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수제맥주시장 커졌지만...'소규모 업체'는 고사 위기

"일시적 온라인 판매 허용해야' vs "형평성 논란 우려, 사회적 공감대가 우선"

편슬기 기자 | 기사입력 2021/02/08 [16:12]

수제맥주시장 커졌지만...'소규모 업체'는 고사 위기

"일시적 온라인 판매 허용해야' vs "형평성 논란 우려, 사회적 공감대가 우선"

편슬기 기자 | 입력 : 2021/02/08 [16:12]

▲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수제 맥주 전문점(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팝콘뉴스=편슬기 기자) 지난해 수제맥주 시장 규모가 전년도보다 크게 증가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악재에도 집에서 즐기는 홈술 문화가 자리잡으며 수제맥주 시장은 오히려 커졌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시장이 커지는 상황에도 소규모 영세업체는 코로나19로 인해 적지 않은 피해를 입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 수제 맥주 시장 2019년 170억 원, 2020년 380억 원 규모 커져

 

지난 2018년 633억 규모였던 수제맥주 시장은 지난 2019년 약 800억 원으로 26%가량 성장했다.

 

2019년 주류와 관련된 법률 개정으로 수제 맥주에 붙은 세금이 줄면서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고 아울러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통해 판매할 수 있게 되면서 시장이 커진 것이다.

 

2019년도에 이어 2020년 역시 수제 맥주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2020년도 국내 수제 맥주 시장의 규모는 1,180억 원으로 추산되는데,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전년도보다 48% 가까이 성장했다.

 

한국수제맥주협회 관계자는 "일부 업체가 대형마트와 편의점에 자사 수제 맥주 납품을 시작하고, 코로나19로 홈술족(Home+술, 집에서 마시는 술)이 증가하며 시장 규모가 더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같은 시장 규모 확대가 모든 업체가 아닌 일부 업체만의 잔치라는 지적도 있다. 전체 150여 개 업체 가운데 대형마트나 편의점에 납품을 하는 몇몇 업체들만 호황이라는 것이다.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 수제 맥주를 판매하려면 12만 리터 이상의 수제 맥주 제조 시설을 갖춰야 한다. 여기에 병이나 캔 등의 형태로 제작하기 위한 비용도 업체가 부담해야 한다.

 

이렇다보니 대부분의 수제 맥주 업체는 매장을 운영하며 직접 판매하거나 일부 펍(Pub)에 케그(Keg, 알루미늄 맥주통) 단위로 공급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대형마트나 편의점에 수제 맥주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20곳 정도로 13%에 그쳤는데, 이들 업체가 시장 전체 매출의 60%를 점유하고 있고 나머지 소규모 업체 130여 곳(87%)이 4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시장규모를 기준으로 대형업체 한 곳이 평균 35억 원 넘게 차지하고 있다면, 영세업체는 10분의 1수준인 평균 3억 원에 그친 셈이다.

 

코로나19로 대형마트나 편의점을 통한 수제 맥주 판매가 늘면서 대형업체 몸집을 키운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와 운영시간 제한 등의 규제로 자체 매장은 물론 주요 거래처였던 펍 등 술집마저 영업을 못하게 되면서 소규모 업체는 말 그대로 '고사 직전'이란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다.

 

서울 시내에서 수제 맥주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 씨는 "수제 맥주는 식당이 아닌 주로 2차로 방문하는 곳인 펍 매장에 납품을 하는데 해당 매장 운영이 전부 중단되면서 납품도 함께 모두 멈춰진 상황이다"라며 소규모 수제 맥주가 처한 상황을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씨는 "한달에 전기세, 수도세, 인건비, 임대료 등 5천만 원의 손해를 보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국수제맥주협회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 대해 "영세 업체의 폐업과 규모 축소가 이뤄지고 납품 업체의 규모는 반대로 커지는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협회 회원사 40여 개 업체 가운데 대형 업체 10여 곳을 제외한 23곳이 유급이나 무급 휴가 및 구조 조정을 진행하고 있고 24곳은 부가세나 주세 등 세금 유예 신청을 한 상태"라며 영세 업체가 겪는 어려움을 설명했다.

 

■ "온라인 판매 허용으로 영세 업체 활로 마련해야"…현실적으로는 '어려워'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제 맥주 업체는 영세 업체에 한해서 온라인을 통한 수제 맥주 판매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수제맥주협회는 지난 8일 "생사기로에 내몰린 소규모 맥주 제조자들의 생존권과 산업 보호를 위해 수제 맥주의 온라인 판매 허용을 부탁드린다"고 정부에 관련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협회는 "수제 맥주의 온라인 판매를 통해 소비자들은 제품 선택의 폭을 넓히고 업체는 수익 창출의 또 다른 판로를 확보할 수 있어 시장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제 맥주 업체의 요구가 당장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현재 국내에서는 국가무형문화재, 시도무형문화재 보유자가 제조한 주류와 식품명인이 제조한 주류, 양조장소재지 관할 자치도 혹은 자치구에서 생산된 농산물로 만든 주류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제조면허 추천을 받은 술 이외에는 주류의 온라인 판매는 모두 금지돼 있다.

 

건전한 술 문화 조성, 과도한 음주로 국민 건강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점, 청소년의 주류 구매 등을 방지하기 위해 현행법 상 전통주나 농가 소득 보존을 위한 일부 술을 제외하면 주류의 온라인 판매는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현실적인 문제로 수입 맥주에 대해 일부 온라인 판매 허용 요구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수제 맥주의 온라인 판매는 현재로선 좀 어려운 문제다. 타 주류 형평성 문제로 불거질 수 있는 소지도 있으므로 관계부처에서 크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제 맥주 온라인 판매가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국세청 관계자 역시 "수제 맥주의 온라인 판매에 대해 긍정, 부정의 입장을 명확히 하기보다는 관계부처가 의논을 거치며 서로 의견을 절충해가며 올바른 대안을 제시하는 게 우선"이라며 "시민단체 등 의견도 반영해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향후 판매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현 상황을 반영한 당장의 변화는 없을 것이란 뜻이다.

 

한편 영국과 미국, 일본에서는 수제 맥주를 온라인으로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을 다달이 배송 받을 수 있는 구독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수제맥주, 온라인판매, 주류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