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모터스, KR 모터스 새 전략 '전동화' 발표... "진짜 전장은 '충전스테이션'될 것"

▲ 올해 4월 출시 예정된 DNA 모터스 EM-1S(왼쪽)과 전용 충전 시스템. 지난해 배터리 박람회 인터배터리에서 공개됐다 © 팝콘뉴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 전동화 바람이 오토바이 업계에도 불고 있다.

혼다(일본), NIU(중국) 등 해외 브랜드뿐 아니라, DNA모터스(구 대림 오토바이), KR모터스 등 국내 업계도 전동화 모델 개발 및 유통으로 전략을 다시한번 다잡고 있다.

또한, 충전소 등 인프라 확대를 두고서도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충전 시스템 표준화가 국내 아직 이뤄지지 않은 만큼, 되려 인프라를 두고 각축전이 더 격렬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국내 환경·산업 당국도 전기 이륜차 확대를 목표로 민간의 제품 및 인프라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어, 업계는 올해 전기 이륜차 시장의 규모가 지난해에 이어 대폭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시 한번' KR모터스, '시동 거는' DNA모터스


최근 내수 국내산 오토바이 시장을 양분하는 DNA모터스와 KR모터스는 공통적으로 '전기 오토바이로의 전환'을 새해 전략으로 내세웠다.

DNA모터스가 현재 국내 시장에 유통 중인 전기 이륜차는 재피 모델과 EM-1 등 3종이다. 지난해 재피 모델은 약 2,824대, EM-1 모델은 524대 판매되며, 전기 이륜차로 약 3,400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올해는 내년 4월 출시될 신차 '뉴재피'와 'EM-1S' 등 신차를 통해 지난해보다 더 높은 보급률을 기록하겠다는 목표다.

홍성관 DNA모터스 대표이사는 최근 진행된 사명 변경 발표를 통해 "전기이륜차에 대한 정부보조금에 따른 교체 수요와 신규 수요를 적극 공략해 전기차 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을 40% 이상으로 잡겠다"고 밝힌 바 있다.

KR모터스 역시 2021년 전기 이륜차 시장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KR모터스는 지난 2018년 전기 이륜차 '아이탱고'를 수입 및 유통하며 전기 이륜차 시장에 나섰으나, 보조금 및 인프라 부족으로 미진한 성적을 거두는 데 그쳤다.

KR모터스 관계자는 "당시에는 보조금 정책도 확립되기 전이라, 관공서 위주로 납품하는 정도 밖에 길이 없었다. 소비자 부담금이 컸기 때문에, 소비자에 직접 판매가 어려웠다"며 "현재는 전기차 시장이 계속 넓어지고 있고, 증가추세"라며 기대의 목소리를 냈다.

KR모터는 이르면 올해 3월 전기 스쿠터 신차 출시를 시작으로 전기 이륜차 라인업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업계 "진짜 각축장은 '충전스테이션'될 것"


업계는 적극적인 신차 공개와 동시에 '충전 스테이션' 등 자체 충전 시스템 시장을 누가 먼저 선점하는지가 전동화 전략 성패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외 전기 이륜차 시장은 최근 충전 편의를 높이기 위해 '탈착형'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 이륜차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내장형 배터리도 일정 과정을 거치면 분리해, 집 등에서 충전이 가능하지만, 운행 중간 방전 시 대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특히, 오토바이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배달 오토바이 수요'가 장시간 운행이 필수적인 까닭에 이같은 단점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고 있어, 전기 오토바이 대중화를 위해 외부 충전 시스템이 필수적이라고 업계는 지적한 바 있다.

DNA모터스가 내년 출시하는 모델 2종도 탈착형 배터리가 적용된다.

산업부, 환경 당국 등은 이같은 상황에 대응해, '충전 스테이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사업은 DNA모터스가 별도의 충전 전문 업체와 함께 진행한다. 올해 상반기 30대의 충전 스테이션을 전국 설치해 실증사업을 벌이고, 향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KR모터스 역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밝히지 않았지만, 자체 충전 스테이션 설치에 나설 것이라고 언질했다.

특히, 아직 국내 충전 '표준'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인 만큼 업계는 '진짜 전장은 충전스테이션이 될 것'이라는 의견에 목소리 모으고 있다. 현재 각 오토바이는 배터리팩 크기, 충전 단자 등이 통일되지 않아, 각사가 만드는 충전 스테이션에는 각사의 오토바이만이 호응되는 상황이다.

'표준'을 정하는 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일단 '물량 확보'와 잇따른 '오토바이 수요' 확보가 필요하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 충전 인프라를)더 확보한 만큼, 해당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편의도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당국은 기존 이륜차 보조금뿐 아니라, '충전 스테이션' 보조금을 추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충전스테이션 경쟁은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DNA모터스 등 기존 오토바이 업계뿐 아니라, 배터리, 배터리 저장, 전기 파워트레인 등 모빌리티 역량을 키워왔던 기업들이 오토바이 업계에 새롭게 진입하면서, MBI 기어 등 신생 오토바이 기업들 역시 스테이션 확대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도 경쟁 격화에 역할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실증사업 등으로 확보된 인프라는 대만의 '고고로' 충전 스테이션 방식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 배터리 없는 차량을 구매하고 일정 구독료를 내면 각 스테이션에서 미리 충전된 배터리로 방전 배터리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주유'하게 되는 식이다.

업계는 이를 통해 충전 시간을 내연기관 주유 시간보다 짧은 1~2분 수준으로 줄여 현재 B2G, B2B에 집중돼 있는 오토바이 수요를 개인고객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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