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시간 쪼개고 재택근무 준비... 비대면 판매 채널에도 주목

(팝콘뉴스=권현정 기자)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충격으로 한 차례 홍역을 앓았던 국내 완성차 업계가 코로나19 2차 유행 조짐 앞에서 다시 한번 긴장의 고삐를 다잡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여파로 연이은 '셧다운(공장 가동 중지)'을 겪은 바 있다. 2월 중국 내 공장을 둔 부품 수급의 어려움으로 셧다운이 발생했다면, 3월 이후에는 수출 부진, 내수 미비 등을 이유로 문을 닫는 라인 및 공장이 생겨났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4월 국내 완성차 공장의 가동률은 60~95%였다. 완성차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국내 부품 공장의 운행률 역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자동차 공장의 가동률은 29.0%까지 줄었다. 3월에는 유럽 공장이 줄 폐쇄됐고, 같은 달 미국 주요 자동차 회사 3사는 2~3주간 공장을 함께 닫는 데 합의했다. 당시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46~91% 감소한 상황이었다.

지난 15일 이후 코로나19의 대규모 확산이 진행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는 상반기와 같은 '셧다운'을 막기 위해 방역과 판매량 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생산 차질차단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27일 밝혔다.

프로그램의 방점은 우선 '방역'에 있다.자동차 업계는 마스크 착용으로 바이러스 차단이 가능한 작업공정과 달리 식사 시간에는 확산 위험이 크다고 판단, 이번 프로그램의 중점을 '식당에서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뒀다.

국내 완성차 업체는 이를 위해 30분씩 식사 시간을 나누어 이용하는 '식사 시간 2원화'를 추진하고 구내식당 좌석별 가림막 설치를 상시화하기로 했다. 또, 비대면 회의 활성화, 사내 다중이용시설 가림막 설치, 살균 소독 정례화 등도 추진한다.

이에 따라 현대차 울산공장,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등에서는 생산직-사무직 혹은 네 개 그룹 연구원들이 각자 배정된 시간에 맞춰 점심시간을 갖는다.

각 기업별로 추가적인 대책도 세웠다.

현대차의 경우, 이외에도 ▲층간 이동 금지▲확진자 발생해 폐쇄된 업무 공간 대신할 대체근무센터 마련▲콜센터 등 위험사업장의 근무 이원화 등을 통해 방역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쌍용차는 기본적인 방역 작업 외에 ▲현장 감독자 회의 시 현황 공유와 교육 실시▲임산부 재택근무 등을 시행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코로나 대응 TF를 따로 조직해 감염수칙 및 확진자·접촉자 발생 상황을 공유하는 등 운영한다.

생산량 감소가 '셧다운'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만큼, 비대면 창구를 통한 마케팅, 판매량 증대에도 주의 기울이는 모양새다.

한국GM은 온라인 구매 상담 창구 'e-견적 상담 서비스'를 열었다. 대면 상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객 불안을 줄인다는 취지에서다.

쌍용차는 '홈쇼핑'을 활용한 판매에 주목했다. 쌍용차는 지난 2019년부터 현재까지 자사의 코란도, 티볼리 판매 창구로 TV홈쇼핑을 선택해 온 바 있다.

신차 출시 행사는 온라인 등 비대면 채널로 옮겼다.

기아자동차는 지난 18일 자사 4세대 카니발의 런칭쇼를 유튜브 채널 등 온라인을 통해 중계했다. 지난 3월 '신형 쏘렌토'의 신차 출시 행사를 온라인 중계한 이래 두 번째다. 행사에 AR을 접목해 신차 출시 행사를 콘텐츠화하기도 했다.

한편, 국내 자동차 업계는 판매량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6.2%까지 감소하는 등 바닥을 찍고 지난 4월부터 증가세를 보여 왔다.

또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해온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인 만큼 하반기 반등이 기대됐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일면서 이 같은 전망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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