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청소년 대상 사이버 폭력 예방 포럼 개최...향후 10년간 300만 명 교육 진행 목표

▲ 삼성과 푸른나무재단이 27일 '청소년 사이버 폭력 예방 푸른코끼리 포럼'을 개최했다 (사진-삼성전자) © 팝콘뉴스


(팝콘뉴스=배태호 기자) 지난 10월 8일 서울 소대 한 여대에 재학중이던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A씨는 심리적인 위안을 얻기 위해 지난해부터 한 인터넷 게시판에 자신의 심경을 표현한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A씨 글을 본 일부 누리꾼이 A씨 바람과는 다르게 '티 내지 말고 조용히 죽어'라고 말하는 등 악성 댓글을 달았다.

생변부지의 누리꾼들 악성으로 인해 A씨 우울증 증세는 한층 심해졌고, 결국 A씨는 안타까운 선택을 했다.

A씨는 유서를 통해 '악성 댓글을 단 이들을 엄벌에 처해달라'고 요구했고, 경찰은 수사를 통해 악플러 한 명의 신원을 특정해 모욕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한 디지털 장의업체(온라인에서 사생활 침해 등 문제가 되는 게시물이나 사진, 영상 등에 대해 피해자 본인이 직접 삭제하기 어려운 부분을 대신 삭제하는 업체) 관계자는 "악플은 다른 사람이 올린 글에 대해 비방하거나 험담하는 내용의 댓글로 이를 견디지 못해 유명 연예인은 물론, 일반인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벌어지고 있다"라며, "악플은 의견이 아니라 사이버 공간에서 벌어지는 '폭력'일 뿐이며, '폭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이용자 세 명 중 한 명은 경험했을 정도로 사이버 공간에서 벌어지는 폭력은 일상화된 상황이다.

실제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실시한 '사이버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사이버 폭력 가해 또는 피해를 경험한 비율은 33.5%에 달했다. 이는 전년도인 2018년도 32.8%보다 0.7%p 증가한 수치이다.

학생의 사이버폭력 경험률은 26.9%로 전년 대비 2.6%p 줄었지만, 성인은 54.7%로 11.6%p 증가했다.

학생의 경우 언어폭력이 주를 이뤘고, 성인은 명예훼손이나 성폭력, 스토킹 등 다양한 형태로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이버 폭력에 대해 고승우 언론사회학 박사는 한 인터넷 매체 기고문을 통해 "사이버 폭력은 현실이 아닌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난다는 점에서 폭력행위라는 인식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가해자가 문제 의식이나 죄책감에 상대적으로 덜 시달리는 특징이 있어, 가정과 학교에서 예방 프로그램을 마련해 사이버폭력을 근절하고, 공공기관도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 해마다 심해지는 '사이버폭력'...삼성과 푸른나무 재단 손잡고 예방 활동 나선다

매년 증가하는 사이버 폭력을 줄이기 위해 삼성과 푸른나무재단이 손잡고 사이버폭력 예방을 위한 솔루션 찾기에 돌입한다.

이를 위해 양 기관은 27일 '2020 청소년 사이버 폭력 예방 푸른코끼리 포럼'을 개최한다.

삼성은 지난 2월 청소년 폭력 예방 전문 비정부기구 푸른나무재단과 교육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손잡고 매년 13억 원을 지원해 예방 교육 사업 '푸른코끼리'를 진행키로 했다.

이날 열리는 포럼은 '푸른코끼리' 사업의 하나로, 유튜브 온라인을 통해 개최된다.

'푸른코끼리, 사이버 정글 속 온(溫)택트를 제안하다'라는 부제로 마련되며, 청소년 사이버 폭력 실태 공론화와 함께 관련 전문가를 초청해 예상 솔루션 마련을 위해 진행한다.

특히 스마트 기기 보급이 확대되면서 이른바 포노사피엔스(Phono Sapiens : 스마트폰 등장으로 시공간 제약 없이 소통하고, 정보 전달이 빨라져 정보 격차가 점차 해소되는 등 편리한 생활을 하게 됐지만, 정작 이로 인해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것이 힘들어지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탄생한 용어.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지혜가 있는 인간'이라는 의미의 호모 사피엔스에 빗대 '포노 사피엔스(지혜가 있는 전화기)'라고 부른데서 유래) 세대 등장과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개학으로 한층 심각해진 사이버 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을 모색한다.

■ 전문가 강연 및 삼성전자 사회공헌단 통한 사이버 폭력 예방 활동 소개

이번 포럼의 기조 강연은 '디지털 문명 대변혁 시대 청소년의 삶'을 주제로 국제미래학회 안종배 회장과 '포노사피엔스' 저자인 성균관대학교 최재붕 교수가 맡는다.

1부에서는 '디지털에서 확산하는 혐오와 분노의 팬데믹: 사이버 폭력'을 주제로 청소년 당사자, 현직 경찰,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 네이버 웹툰 박태준 작가 등이 분야별로 진단한 사이버 폭력의 실태와 심각성에 대해 진단한다.

2부에서는 '디지털 뉴노멀, 사이버 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 모색'을 주제로 전문가들이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또, 푸른나무재단은 '푸른코끼리' 사업에 활용되는 사이버 폭력 예방 교육 콘텐츠를 공유하고, 시범적으로 활용한 교사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도 마련했다.

삼성전자 사회공헌단에서도 '사회 문제 해결과 가치창출에 대한 기업의 역할'을 주제로 학계, 현장, 기업, 정부와 협력하는 CSR 사업의 의미와 삼성전자 해외 법인의 사이버 폭력 예방 활동을 소개한다.

포럼을 주최한 문용린 푸른나무재단 이사장은 "사이버 폭력은 날카로운 무기이며 청소년을 위태롭고 아프게 한다" 며, "이번 포럼으로 청소년 당사자와 전문가의 지혜를 모아 사이버 정글 속에서 청소년이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성인희 삼성사회공헌업무총괄 사장 역시 "청소년은 우리 사회의 미래이자 희망이다" 라며 "청소년들이 밝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통해 응원하겠다"고 강조했다.

▲ 삼성은 푸른코끼리 사업을 통해 향후 10년간 300만 명의 초중고생에게 '사이버 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삼성전자) © 팝콘뉴스

■ '푸른코끼리' 통해 향후 10년 간 초중고생 3백만 명 대상 교육

'푸른코끼리' 사업은 올해 청소년 사이버 폭력 문제를 정의하고 진단 도구를 개발하는 연구 과제를 진행해, 교육 콘텐츠를 개발했다.

교육 콘텐츠는 정직, 약속, 용서, 책임, 배려, 소유의 친사회적 행동 덕목 6가지를 주제로, 총 7회의 사전·현장·사후교육으로 구성됐다.

사전교육은 사이버 폭력에 대한 이해와 대처, 현장교육은 팀단위 체험활동을 통해 6가지 덕목을 익힐 수 있게 했다. 사후교육은 가정에서 부모와 실천을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올해 10월부터 시범적으로 서울과 경기도 지역 4개 학교, 20개 학급, 450여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를 방문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1월부터는 전국 7개 학교, 84개 학급 1,870여 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교육을 시작할 계획이다.

또한 '푸른코끼리'는 누구나 사이버 폭력 예방 활동에 쉽게 동참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청소년 사이버폭력 신고부터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예방 교육, 피해 청소년 상담과 치료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내년부터는 '푸른코끼리' 사업을 사이버 폭력 예방 교육을 전국으로 확대해 초∙중∙고등학교에서 운영하고, 10년간 300만 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CSR 비전 '함께가요 미래로! Enabling People' 아래 삼성 주니어∙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삼성드림클래스, 삼성스마트스쿨 등 청소년 교육 중심의 사회공헌 활동과 상생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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