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에도 RV 바람... CUV, SUV 전기차 늘어날 것

▲ 내년 전기차 시장이 RV 차량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현대차 콘셉트카 45(사진=현대차) © 팝콘뉴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 전기차로도 '차박'하는 미래가 올까.

다수 완성차 브랜드가 내년을 전기차 원년으로 삼고 내연기관만큼 전기차 차량 라인업을 다변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특히, 올해 코로나19 확산을 전후해 '실내공간'의 기능을 겸하는 차량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SUV와 같은 RV(레저용 차량)의 흥행이 입증된 바, 전기차 시장에서도 RV를 필두로 시장 공략에 나서려는 브랜드들이 눈에 띈다.


E-GMP 도입한 현대·기아, '패밀리카' 표방 쌍용


현대차는 내년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을 정식 공개하고, 브랜드 첫 번째 전기차 '아이오닉5'를 출시할 예정이다.

아이오닉5는 콘셉트카45를 기반으로 한 준중형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로, 현대차 자체 플랫폼 E-GMP를 도입한 현대차 '포니쿠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차량이다.

쿠페를 바탕으로 제작한 만큼, 날렵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기존 내연기관차 플랫폼이 아니라 자체 전기차 플랫폼 E-GMP를 도입하면서 공간 활용도를 극적으로 높인 것 역시 특징이다.

복잡한 부품과 엔진을 빼내고 차량 바닥의 배터리시스템, 앞뒤 바퀴에 달린 전기모터 등으로 체계를 간소화해, 휠베이스(앞쪽 바퀴와 뒤쪽 바퀴 사이 거리)는 늘리고 차량 바닥은 걸리는 것 없이 평평하게 꾸몄다는 설명이다.

지난 201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콘셉트카45에서도 이런 특징이 드러난다. 바닥은 평평하게 구성됐고 휠베이스는 3000mm 수준이다.

▲ 콘셉트카 45 내부 사진(사진=현대차) © 팝콘뉴스

기아차의 전기차 프로젝트 CV의 첫 번째 모델 역시 내년 출시 예정이다.

디자인 및 구체적인 사양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다수 언론에 보도된 테스트카 스파이샷을 살펴보면, 외관은 기아차 콘셉트카 이매진 바이 기아와 퓨처론 두 모델이 결합한 형태의 크로스오버 차량으로 확인된다.

아이오닉5와 같이 플랫폼 E-GMP가 적용되기 때문에, 역시 휠베이스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보다 길다. 차량 내부는 역시 평평하다.

기아차는 내년 공개되는 CV 프로젝트 첫 번째 모델을 시작으로, 전기차 라인업을 늘려갈 방침이다. 지난 9월 기아차는 수원공장에서 2027년까지 CV 브랜드를 채워갈 총 7종의 전기차 라인업 스케치를 공개한 바 있다.

▲ 기아차 콘셉트카 '퓨처론'(사진=현대기아차) © 팝콘뉴스

특히, 현대기아차가 내년 출시 전기차부터 도입하는 E-GMP가 800V 수준의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를 탑재할 뿐 아니라, 차량 자체가 일종의 '배터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양방향 충전을 지원하는 만큼, '차박'에 특화된 전기차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800V 배터리는 자체 급속 충전기를 이용하면 10%에서 80%까지 18분 안에 충전이 가능하다.

쌍용자동차 역시 내년 초 준준형 SUV 전기차 '코란도 e-모션(프로젝트명 E100)'을 출시하며 전기차 시장에 나선다.

다만, 자체 플랫폼 도입 없이 기존 내연기관 코란도와 플랫폼을 공유하기 때문에 디자인 면에서 현대기아차만큼의 변화는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본격적인 패밀리카로 손색없는 거주공간과 활용성"을 가졌다고 쌍용차가 소개하고 나선 만큼, 내부 공간 활용도 측면에서는 여전히 기대할 부분이 있다는 평이다.


독일차도 전동화 본격화... 테슬라 모델 Y도 출격


내년 본격적인 '전동화'를 선언한 독일 완성차 브랜드들도 전기차 신차 라인업을 속속 발표하고 나섰다.

지난 11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디지털 간담회를 통해 2021년 아우디에서 CUV 전기차 e-트론 스포트백 55를 포함한 신차 17종을 국내 출시한다고 밝혔다.

e-트론 스포트백 55는 CUV로, 아우디 e-트론의 쿠페형 모델이다.

150kW급 충전으로 30분 내 80%까지 충전이 가능한 것이 특징으로, 전작 e-트론의 특징인 고출력, 자체 개발 배터리 등의 특징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2022년 자체 플랫폼 MEB를 탑재한 ID.4를 국내 출시하는 등 향후 3년간 전기차 모델 8종을 출시할 것으로 예고한 바 있다.

BMW는 올해 i3의 부진을 내년 출시 예정인 전기차 SUV iX 로 떨친다는 계획이다.

iX는 긴 휠베이스, 넓은 내부 공간 등이 특징으로, 200kW 고속 충전기로 충전했을 때 80% 충전까지 40분이 걸린다.

벤츠는 내년 한국시장에 출시할 계획을 분명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EQA, EQS 등 전기차를 세계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EQA는 SUV, EQS는 자체 플랫폼 MEA를 도입한 전기차 세단이다.

전기차 시장 강자인 테슬라의 신차 모델Y도 내년 국내 시장에 출격한다.

모델Y는 중형 SUV로, 3열 옵션으로 최대 성인 7명이 탑승 가능한 넉넉한 내부 공간이 특징이다. 트렁크 이지 액세스를 이용해 짐 적재도 편리하다.

자체 급속 충전기인 수퍼차저를 활용하면 15분 안에 270km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 테슬라 모델 Y 내부 사진(사진=테슬라 홈페이지 갈무리) © 팝콘뉴스

이같은 전기차 시장의 RV 트렌드는 한동안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배터리 성능 때문에 이제까지는 중형 미만으로 (전기차가) 적용됐지만, 지금은 배터리 기술이 발전하며 운신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고 향후 RV 형 전기차 시장의 확대를 전망했다.

한편,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전기차 인프라를 자체적으로 늘리려는 브랜드들의 노력도 잇닿고 있다.

아우디폭스바겐 코리아는 전국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에 아우디 전용 150kW 급속 충전기를 설치하고 나섰다. 2021년까지 400여 대의 전용 충전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테슬라 역시 급속 충전기 슈퍼차저를 국내 확대하고 있다. 2020년 7월 기준 전국 수퍼차저는 32개소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출시되는 차량에 800V 고전압 충전 시스템이 적용되는 만큼, 국토부와 함께 350kW 급 초급속 충전기 하이차저를 주요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확대 설치한다. 내년 70기 이상을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저작권자 © 팝콘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