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뉴스=김현지 자유기고가)

우엉의 찬 성질 불필요한 열 내려
몸 가볍게 만드는 작용 해

궁합이란 '오행(五行)에 맞춘 상생(相生)과 상극(相剋)을 보아 길흉을 점치는 방법', 즉 서로 다른 둘이 모였을 때 잘 화합할 수 있는가를 가름해 보는 것이다.

이런 궁합은 비단 '사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흔히 사용하는 '음식궁합'이라는 말은 음식 속에도 오묘한 이치가 담겨 있음을 말해 준다. 함께 먹어 득(得)이 되고 또 함께 먹어 실(失)이 되는 음식궁합, 그 지혜를 알아보자. 도움말/ 김종덕 사당한의원 원장

우엉의 찬 성질이 인체의 불필요한 열기를 내려 몸을 가볍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

우리가 흔히 김밥 속에서 보게 되는 우엉. 연근과 함께 대표적인 뿌리채소인 우엉은 왜 김밥 속에 들어있을까? 이런 궁금증을 가져보았다면 당신은 음식궁합의 고수가 될 자질이 충분하다.

우엉과 김밥의 만남은 우엉의 찬 성질에서 기인한다. 지금이야 김밥전문점이나 일반 분식점에서 어느 때고 김밥을 먹을 수 있지만, 과거에는 소풍이나 등산 등 야외활동 시에만 주로 김밥을 먹었다.

야외활동을 위해서는 몸이 가볍고 힘이 날수록 좋은데, 우엉의 찬 성질이 인체의 불필요한 열기를 내려 몸을 가볍게 만드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성질을 이용해 열로 인해 편도가 붓고 두통이 있을 때, 수험생들이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신경성 생리불순과 변비가 있을 때 우엉을 약으로 쓰기도 한다.

허준의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우엉 뿌리는 중풍, 종기 등에 사용하고 씨앗은 우방자 또는 악실이라고 하여 해독, 이뇨제 등으로 사용한다'고 씌어 있으며,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식이요법서 <식료찬요(食療纂要)>에는 '중풍환자가 우엉수제비를 먹고 답답한 증상이 호전됐다'는 기록이 있다.

영양학적으로는 영양소 및 비타민류는 적으나 칼륨, 마그네슘, 아연, 구리와 같은 미네랄이 풍부하고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있어 변비와 다이어트, 동맥경화에 좋다. 또 우엉 특유의 씹는 맛을 내는 이눌린이라는 다당분은 간의 독소를 제거해 피를 맑게 하고 신장기능을 높여 당뇨와 신장병에도 효과가 있다.

그러나 우엉은 약효성분에 비해 영양성분 함량이 적기 때문에 영양가가 많은 식품과 함께 먹고, 영양흡수가 떨어지는 식품과는 함께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우엉과 어울리지 않는 식품은 무엇일까? 그 대표라 할 수 있는 것은 바지락이다.

우엉과 바지락의 잘못된 만남

바지락은 철분과 아연,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 노약자나 어린이, 임산부에게 영양식으로 권할만한 좋은 식품이다. 담즙 분비를 촉진시키고 간장 기능을 활발하게 하는 작용도 있다. 또 껍질이 칼슘 자체여서 가루로 내 달여 마시면 몸이 허약한 사람에게 효과가 있다.

그러나 바지락은 우엉과는 함께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우엉과 바지락 모두 그 성분이 차기 때문에 평소 속이 냉한 사람이나 설사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는 해가 되기 때문이다. 또 우엉 속 풍부한 식이섬유가 바지락 철분의 체내 흡수를 저해하기 때문에 두 가지 식품이 만나면 오히려 영양성분의 합이 줄어들게 된다. 이런 이유로 우엉은 바지락과는 함께 먹지 않는 것이 이득이다.

찰떡궁합, 우엉과 표고버섯

약효성분이 뛰어난 우엉. 짭조름한 밑반찬으로만 먹을 것이 아니라 더위에 지친 몸을 위해 맛과 영양이 가득한 음식을 만들어 보자.

우엉의 차가운 성질을 어느 정도 중화시키고 영양성분을 보완해줄 수 있는 것으로는 영양가가 풍부한 표고버섯이 있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 의하면 표고버섯은 '맛이 달고 성질은 온순하며 독이 없다'고 한다.

저칼로리식품인 표고버섯은 영양학적으로 단백질, 지질, 탄수화물, 회분, 칼슘, 인, 철, 나트륨, 비타민B1, B2 등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콜레스테롤의 체내흡수를 억제하여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혈압을 떨어뜨려 고혈압과 동맥경화증 등을 예방한다.

비타민B와 D가 들어 있어 빈혈치료 및 구루병에 효과가 있으며, 색소성분인 멜라닌은 뇌 중심부에 작용해 자율신경을 안정시켜 준다. 또한 헤미셀루로즈라는 섬유소가 위와 소장의 기능을 정상화시켜 비만증, 당뇨병, 심장병, 간장 질환 등에 효과를 나타낸다.

표고버섯 외에도 영양가 높은 깨 등이 우엉과 함께 먹으면 득이 되는 식품이다. 약효성분이 뛰어난 우엉. 짭조름한 밑반찬으로만 먹을 것이 아니라 더위에 지친 몸을 위해 맛과 영양까지 생각한 색다른 요리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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