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다우니 "생분해성 원료, 문제 없다" vs 환경단체 "엄연한 생활화학물질"

▲ 마트 섬유유연제 코너에 진열돼 있는 한국피앤지의 다우니 제품(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팝콘뉴스=편슬기 기자) 국내 섬유유연제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피앤지의 다우니가 잦은 굳음 현상으로 인해 제품 교환이나 환불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한국피앤지는 굳은 다우니 섬유유연제에 대해서는 무상으로 교환하거나 소비자가 원할 경우 환불 조치를 하고 있는데, 정작 사용할 수 없게된 섬유유연제 처리는 소비자에게 떠넘기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왜 유독 '다우니' 상품만 잘 굳을까?


▲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다우니 굳음 현상으로 교환 및 환불받았다는 내용의 게시글들이 검색되고 있다(사진=인터넷갈무리). © 팝콘뉴스

한국피앤지 측은다우니가 굳는 이유에 대해 보관 환경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영하 5도 이하거나 저온, 영상 30도 이상의 고온에 보관하면 굳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직사광선을 피해 실내에 보관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이와 함께 수질오염을 줄이기 위해 제품에 함유된 생분해성 원료 탓에 액체인 유연제가 시간이 지나면서 굳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생분해는 '세제나 비누 등 유기물질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현상'을 뜻한다.

보관을 잘못하거나 시간이 지나 굳은 섬유유연제에 대해서 한국피엔지는 폐기를 권하고 있다. 세탁기에 설치된 자동 유연제 투입구에 걸죽해진 유연제를 계속 사용하다보면, 세탁기로 투입되는 입구가 막혀 고장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국피엔지는 구입한 섬유유연제가 굳으면 사용하지 말고, 자사 소비자센터로 연락하면 제품 확인 뒤 무료로 교환 또는 환불을 해준다고 덧붙였다.

또 한번 굳은 섬유유연제는 제 기능을 할 수 없는만큼 사용하지 말고, 물에 섞어 폐기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용상 주의사항에 이런 내용이 담겨있을까?


▲ 다우니 사용상 주의사항을 표시해놓은 제품 뒷면(사진=피엔지 직영몰) ©팝콘뉴스

하지만 정작 한국피엔지 측은 이같은 내용을 소비자들이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제품을 통해서는 알리고 있지 않다.

사용상 주의사항에는 보관이 제대뤄 되지 않거나 시간이 오래 지나면 제품 자체가 굳어질 수 있다는 설명은 물론 굳어진 제품을 계속 사용할 경우에 대한 설명은 실려있지 않다.

다만, 겨울에는 실내에서 보관, 직사광성을 피해 보관이라는 설명만 있을 뿐 제품 변질 및 이로 인한 주의점은 찾아볼 수 없다.

이렇다 보니 걸죽해진 다우니 섬유유연제를 세탁기 유연제 자동투입구에 그대로 넣거나, 뜨거운 물에 녹여서 사용해도 괜찮은 것으로 잘못알고 있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실제 맘카페 등을 통해 '다우니가 굳음' 현상과 관련한 질문에는 뜨거운 물에 섞어서 사용한다는 답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또 굳은 유연제를 계속해서 사용했다가 낭패를 본 사례도 접할 수 있다.

서울 금천구에 사는 30대 주부 진모 씨는 자동 투입구에 걸죽해진 다우니를 넣고 사용하다가 투입구가 막혀 세탁기 제조사를 통해 수리 서비스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진 씨는 출장비와 수리비 등 3만 원을 지불했는데, 진씨는 "제품이 변하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려줄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세탁기 제조사 수리 기사를 통해 오히려 '굳은 유연제는 쓰면 세탁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라고 설명을 들었는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섬유유연제를 만든 회사가 이런 내용을 알려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굳은 다우니, 물에 섞어서 그냥 버려도 정말 괜찮은거야?'


이와 더불어 한국피엔지 측의 굳은 유연제 처리 방법에 대해 일부 소비자들은 의문을 던지기도 하는 상황이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김모 씨는 굳은 다우니 제품을 한국피엔지 고객센터를 통해 환불을 받았다. 집들이를 하면서 지인으로부터 1리터 용량의 다우니 6개를 세트로 선물받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가운데 4개가 굳어져서 사용할 수 없게됐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굳은 섬유유연제 사용 방법'을 찾던 김 씨는 다른 누리꾼들이 남긴 글들을 보고 고객센터에 연락해 정해진 절차를 거쳐 개당 약 5천 원씩 2만 원을 환불받았다.

김 씨는 "환불과정에서 번거로움은 없었는데, 못쓰게 된 제품은 그냥 버리면 된다고 고객센터에서 말했는데, 정말 괜찮은지 사실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한국피앤지의 유연제 폐기 방식에 대해 국내 한 대학에서 환경공학 전공을 가르치는 교수는"생분해성이라는 것은 미생물에 의해 분해될 수 있는 성질이라는 건데 일정량, 일정 수치까지는 분해가 되지만 처리할 수 있는 한계치를 초과하면 분해를 못 한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교수는 또"섬유유연제는 생활화학제품으로 화학제품의 일종이기 때문에 독성을 포함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 생분해성이라도 하수구를 통해 방류되는 양이 많으면 오염이 반드시 일어날 수밖에 없다"라고 경고했다.

이렇다 보니 환경운동 단체에서는 못쓰게 된 섬유유연제 처리는 제조사가 직접 수거해 처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미란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국장은 "한국피앤지 측은 폐기물의 처리를 소비자에게 떠맡기고 있다. 아무리 생분해성으로 만들어졌다고는 하지만, 섬유유연제는 엄연한 생활화학물질로 수질오염을 일으킬수 밖에 없는 물질"이라며 "폐기물 발생자 처리 원칙에 따라 자사 제품에 문제가 있다면 회사 차원에서 수거해서 보유한 시설 설비를 통해 정화 공정을 거쳐 처리하는게 당연한 것"이라며 개선을 촉구했다.

한국피앤지측은 이같은 문제에 대해"제품에 명시된 사용 및 보관법에 따라 사용 시 제품의 효과를 제공하도록 개발됐으며 제품이 장시간 동안 극심한 온도변화에 노출될 경우 제품의 점성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이는 제품의 생분해성 원료의 특성 중 하나로, 본 제품은 사용 후 자연정화로 성분이 분해된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이와 함께"제품을 계량 컵에 따라내어 쓸 수 있다면 성능은 그대로 유지되며 계속해서 사용해도 된다. 계량컵에 따라지지 않을 정도로 굳어지는 경우는 아주 드물게 발생하며,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제품은 물에 섞어서 폐기하는것이 가장 좋다"는 것이 본사의 공식적인 답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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