행위 규명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 총리는 "국수본에 설치된 특별수사단을 국세청,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로 확대 개편해 개발 지역에서의 공직자를 포함해 차명 거래 등 모든 불법적·탈법적 투기 행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라"고 강조했다.

 

이날 정 총리와 면담을 마친 남구준 국수본부장 역시 같은 날 오전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동안 부동산 관련 단속 및 수사를 하면서 축적한 경험 등을 토대로 이번 'LH 공사 임직원 광명·시흥 신도시 투기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확인했다.

 

국수본은 현재 정부합동조사단을 통한 조사와는 별개로 접수된 시민단체 고소고발장에 따른 수사를 진행하며, 확인되는 혐의에 대해 수사에 나서는 등 다방면으로 수사를 펼친다는 방침이다.

 


 정부 조사 믿어도 되나?... '3기 신도시 철회' 요구까지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 팝콘뉴스

하지만 이런 정부 당국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 사건을 바라보는 국민 눈은 싸늘하다.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LH 주도의 제3기 신도시 지정을 철회해 달라"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겨야 할까요"라는 단 두 문장의 청원 글에 8일 오후 2시 기준 2만 7천여 명의 동의를 표시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일에는 이번 투기 의혹 사건과 관련해 국정감사를 요청한다는 청원 글이 올라와, 8일 오후 2시 기준 1만 9천여 명이 동참했다.

 

이렇다 보니 일부 정치권과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이번 LH 직원 투기 의혹 사건에 대해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김성달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합동조사단 조사에 대해 "'직원들이 거래를 했냐? 안 했냐?'를 중심으로 만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국장은 또 차명 거래에 대해서는 합동조사단 조사로 알 수 없다며,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국토부가 빠지고 제3의 기관을 통해 엄중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김 국장은 위례신도시 등 이미 보상까지 다 마친 지역들에 대해서도 확대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법 개정으로 공직자 업무 정보 악용 사례 막아야"


 

LH 직원 땅 투기 의혹 사건이 국민적 공분을 사면서, 공직자가 업무 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사적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처벌을 강화하도록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참여연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을 마련해 정의당 심상정 국회의원을 통해 입법 청원했다.

 

▲ (좌측부터) 김주호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장, 심상정 정의당 국회의원과 민변 김남근 변호사, 이상훈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변호사) 등이 8일 오전 서울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공직자 업무정보 이용한 부동산 투기 엄벌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을 설명하고 있다  © 팝콘뉴스

 

개정안은 크게 ▲미공개 중요정보의 제3자 제공 금지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한 거래 금지 ▲미공개 중요정보를 알게 된 자의 이를 이용한 거래 금지 ▲신고 및 검증 시스템 구축 ▲처벌 규정 등을 담고 있다.

 

▲미공개 중요정보의 제3자 제공 금지는 국토교통부나 주택지구 지정 등을 준비 중이거나 지정한 지방자치단체(공공주택지구의 조성 사업이 완료된 곳은 제외) 또는 공공주택사업자에 종사하였거나, 종사하는 자는 '미공개 중요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없도록 했다.

 

'미공개 중요정보'에 대해서는 공공주택 사업을 위해 검토 중인 후보지 등 개발 관련 정보나 공공주택사업을 위한 각종 계획의 수립, 공공주택의 건설 및 매입에 관한 정보 등으로 구체화했다.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한 거래 금지는 앞서 미공개 중요정보를 제3자 뿐만 아니라 자신 또는 자신의 배우자는 물론 직계존비속, 형제자매까지 '미공개 중요정보'를 활용한 자산 취득을 규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미공개 중요정보를 사전에 알면서도 제공받거나 사후에라도 알게 된 자 역시 이를 이용한 거래를 금지토록했고(▲미공개 중요정보를 알게 된 자의 이를 이용한 거래 금지), 개정안에서 규정한 대상이 자신이나 배우자, 직계존비속이 부동산 등 자산 또는 권리를 취득한 경우 부동산 투기 여부 검증을 위해 계약 체결 뒤 2주 이내에 거래에 관한 사항을 종사하는 기관의 장에게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서면 신고토록 했다. 이 경우 국토교통부 이외의 기관장은 국토교통부령에 정하는 방법으로 해당 정보를 전송해 부동산 투기 여부 검증에 제공하고, 국토교통부 조사 협력 요청이 있으면 이에 응하도록 했다. 또 국토교통부 장관은 검증 결과를 해당 기관의 장에게 통지하도록 했다(▲신고 및 검증 시스템 구축)

 

또 정보 또는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해 그 명의를 불문하고 자기 또는 배우자, 자녀, 직계존비속이 거래하거나 거래하게 한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이나 회피한 손실액의 3~5배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특히 위반행위로 인해 얻은 이익이나 회피한 손실액이 50억 원이 넘으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에 처하고, 이익이나 회피한 손실액이 5~50억 원 미만이면 3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또 이 경우 징역형과 함께 벌금형도 필요적으로 병과토록 하는 안을 담고 있다.

 

아울러 미공개 중요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한 자는 물론, 이를 제공받아 다시 누군가에게 전파한 자는 1년 이상 유기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번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을 마련한 민변과 참여연대는 "LH공사 직원들의 행태는 정부와 공공주택 사업의 투명하고 공정한 수행에 대한 국민적 기대를 크게 저버리는 것으로 사회적 공무의 대상이 되고 있다"라며, "공공택지 등에 대한 공직자의 투기적 행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처벌 규정의 엄중한 강화, 투기로 인한 이익의 환수, 지속적인 거래 감시·감독 시스템 구축 등 제도적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심상정 정의당 국회의원이 LH 직원 투기 의혹 사건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 팝콘뉴스

심상정 정의당 국회의원 역시 "(이번 개정안은) LH처럼 국가가 대규모 토지와 주택을 공급하는 구조에서 부패방지를 위한 필수적인 내용"이라고 말하고, "(개정안을 통해) 소 잃고 외양간이라도 제대로 고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심 의원은 이번 LH 직원 투기 의혹 사건과 관련해 "감사원, 경찰, 검찰 등 모든 가용한 수단을 총동원해서 투기 세력과 일전을 치러야 한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처벌을 촉구했다.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 '우려' 목소리도 있어


 

하지만, 시민사회가 마련한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우선 법조계 일부에서 해당 개정안에 대해 "과도한 재산권 침해"라는 지적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공직자나 이에 준하는 이들이 청렴성을 갖춰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과연 부동산 거래 하나하나까지 살피며 투기냐 아니냐를 판단하도록 하는 것은 '과도한 재산권 침해' 논란이 있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번에 적발된 LH 직원들의 경우 업무상 취득한 정보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국민적 반감과 별도로 (땅 투기 의혹) 대상자들이 실제 어떤 과정을 통해 정보를 취득했는지 등을 입증하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라며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또, 이번 개정안과 관련해 서울 시내 한 자치구 재개발·재건축 담당 공무원은 "일부의 일탈로 모든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직원들이 파렴치한으로 몰리는 상황은 씁쓸하다"라며, "시민사회가 마련한 개정안에 대해 취지는 이해하지만, 과도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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