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승용차 보급 증가... 상용차와 법인 자동차는 주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올해 전 산업에 걸친 코로나19 악재에도, 국내 자동차 시장은 확대된 것으로 드러났다. 공유차량 보다 개인차량을 이용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까닭으로 읽힌다. 다만, 상용차나 법인 사업자 구매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되려 위축됐다.

29일 한국자동차협회(KAMA)가 발표한 '2020 상반기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신규등록된 자동차는 전년 대비 6.6% 증가한 94.8만 대였다. 1분기에 전년 대비 6.2%까지 감소했던 자동차 시장이 4월부터 증가세를 보이며 평균을 넘어선 까닭이다.

협회는 정부의 수요부양책 시행 등이 승용차에서 효과를 냈으나 상용차의 경우, 효과가 미미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 대형 'OK', 소형은 '그럭저럭'

차종별로 살펴보면, 승용차의 신규등록은 전년동기대비 10.7% 증가했다.

세단은 승용차 전체 대비 판매 비중이 근 10년간 30% 가까이 줄어 왔으나(2010년 82.3%→ 2020년 53.5%), 친환경모델 출시, 중형에서 대형으로 변경 등으로 수요가 높아진 대형급을 중심으로 올 상반기에는 전년대비 6.2% 증가했다.

다만, 경·소형급 세단의 신규등록은 전년대비 13.6% 줄면서 작년(-11.3%)에 이어 여전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SUV는 신차 중심으로 전년대비 신규등록이 16.2% 늘었다. 부피와 무관하게 전반적인 성장이 나타났는데 특히 대형급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올해 최초 출시된 국산 대형 SUV 등 '캠핑 수요'에 부합하는 차량의 수요가 30~40대 중심으로 높아진 까닭으로 읽힌다.

상용차는 관광용 대형버스, 소상공인의 수요가 높은 1톤 트럭 구매 지연이 이어지면서 11.9% 감소했다. 특히 1톤트럭 판매가 10% 이상 줄면서 상용차 부진의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 협회는 이를 코로나19에 따라 경제활동이 위축된 까닭으로 파악하고 있다.

▲ 르노삼성의 소형 SUV XM3(사진=르노삼성) © 팝콘뉴스



■ 휘발유 넣는 SUV 판매 호조... 전기동력차는 수입 전기차와 국산 하이브리드 중심 성장세

연료별로는 휘발유 차와 전기동력차의 약진이 돋보인다.

소형SUV나 대형세단 등 구매자의 수요가 높은 차종이 휘발유 차로 출시되면서 휘발유 차의 신규등록은 전년대비 23.3% 증가했다.

반면, 배출가스 규제강화로 작년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경유차의 등록은 작년대비 19.7% 줄었다. 상반기 시장이 축소된 대형SUV와 상용차에서 주로 수요 및 출시가 발생하는 까닭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상반기 SUV 신차를 출시한 기아차와 르노삼성이 작년대비 각각 16.3%, 63.3% 구매가 증가하며 선전했다. 현대차와 한국지엠 역시 소형SUV, 대형세단의 준수한 판매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쌍용자동차는 주 판매 품목이었던 소형SUV와 경유승용차가 각각 시장에 다른 브랜드가 진입하며 경쟁이 확대되고 판매가 위축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작년대비 28.5% 감소했다.

▲ 업체별로 자동차 신규등록 댓수 및 비중(사진=KAMA) © 팝콘뉴스

전기동력차는 수입 전기차와 국산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9만대가 팔리면서 등록댓수가 전년대비 30% 증가했다.

전기차의 경우 승용차는 정부 보조금이 축소되고 충전요금이 인상되며 전년대비 2.9% 감소세를 보였으나, 비중에 있어 전년과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국산 전기 승용차는 42.6% 감소했으나 수입 전기 승용차는 150% 증가했다.

반면, 하이브리드에서는 국산차의 활약이 나타났다. 수입차 전체로는 11.7% 감소했으나 국산 하이브리드 승용차의 보급이 50%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협회는 국내 하이브리드 판매의 30% 가까이를 차지했던 일본계 차량이 불매운동으로 위축된 탓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편, 상반기 보급된 수소전기 승용차는 총 2,601대로 전년대비 78.3% 상승했다.

다만, 지자체 보급이 논의되던 수소전기 버스는 아직 구매가 발생하지 않았다. 더욱, 기존 예산이 3차 추경 시 40% 가까이 감액되면서 당초 보급이 계획돼 있던 180대를 밑도는 댓수가 도입될 전망이다.

■ 배출가스 이슈 떨친 독일, 국내 진출 테슬라 필두로 도약하는 미국

승용차는 작년 배출가스 장치 조작 이슈로 판매가 주춤했던 독일브랜드가 점유율을 회복하고 테슬라를 포함한 미국 브랜드 역시 선전하고 있다.

상반기 수입차 신규등록은 양국 브랜드를 중심으로 전년대비 13.7% 증가한 13만 3,884대를 기록했다.

중국은 원산지로서 선전 중이다. 중국에서 생산된 볼보와 초소형 전기차 등 승용차, 전기버스 등 상용차를 중심으로 국내에 중국산 차량은 1,519대가 보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작년대비 42.5% 증가한 수치다.

한편, 작년 하반기에 시작된 불매운동의 영향은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됐다.

올해 5월 철수를 발표하고 대규모 할인을 진행하는 닛산을 제외하면 일본 브랜드 차량의 판매감소율은 50~70%에 이른다.

수입차 원산지 별로도 일본산 자동차의 보급율이 급격히 줄었다. 작년 상반기 일본산 자동차는 전체 수입차 판매에서 12.6%의 비중을 차지했으나 올해는 4.4%로 급락했다.

▲ 수입자동차 브랜드 국별 자동차 신규 등록. 독일·미국·중국계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 브랜드는 모두 작년대비 하락한 가운데, 일본 브랜드 차량 하락세가 급격하다(사진=KAMA) © 팝콘뉴스

소유자 별로는 10년 넘게 감소세를 보이던 30대의 차량 구매가 대형세단, 대형 SUV 중심으로 15.5%까지 늘고, 법인·사업자의 신차 구매율은 낮은 증가율(2.9%)로 올랐다.

작년 상반기 동일 보고서에 따르면, 공유차량을 포함해 법인 구매 차량의 전체 차량 대비 비중은 작년 상반기 28.3%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의 전체 차량 대비 법인 구매 차량 비중은 2.0%p 감소한 26.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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