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에 비해 가격 두 배 이상 올라

▲ 추석 연휴를 앞두고 방문한 손님들로 오래간만에 활기를 되찾은 망원시장(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팝콘뉴스=편슬기 기자)코로나19로 침체된 전통시장이 추석 대목을 맞아 한층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가게를 에워싼 손님들은 양손 가득 비닐봉지를 쥐고 추석 제사상에 올릴 전과 과일, 갖가지 나물을 살펴보느라 바쁘다.

오랜만에 손님들로 북적이는 가게는 안이며 밖이며 봉투를 주고받고, 거스름돈을 건네주느라 사장과 아르바이트생 모두 정신이 없다. 소란스러움과 활력이 넘치는 그야말로 시장다운 풍경이 반갑기만 하다.


태풍과 긴 장마로 과일 및 채소 가격 폭등


▲ 저렴한 과일에 속했던 사과가 금 값이 됐다. 저렴한 제품도 1알에 5천 원이 넘는다(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연이은 태풍과 예년에 비해 길었던 장마 탓에 토마토를 비롯한 채소와 과일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최근 버거킹과 롯데리아는 토마토 수급이 어려워 당분간 판매되는 일부 햄버거에 토마토가 들어가지 않는다고 고지했다.

긴 장마로 토마토 수확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치솟았고 이에 전국적으로 토마토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수확량이 줄어든 것은 비단 토마토뿐만이 아니다. 유례없는 장마는 농수산물의 가격을 올리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2020년 추석 성수기 주요 농축산물의 출하 및 가격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추석 성수기 농축산물 수급 여건이 지난해보다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봄철 냉해로 과수 농가가 피해를 입은 데다가 역대 최장기간의 장마가 이어지며 주요 농산물의 출하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우선 사과의 출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8% 감소한 5만 7,000t 내외로 추산됐다. 출하량 감소로 홍로사과 상품 기준 5㎏ 한 상자당 평균 도매가격은 56.1% 뛴 3만 6,000∼4만 원으로 예측됐다.

마포구에 위치한 망원시장에서 청과물 상회를 운영 중인 A씨는 "태풍도 많이 왔고 장마도 유독 길어서 채소나 과일 수확량이 줄어드는 바람에 가격이 상당히 올랐다. 작년에 비해 2배 이상 오른 것 같다"고 답했다.

같은 곳에서 과일 가게를 운영하는 B씨는 "예년 가격에 비해 과일 값이 2배 정도 올랐고 특히 추석 제사상에 꼭 올라야 하는 사과의 경우 상자 당 2만 원, 배는 5천 원 정도 가격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전통시장, 추석 덕에 활기 되찾았나 했더니…


▲ 집게로 전을 고르고 있는 손님(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코로나19로 손님들이 발길이 뚝 끊겼던 전통시장에 오랜만에 사람들로 북적이며 예전의 모습을 되찾은 점이다.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올해 추석은 귀성을 포기한 이들이 적지 않으나 일부는 집에서 간결하게나마 제사를 지내려 한다며 분주하게 전통시장 곳곳을 누볐다.

그 덕인지 온갖 모둠전을 늘어놓고 판매하는 전집에 손님이 가장 많이 몰리는 모습이다. 애호박전, 동그랑땡, 동태전에 산적 꼬치까지 일회용기 가득 좋아하는 전을 담는 손놀림이 재빠르다.

망원시장을 방문한 손님 C씨는 "오랜만에 사람들로 북적이는 시장을 보니 기분이 좋다. 오늘 장을 본 것들로 상을 차려 가족들과 소소하지만 즐거운 명절을 보내려 한다"고 답했다.

손님 응대로 바쁜 가게서 배 선물세트 한 상자를 사고 "그래도 오늘은 손님이 좀 많은 편이죠? 매출은 괜찮게 올랐냐"며 넌지시 질문을 던지자 상인 D씨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D 씨는 "코로나19 이후 오늘이 가장 손님이 많은 것 같기는 하다. 바빠서 말할 시간도 없을 정도"라며 "그래도 작년에 비하면 적은 편이라며 지난 추석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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