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시자 인터파크 '약쇄'...공룡 이베이코리아 '매각'...포털사 가세로 '지각변동' 예고

(팝콘뉴스=편슬기 기자)코로나19로 시기가 빨라진 감이 있지만 이전부터 쇼핑의 무대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분명하게 옮겨가고 있었다. 개인이 운영하는 쇼핑몰부터 오픈마켓, 이커머스 등 형태도 다양하게 분화됐다.

오늘날의 다양한 쇼핑몰은 가장 기본적인 온라인 쇼핑몰이었던 '오픈 마켓'의 등장을 시작으로 빠르게 발전해 왔다.

그리고 오픈마켓의 대표주자인 지마켓, 옥션, 인터파크가 선발주자로 나서며 온라인 쇼핑 시대의 문을 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2013년 20조 원 규모를 형성했던 전자상거래 시장은 지난해 160조 원으로 8배 증가했다. 인터파크, 옥션, 지마켓과 같은 1세대 온라인 쇼핑몰에 이어 쿠팡, 위메프, 티몬과 같은 소설켜머스의 등장으로 소비자의 소비 습관이 크게 달라지며, 시장 규모가 급성장 한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형태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의 등장은 치열한 경쟁으로 이어졌고, 그 결과 대한민국 전자상거래 시장을 연 인터파크는 후발주자에게 자리를 넘겨주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또,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공룡'으로 평가받는 옥션과 지마켓(이베이코리아)는 전체 매출의 10% 넘는 규모를 한국 시장에서 벌고 있지만, 매각을 공식화했다.

여기에 네이버와 다음 등 대형 포털이 전자상거래 시장에 직접 뛰어들면서 탄생 20여 년을 맞은 대한민국 전자상거래시장은 지각변동과 함께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하게 됐다.


온라인 쇼핑의 시작, 오픈마켓


▲ 국내 최초의 경매 사이트에서 오픈마켓 1인자로 변신한 옥션(사진=인터넷갈무리). ©팝콘뉴스

오픈마켓은 쇼핑몰을 운영하는 개인사업자가 거대 플랫폼에 입점해 상시 판매하는 온라인 마켓이다.

오프라인으로 따지면 백화점이나 아울렛, 지하상가 등 이미 장소가 마련된 공간에 사업자가 세를 내고 운영하는 매장을 생각하면 비슷하다.

오픈마켓은 여러 판매자가 모여 판매하는 온라인 장터로, 유통 업체가 물건을 사 마진을 받고 소비자에게 되파는 직매입 쇼핑몰과 달리 입점업체에게 수수료(중개료)와 광고비 등을 받아 수익을 낸다. 대표적으로 지마켓, 옥션, 인터파크, 네이버쇼핑 등이 존재한다.

국내 최초의 인터넷 쇼핑몰은 1996년에 문을 연 '인터파크'다. 인터넷 테마파크의 줄임말로, 1997년 회사를 설립하면서 국내 전자 상거래 시장을 선도했다.

인터파크의 성장세에 불을 댕긴 것은 2000년 사내 벤처로 태어난 자회사 구스닥이 2003년 말 G마켓으로 이름을 변경한 후 입점 업체의 상품 등록 수수료 면제, 쇼핑 블로그 개설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면서부터다.

여행상품 판매와 2002년 한일 월드컵 입장권 공식 판매 대행사 선정, 도서 및 화장품 무료 배송 등 공격적인 경영으로 고속 성장하기 시작했고 1990년대 말 불었던 인터넷 붐과 맞물려 코스닥 등록까지 하는 등 대표적인 인터넷 쇼핑몰로 자리잡았다.

G마켓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2005년경 전자상거래 시장 부문에서 2위인 인터파크에 이어 3위라는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성적을 거뒀다.

당시 1위를 차지하고 있던 오픈마켓 기업은 옥션으로 1998년 국내 최초의 인터넷 경매 사이트로 출발해 2001년 미국 기업인 이베이가 인수한 '이베이옥션'이었다.

이베이옥션은 2004년 고정가 판매 코너를 개설하며 일반 쇼핑몰과 같은 방식으로 제품 판매를 시작하며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다.

이미 경매 사이트로 전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었던 옥션은 단숨에 오픈마켓 시장 1위로 올라섰다.

2008년까지 오픈마켓 시장은 이베이의 옥션과 인터파크의 지마켓이 양강 체제를 구축하며 시장 점유율 87.2%를 차지하는 상황이 지속됐다.

이베이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2004년, 2005년 오픈마켓에 출사표를 던졌던 CJ홈쇼핑과 GS홈쇼핑은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2007년, 2008년 차례로 사업을 정리했다.

게다가 2009년 갑작스럽게 인터파크가 이베이 측에 지마켓 지분을 4,688억 원에 매각하면서 이베이가 한국의 오픈마켓 시장을 점령하는 시장 독과점 현상이 벌어졌다.

인터파크는 전자상거래 부문에서 상당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던 지마켓을 매각하자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하향세를 걷기 시작했다. 일찍이 국내 최초 오픈마켓으로 눈부신 성장세를 보였지만 캐쉬카우였던 G마켓의 매각이 지나치게 성급했고, 이로 인해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평이다.


1세대 오픈마켓, 인터파크‧옥션‧지마켓의 현재


▲ 이베이코리아가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이베이코리아). © 팝콘뉴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지난 5일까지 국내 브랜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파악한 브랜드 평판지수를 살펴보면 2021년 1월 기준 1위 쿠팡, 2위 옥션, 3위 11번가 순으로 분석됐다.

4위는 위메프, 5위는 지마켓, 6위는 티몬 7위는 인터파크 순이었다. 인터파크는 지마켓 매각 이후 문화 공연 및 여행 티켓과 도서, 판매를 위주로 하는 문화콘텐츠 영역 오픈마켓으로 자리잡았다.

다만 코로나19로 문화 및 여행 산업이 급속도로 얼어붙으며 인터파크도 매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쇼핑 사업부에서는 성장이 있긴 했다. 하지만 여행과 문화 산업 코로나19로 거의 멈추다시피 해 티켓 판매가 저조해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인터파크는 2021년 새해를 맞아 여행과 티켓은 코로나19가 가라앉을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며 쇼핑 부문의 경우 톡집사 등 AI 어드바이저 서비스 개발에 집중해 고객들의 쇼핑 환경을 한층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인터파크와 함께 1세대 오픈마켓을 이끌었던 옥션과 지마켓의 경우 아직도 건재한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반사이익을 보며 매출이 급증했는데, G마켓의 경우 건강 및 의료용품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9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렌탈 서비스는 258%, e쿠폰은 42% 등 인기 상품군 10개 품목의 판매량이 모두 성장했다. 옥션도 마찬가지다. 건강 및 의료용품 판매량이 167%, 배달음식이 107%, 렌탈 서비스가 89% 증가하는 등 인기 상품군 11개 품목의 판매량이 급증했다.

그러나 20일 갑작스럽게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베이는 한국사업에 대한 광범위한 전략적 대안을 평가 및 검토, 타진하는 절차를 개시했다며 사업의 미래 성장 기회를 창출하기 위한 선택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1세대 오픈마켓의 벽을 넘다, '소셜커머스'


▲ 옥션과 지마켓 양강 체제에서 살아남은 11번가(사진=인터넷갈무리). ©팝콘뉴스

언제까지고 승승장구할 것 같았던 오픈마켓 시장에 새로운 라이벌이 등장했다. SNS와 오픈마켓의 결합 형태인 '소셜커머스'다.

소셜커머스는 오픈마켓과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1세대 소셜커머스는 SNS를 통해 공동 구매자를 모으고, 대량 구매가 확정될 시 할인을 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세대 소셜커머스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는데 쿠팡, 위메프, 티몬 등 구매자 수와 상관없이 일정 기간 동안 할인된 가격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2세대 소셜커머스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쿠팡, 위메프 등의 2세대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오픈마켓 진출을 알리며 핫딜, 타임딜과 같은 기존 소셜커머스 혜택을 그대로 제공하면서 개인 사업자들의 입점을 통한 상시 제품 판매를 중개하는 플랫폼 사업자로 전환하거나 전환을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이 과정에서 1세대 오픈마켓은소셜커머스 강자 '쿠팡'에게1위 자리를 내어주게 됐다. 위메프와 티몬도 지마켓과 인터파크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하며 본격적인 세대 교체가 이뤄진 모습이다.

11번가의 이교택 매니저는 "이미 예전부터 이커머스의 최종형태가 오픈마켓이라는 형태로 종결되는 흐름을 보이면서 경계가 흐릿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라이브커머스의 경우 견제해야 할 대상이 아닌 소비자에게 상품을 어필할 수 있는 새로운 소통 창구의 하나"라고 말했다.

현재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이커머스 등 경계가 흐릿해지는 과정에서 이미 소비자들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또한 신세계 SSG 닷컴과 홈플러스 등 유통 대기업들이 오픈마켓 진출을 알리면서 한정된 파이 안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오픈마켓 2차 대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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