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엔진문제-고압펌프 문제 연결돼 있어... "생산공정 전체 다시 살펴봐야"

▲ 제네시스 GV80이 대규모 리콜을 실시한다. 사진은 GV80(사진=현대차) © 팝콘뉴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 제네시스 GV80이 대규모 시정조치(리콜)에 들어갔다. 올해 2월 출시 이후 벌써 네 번째 리콜이다. 무상수리 여덟 건까지 합하면 출고 이후 열두 건의 결함이 발견된 셈이다. 브랜드 자체에 대한 소비자 신뢰 하락까지 이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GV80 중 리콜 대상 차량은 2019년 12월 31일부터 올해 9월 8일까지 제작된 차량 8,783대다.

현대자동차는 해당 차량을 대상으로 지난 17일부터 현대자동차 직영서비스센터 및 블루핸즈에서 무상으로 수리 혹은 점검 후 교체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리콜은 GV80 고압연료펌프의 흠집으로 엔진 내부에 이물질이 발생, 연료 공급이 그치면서 시동이 꺼지는 결함이 발견되면서 시행됐다.

현대차는수리센터 등에서 시동꺼짐 등 관련 결함 신고 및 무상 수리·교체가 누적되면서 자진 리콜을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작사의 자발적 신고로 결함이 보고되면, 국토부가 결함 및 시정계획을 확인, 이후 상황을 감독하는 방식으로 리콜이 진행된다.

해당 모델의 시동 꺼짐 문제는 출시 초기부터 GV80 동호회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제기돼 왔다. 특히 편의 문제가 아니라 안전과 직결되는 결함이 계속 발견되는 데 대한 불안의 목소리가 크다.

제네시스 GV80은 출시 40여 일만에 기어 오류로 첫 번째 리콜이 발생한 이래, 4월 계기판 소프트웨어 문제, 7월 연료 잔량 표시 결함 등 현재까지 네 번의 리콜이 진행됐다. '리콜'은 안전 관련 결함일 때만 진행된다.

GV80과 함께 판매량 쌍벽을 이루는 G80에서도 에어컨, 원격주차, 인젝터 등에서 오류가 발견되며 지난 6월 무상수리를 진행한 바 있다.

이같은 리콜이 반복되면서 제네시스에 대한 브랜드 신뢰도가 떨어질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 특히 제네시스가 추진력을 얻어야 하는 상황에서 리콜이 반복 발생하고 있어 타격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제네시스는 트림별, 차종별 구색 갖추기가 끝나가는 중인 만큼, '정리' 측면에서 현재 중요한 상황"이라면서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자리를 부각시켜야 하는데 리콜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GV80은 제네시스 첫 번째 SUV 라인으로 예약이 몰리는 등 많은 수요가 있던 상황이어서 '리콜이 발생해서는 안 되는 모델'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르 전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생산 과정 전체를 한번 더 확인하는 과정이 현대차에 필요하다고 짚고 있다. 특히 이번 리콜 대상인 '고압펌프' 문제는 지난 5월 발생한 '디젤 엔진' 문제의 연장선에 있는 만큼, 현대차의 자사 차량 검증 프로세스 자체를 다시 살필 때라고 짚었다.

GV80은 지난 5월 디젤 차량 일부에서 운전 시 차량이 심하게 떨리는 사례가 발생하며 출고가 일시 중단됐다. 이는 이후 낮은 RPM으로 오래 운행 시 디젤엔진 내 카본 누적 정도에 따라 발생하는 결함 때문으로 밝혀졌다.

김 교수는 "고압펌프 쪽은 디젤 엔진과 한 덩어리"라면서 "(지난 5월의)디젤 엔진 이슈 이후 디젤 엔진을 점검할 때 함께 살폈어야 하는 부분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생산과정에서, 조립에서 최종 점검에서, 로드테스트 등을 통해서 문제점을 발견했어야 하는데(하지 못했다)"며 "리콜이 반복적으로 여러 군데서 나온다는 건 품질 관리 측면에서 아직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리콜 실시 브랜드는 현대차를 포함해 국내 및 수입 브랜드 9개사의 총 23개 차종 2만7414대다.

기아차는 스팅어 등 '시동 꺼짐' 우려가 있는 2개 차종 2,165대에 대해 리콜을 시행하고 있다. 연료펌프 내부 부품 제조불량 탓으로 알려졌다.

한불모터스는 변속기 제어장치 간 통신 불량으로 엔진 제어장치가 리셋되는 등 '시동 꺼짐' 우려가 있는 차량 Peugeot 3008 1.6 BlueHDi 등 10개 차종 7,612대에 대해 리콜을 진행한다.

모토로싸에서 수입한 두카티 Streetfighter V4 S 등 2개 이륜 차종 33대에 대해서도 '시동 꺼짐' 가능성이 발견돼 리콜을 시행한다.

그 밖에 한국지엠,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볼보, 포드, 바이크코리아 등이 이번 리콜 조처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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