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잡으며 소비자 유인 확보... 부품 물량 확보는 '숙제'

▲ 현대차 아이오닉5(사진=현대차) © 팝콘뉴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 현대차가 23일 신형 전기차 아이오닉 5를 전세계 최초공개했다.

아이오닉 5가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탑재한 첫 모델이면서 현대차의 미래차 전략의 분기점인 만큼, 현대차를 포함한 업계 내외의 이목이 모인다.

업계는 신차가 경쟁력 확보의 관건으로 언급됐던 '가성비'를 잡았고, 자체 플랫폼 적용으로 사양 역시 진화한 만큼 유인책은 충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수요에 비해 부족한 공급물량, 코나 전기차 화재 이슈 등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남았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겉은 '소형' 실내는 '중형'... "가성비 '갑'"


이날 공개된 아이오닉 5는 CUV 차량으로,편편한 자체 전기차 플랫폼을 적용한 만큼, 바닥이 편편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전동 슬라이딩 시트를 탑재해, 1열과 2열의 이동이 편이하도록 했다. 공간을 '실내 공간'처럼 넓게 쓸 수 있을 뿐 아니라, 하차 시 불편도 줄였다.

실제로 차량의 축간 거리는 동급 최장인 3,000mm 수준이다.기존 엔진룸 자리는 추가 트렁크로 구성해, 적재 공간도 넓혔다.

기존 모델보다 최대 주행가능 거리가 증가한 점도 눈에 띈다.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가능 거리는 장거리 모델의 경우 후륜 구동 모델을 기준으로 410~430km 수준이다.

350kW급 초급속 충전기를 사용할 시 18분 이내 배터리 용량의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또, 5분 충전으로 최대 100km 주행이 가능하다.

또한, 사륜구동 모델의 경우, 모터와 구동축을 주행상황에 따라 분리하거나 연결할 수 있게끔 디스커넥터 구동 시스템(DAS)를 탑재해 상황에 따라 후륜과 사륜을 오갈 수 있게끔 한 점도 특징이다.

자율주행 기능도 한 단계 성장했다.

현대차는 이번 차량에 자동 차선변경, 코너 진입 시 감속, 능동 충돌 방지 등으로 기능하는 자율주행 기술을 더했다. 대각선 주차와 평행 주차 모두에서 기능이 발현하는 것도 특징이다.

또한, 차량 바깥에 카메라를 비치하고 운행 상황을 촬영, 차량 안의 모니터로 확인할 수 있게끔 하는 '디지털 사이드 미러'도 적용해, 운전 시 사각지대 제거에 주목했다는 설명이다.


가격 경쟁력 높여 고객 유인 '확보'


특히, 공격적인 가격 정책이 눈에 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를 72.6kWh 배터리가 탑재된 장거리 모델과 58.0kWh 배터리가 탑재된 스탠더드 두 가지 모델로 판매할 방침으로,오는 25일부터 장거리(롱레인지) 모델 2개 트림에 대해 먼저 사전예약을 시행한다.

출고가는 각각 5,000만 원 대 초반(익스클루시브, 후륜구동)과 5,000만 원 대 후반(프레스티지, 사륜구동)이다. 구체적인 가격은 차후 다시 공개된다.

개별소비세 혜택 및 정책 및 시책 보조금을 합하면 두 모델의 최종 판매가는 3,000만 원 대일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가 모델Y 스탠더드 모델을 22일 돌연 판매 중단하면서, 내수 경쟁 신차가 된 모델Y 장거리 모델보다 약 2,000만 원가량 가격 경쟁력을 갖춘 셈이다.

테슬라 롱레인지 모델의 출고가는 6,999만 원으로, 정부 보조금의 50%만이 적용된다.

한편, 현대차 아이오닉 5는 4월 후륜구동 장거리 모델 출고를 시작으로, 5월 사륜구동 장거리 모델 고객 인도에 나설 계획이다.

택시회사 등 법인과 개인에 동시 판매되는 스탠더드 모델은 올해 6월부터 고객에 인도될 방침이다.

2021년 아이오닉 5는 국내 2만6500대를 목표로 판매되며, 해외 시장을 합해 총 7만 대를 판매하는 것이 목표다.

업계는 제품의 완성도나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고객 유인의 가능성은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자동차학과)는 "아이오닉 5는 CUV로 소형차지만, 실내 공간이 중형차로 느낄 수 있을 만큼 넓다. 가격 면에서도 소비자가 '가성비'를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아이오닉 5 출시로, 전기차가 세컨카가 아니라 퍼스크카로도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내년에도 배터리 물량 확보 '미지수'... 화재 이슈도 남아


다만, 수요에 비해 부족한 공급은 아직 숙제로 남아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배터리 공급이 수요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만큼, 배터리 확보가 아이오닉 5에도 과제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 전기차 판매량은 324만 대로 집계됐다. 업계는 올해 전기차 수요가 460만 대~500만 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전기차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데 반해, 현재 배터리사가 해당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최악의 경우, 일시적으로라도 올해 글로벌 완성차에 닥친 '반도체 대란'과 같은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지금 생산되는 배터리 양 자체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테슬라의 자체 배터리 생산 고민도 이같은 이유"라며 "글로벌 제조사 중 자체적인 배터리 사를 확보하려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배터리 물량 부족이 전 세계적으로 일시적으로 일어난다는 건 예상됐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동화를 완료한 부품사가 많지 않은 만큼, 파워트레인 등 관련 부품 공급에 있어서도 선택지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도 우려 지점이다.

이에 현대차는 부품생산 협력사의 전동화 지원에 나서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기차 파워트레인 부품 생산 협력사를 기존 현대모비스에서 세방전지로 확대한다.

현재 현대차는 E-GMP 탑재 전기차의 파워트레인 부품 생산 모두를 1차 협력사이자 자회사인 현대모비스에 할당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확실히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복수의 배터리팩 업체나 모듈 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현대모비스는 울산, 대구 공장에서 E-GMP 탑재 전기차 관련 파워트레인 생산을 시행하고 있으며, 경기도 평택에 포승공장을 추가로 짓는 등 부품 공급력 확대에 주목하고 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코나 전기차 화재' 사고도 우려점으로 꼽힌다.

화재 사고가 빠르게 털어야할 악재인 만큼, 당초 업계는 현대차가 아이오닉 5 공개 전 리콜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는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리콜 비용 분배에 있어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양사는 국토부 조사 결과 발표 이후 책임을 명백히 나눠 리콜에 들어간다는 공식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다만, 업계는 국토부 조사 결과 발표 일정이 부정확한 만큼, 빠르게 소비자의 전기차 화재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빠르게 해당 문제를 털지 않으면, 아이오닉 5의 이미지까지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조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진척은 돼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조사가 완료된 상황은 아니다. 조사가 언제 완료될지는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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