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뉴스=김규식 기자)

서브프라임 쇼크 벗어나 大漁급 매물들 즐비
15% 우선매각시 하이닉스 연내에 매각 가능
대우조선해양 인수되면 재계판도 변화할 듯
대한통운·하이마트·하나로텔 협상 급물살

추석연휴가 끝나는 10월부터 대어(大漁)급 매물들이 쏟아져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따른 신용경색 여파도 완화될 조짐이어서 휴지기 상태였던 주요 매각작업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하반기 M&A 시장을 주름잡을 매물에는 하이닉스반도체, 대우조선해양, 대한통운, 하이마트, 하나로텔레콤, 씨앤앰, 실트론, 쌍용건설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이닉스와 대우조선해양은 연내 매각을 목표로 조만간 매각자문사가 선정될 것으로 보여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하이닉스 출자전환주식을 공동 관리하는 채권단은 최근 크레디트스위스를 자문사로 선정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연말말까지 하이닉스의 사업경쟁력 유지를 위한 중장기 전략 제안, 적정 시설투자 규모 산정, 다양한 유동성 확보 방안 마련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하이닉스 채권단은 자문사의 용역 결과 보고서 등을 검토해 보유지분 매각을 위한 절차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합의가 이뤄지면 연내 매각 제한을 풀고 올해 안에 지분이 매각될 가능성도 있다.

채권단은 2005년 10월과 작년 6월 두 차례 지분을 분산 매각했으며 현재 외환은행, 산업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정리금융공사, 농협, 신한투신,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9개 금융기관이 36.05%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굴지의 반도체 업체를 외국기업에 매각할 수는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지만 채권단 지분 36%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감안하면 7조원 이상의 인수자금이 필요해 국내 인수대상 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매년 라인 하나를 증설한다고 해도 4조원을 투자해야 할 정도로 대주주의 자금력과 책임경영 의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 측에서는 채권단 지분 36% 가운데 15~20%를 우선 인수하고 금융기관 등과의 컨소시엄을 통한 인수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매각조건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연내 매각을 목표로 조만간 매각 주관사가 선정될 것이라는 것이 시장의 전망이다. 다만,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자산관리공사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가 지난 6월 국회 재정경제위 업무현황 보고에서 “대우조선해양은 경영실적 개선으로 기업 가치가 주가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 이후 적정 시점에 매각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법정관리 중에 있는 대한통운도 최근 법원이 매각 작업을 허가함에 따라 매각 주관회사 선정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인수후보로는 금호아시아나그룹, STX그룹, CJ그룹 등이 꼽힌다.

채권단이 대한통운의 매각 방식을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져 자금력을 갖춘 제3의 후보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초대형 매물인 대우조선해양도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재계 순위에 영향을 미칠 만큼의 파급효과가 있어 치열한 인수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내에 매각이 성사되지는 않더라도 10월 이후부터는 연말까지의 매각작업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 GS그룹, 두산그룹, 현대중공업 등이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자금력이 충분한 포스코가 될지,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두산그룹이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밖에 하이마트와 하나로텔레콤의 경우 매각 주관사로 골드만삭스가 선정돼 경쟁 입찰이 진행되고 있고, 2대주주 지분을 매각 완료한 씨앤앰은 1대주주인 이민주 회장측 지분 70%를 씨티은행에 매각하기 위한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

하이마트의 경우 예상 매각가가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롯데그룹, 신세계, 현대백화점, 프라임그룹 등이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은 국내 통신사업자들이 모두 불참함에 따라 외국계 사모펀드로 넘어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매각 주관사가 선정된 실트론과 쌍용건설도 조만간 공적자금위원회에서 매각 일정을 확정하게 된다.
쌍용건설은 종업원 지주회사가 탄생될지 주목되며, 동부그룹 보유 지분 49%가 공식 매물로 나온 실트론의 경우 매각 대상에 1대주주인 LG그룹의 지분까지 포함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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