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용 연료전지가 아닌 차량용 수소전지 통해 발전하는 시스템 자체 개발

▲ 현대차가 한국동서발전, 덕양과 손 잡고 독자기술로 개발한 수소연료전지 발전 시스템 시범 운영에 착수한다(사진=현대차) © 팝콘뉴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 현대자동차가 차량용 수소연료전지로 발전소를 가동하는 자체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수소에너지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이를 통해 친환경 미래 에너지로 주목받는 수소산업을 선점한다는 의지이다.

20일 현대차는 한국동서발전, 덕양과 함께 독자기술로 개발한 수소연료전지 발전 설비 준공식을 개최하고 향후 2년간 해당 설비의 시범 운영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3사는 2019년 4월 '수소연료전지 발전 시범사업 양해각서'를 체결해, 울산 화력발전소 내 1MW 급 수소연료전지 발전 시스템 구축 및 시범사업 추진에 협의한 바 있다.

해당 설비는 '넥쏘'에 적용된 차량용 연료전지 모듈을 '발전용'으로 이식한 것이 특징이다. 다시말해, 별도의 발전용 연료전지 없이, 차량용 수소전지를 통해 발전소를 가동하는 발전 시스템을 자체 개발하는 시도인 셈이다.

'차량용' 연료전지를 발전소에 이식하는 아이디어를 실제 발전소에 적용한 것은 국내에서는 이번 사례가 처음이다. 현재까지 차량용(이동형) 연료전지와 발전용 연료전지는 수요처와 공급처가 서로 달라, 별도로 개발 및 보급이 진행돼 왔다.

현대차는 해당 발전 시설에 차량용 연료전지 기술이 적용됨에 따라, 차량용 연료전지를 여러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을 뿐 아니라, 실시간으로 전기 생산량을 빠르게 조절하는 기능이 추가, 효율적인 전력 공급도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빠르게 출력이 조절돼, 재생에너지가 가지는 전력수급 변동성의 문제를 보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국내 순수 독자 기술로 개발된 설비를 바탕으로 한다는 데서도 이번 설비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현대차는 짚었다.

2019년 기준, 국내 수소연료전지 발전 시설에서 생산하는 전기의 양은 408MW 수준이다.

올해 연료전지 발전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수소법) 제정 이후, 당국은 일정 면적 이상의 공공 소유 건물의 신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정하거나가정 및 건물용 연료전지 설치보조금을 지원하는 그린홈 지원사업을 진행하는 등수소연료전지 발 전기 보급 확대를 위한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들리는 한편, 일각에서는 '보급'의 확대 속도가 '생산 기술'의 성장 속도보다 빨라, 증가하는 공급을 해외 발전용 연료전지를 바탕으로 하는 설비로 감당해 생기는 부작용이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있어 왔다.

관계 3사는 이번 협력이 현대차 자체 기술인 '넥쏘' 탑재 차량용 연료전지 기술을 원천기술 삼아, 국내 발전사의 발전 설비 역량을 더하는 형태인 만큼, 수소연료전지 부품 국산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일준 한국동서발전 사장은 "이번 시범사업이 완료되면 국내 대용량 연료전지 시장에 국산 설비 도입이 확대되고, 수소연료전지 부품 국산화를 통해 수소경제가 보다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현대차 역시, 지난해 2025 전략을 공개하며 수소연료전지 브랜드 'HTWO'를 론칭, 수소연료전지 사업의 본격적인 다각화를 선포한 바 있어, 이번 사업으로 발전용 연료전지로의 사업 확대 역량 확보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영조 현대차 전략기술본부 사장은 "이번 사업은 협력관계 구축을 통해 발전사와 함께 필드에서 설비 운영에 대한 경험을 쌓는다는 점에서 매우 깊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성공적인 시범사업을 통해 상업화를 이뤄 연료전지를 타 산업에 확대 적용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한 수소 사업 확대에 힘쓰겠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현대차가 개발한 1MW급 수소연료전지 발전 시스템은 현재 500kW의 전력생산이 가능한 컨테이너 모듈 2대로 구성돼 있으며, 울산 지역의 석유화학 단지에서 생산된 부생수소를 수소 배관망을 통해 공급받게 된다.

연간 생산량은 약 8,000MWh로, 가정용 전기 월 사용량 300kWh 기준, 약 2,200세대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현대차는 향후 컨테이너 수를 확대해, 수십~수백MW로 공급량을 확장할 계획 역시 세우고 있다.

한편, 당국은 이같은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의 국산화를 지속 지원할 방침이다.

중기부는 지난해 11월 미래차 관련 브리핑을 통해 수소연료전지의 수출처를 해외 완성차사와 발전 사업자 등으로 수출처를 다변화하고 핵심소재 국산화율을 2025년 94%까지 제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2020년 기준, 핵심소재 국산화율은 70%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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