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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무브공작소, 고장난 장난감 재활용해 '새 주인' 품으로

폐플라스틱 재활용으로 환경보호와 아동복지 함께 실천

편슬기 기자 | 기사입력 2021/01/25 [10:30]

그린무브공작소, 고장난 장난감 재활용해 '새 주인' 품으로

폐플라스틱 재활용으로 환경보호와 아동복지 함께 실천

편슬기 기자 | 입력 : 2021/01/25 [10:30]

(팝콘뉴스=편슬기 기자) "모든 장난감들이 겪는 가장 슬픈 일은 무엇일까? 바로 주인이 성장해 더 이상 자신들과 놀아주지 않는 것이다."

 

디즈니의 유명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 3'의 소개 글이다.

 

주인공인 앤디가 대학생이 되며 어릴 적부터 가지고 놀던 장난감과의 이별을 고하게 된다는 내용인데, 작중 장난감 친구들은 옆집에 사는 어린아이 보니에게 맡겨져 새로운 주인을 만나게 되며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그렇다면 새 주인을 만나지 못했거나, 망가져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된 장난감들은 어디로 가게 될까?

 


재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폐장난감


▲ 그린무브공작소의 김한솔 사원(좌), 이채진 대표(중), 최민호 팀장(우)이 말끔하게 수리된 장난감을 들고 있다(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연간 800만 톤. 이중 장난감이 차지하는 비율은 30% 정도로 240만 톤에 달한다.

 

어린이용 장난감들은 대부분 재활용을 염두에 두지 않고 만들어 수명이 짧고, 한 번 고장 나면 고칠 곳도 마땅치 않다.

 

사이렌 소리를 내지 못하는 소방차 장난감, 더는 춤을 추지 않는 발레리나 인형과 더러워진 라이언 인형은 이전처럼 주인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결국 쓰레기통으로 직행한다. 대부분의 폐장난감들은 쓰레기 매립장에 매립돼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

 

그린무브공작소(대표 이채진)는 이렇게 버려지는 장난감을 회수해 고장 난 곳을 수리하고 깨끗이 소독해 아동복지센터 등에 기부 또는 재판매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그린무브공작소는 사회적협동기업으로 현대차그룹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지난해 7월 설립된 비영리단체다.

 

이곳의 대표를 맡은 이채진 대표는 본래 고장 난 장난감을 기부받아 수리와 소독 과정을 거쳐 취약계층 아동들에게 기부하는 사회적기업인 '코끼리 공장'을 2014년부터 울산 지역을 거점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코끼리 공장'은 고장 난 장난감이 많이 발생하고 있으나, 수리받을 수 없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꾸린 '장난감 수리단'이라는 자원봉사와 함께 시작됐다. 점점 이름이 알려지며 봉사활동을 하러 오는 이도 늘어나고 기부되는 장난감의 양도 많아지면서 점차 사업을 확장했다. 

 

이후 현대자동차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코끼리 공장'에 주목, 환경보호를 위한 사업을 제안 해온 것이다.

 

이 과정에서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폐플라스틱 감소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철저하게 검증을 거쳤고 최종적으로 환경보호 및 아동 복지에 도움이 되겠다는 판단이 내려지며 '그린무브공작소'의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

 


"아이들 정서 및 뇌 발달 단계에 장난감 역할 중요"


▲ 그린무브공작소의 이채진 대표(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이채진 대표는 유아교육학과 석사과정을 마치고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교육전문가다. 장난감이 아이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잘 알고 있기에, 소외계층 아동을 향한 관심을 촉구했다.

 

이채진 대표는 "장난감이 아이들의 발달단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 만큼 연령대에 맞는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7세 미만의 아이들이 다양한 장난감을 갖고 놀면서 필요한 발달 자극을 얻게 되는데, 그걸 소득 격차로 인해 포기하게 되는 상황만큼은 없도록 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 대표는 "부모의 경제적 여유에 따라 아이가 가지고 노는 장난감의 수준도 달라진다. 심지어 유치원에 새로운 장난감을 사서 아이 손에 들려 보내는 부모도 있을 정돈데 이 과정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아이들이 생겨난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엔 장난감을 갖고 놀지 못하는 아이들이 없게끔 하자는, 그런 감정(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게끔 하자는 생각에서 사업에 뛰어들었다”며 사업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사업을 지속하며 이채진 대표는 생각보다 버려지는 플라스틱 폐장난감들이 많다는 것을 체감했다. 폐장난감이 환경오염에 미치는 영향을 자세하게 들여다보게 됐다.

 

이렇게 폐장난감들이 많이 버려지게 된 배경에 대해 이채진 대표는 '공동체의 붕괴'가 있음을 지적했다.

 

이전에는 서로의 집을 오고 가며 필요한 것을 나누고 빌려주며 이웃 간의 정을 나눴다. 장난감도 그중 하나였다. 아이의 성장에 따라 사용하지 않게 된 장난감을 필요한 집에 물려주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그러나 외동 내지는 두 아이를 키우는 소규모 형태의 가족이 많아지며 이웃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

 

나눠주고 빌려주는 문화도 사라지면서 개인이 사용하는 장난감은 많아지고 버려지는 장난감도 많아졌다. 이 과정에서 장난감 쓰레기 배출이 가속화됐다는 게 이 대표의 주장이다.

 


고칠 수 없는 장난감, 분해ㆍ파쇄해 새 부품으로


▲ 고장난 장난감의 수리를 담당하고 있는 최민호 팀장(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부품이 없거나 다른 이유 등으로 수리할 수 없는 장난감의 경우 일일이 분해한 뒤 나사와 스프링 같이 재활용이 가능한 부분을 제외하고 부품별로 구분해 파쇄 과정을 거친다. 잘게 부서진 폐플라스틱들은 고온에 녹여 필요한 곳에 쓰인다.

 

녹인 폐플라스틱에는 특수성분을 섞어 '절연', '방염' 등의 성질을 갖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다시 태어난다.

 

이런 특성을 가진 플라스틱은 에어컨, 컴퓨터 등 전자제품 내부 부품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쓸모없는 폐플라스틱을 재사용 가능하게 되며 '선순환'을 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 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만드는 기술화 과정 중에 있는데 그린무브공작소는 기술을 상용화해 상반기 안에 판매 가능한 제품을 만들 계획이다.

 

그린무브공작소가 비영리단체인 만큼 활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자금'적인 부분이다. 현대자동차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지원을 받긴 하지만 차후에는 장난감 재판매 및 기술 개발을 통해 상품화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판매해 지속적인 자금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공간 확보의 어려움도 있다. 장난감을 수거해 작업 전까지 보관해야 하는 부지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현재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70평 규모에 전국으로부터 날아드는 기부 장난감을 보관하고 있는데 후에 더 큰 곳으로 이전이 필요할 것 같다는 게 이 대표의 의견이다.

 

최근 1년 사이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크게 줄어들었고 위생상의 문제로 일회용품의 사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로 인해 이채진 대표는 플라스틱 재활용을 통한 환경보호와 아동들의 올바른 발달을 위한 장난감 기부에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모습이다.

 

그린무브공작소가 개소 후 6개월 동안 전국에서 수거한 장난감의 무게만 8톤, 기부한 장난감만 1,194개에 달한다. 6만여 개에 달하는 전국 아동복지센터, 보육단체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장난감 수거 및 기부 협약을 맺고 앞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이채진 대표는 "아이를 키우는 가정과 전국 아동복지센터에서 '장난감' 하면 '그린무브공작소'를 자연스럽게 먼저 떠올리게 됐으면 좋겠다"며 "그린무브공작소에서 장난감이 좋은 곳에 다시 쓰인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차후에는 온라인 플랫폼을 오픈해 많은 가정이 장난감을 가지고 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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