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제한 공간 재현하고 3D 캐릭터와 상황극... "흥미 키우고 장벽 없앨 것"

▲ 27일 열린 창덕 아리랑 출시 기념 선공개 행사에서 정재숙 문화재청장(오른쪽)과 하형일 SK텔레콤 코퍼레이트2 센터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창덕궁관리소) © 팝콘뉴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 회색 석상으로 굳어있던 해치가 기지개를 켜듯 천천히 몸을 턴다. 몸을 한 번씩 털 때마다 색깔이 돋아난다. 화마를 막는다는 제 전설처럼 온몸에 불길을 품은 채로 바닥에 풀썩 내려앉은 해치는 이윽고 시선을 돌려 보는이를 쳐다본다. 자신을 따라오라는 뜻이다. 해치는 보는이를 이끌고 창덕궁 이곳저곳을 함께 누빈다. 현실 속의 창덕궁과 4차 산업 기술인 증강현실이 만나 직접 창덕궁을 가지 않더라도 마치 창덕궁을 걸어 다니는 듯 관람할 수 있다. 궁궐 곳곳에서는 가상의 인물도 등장에 보는 이에게 궁과 관련한 역사를 소개한다.

창덕궁을 무대로 한 AR(증강현실) 콘텐츠 '창덕 아리랑(AR-irang)'이 28일 공개된다고 27일 궁능유적본부 창덕궁관리소가 밝혔다.

'창덕 아리랑'은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창덕궁관리소(소장 최재혁)가 SK텔레콤(사장 박정호), 구글코리아(사장 존리)와 손잡고 개발한 AR 궁궐 체험 앱이다.

관람객이 금천교, 인정전, 선정전 등 다양한 전각을 돌며 활쏘기, 연날리기 등 600년 전의 궁중 문화를 체험해보는 것이 앱의 골자다.

체험을 희망하는 관람객은 5G 전용 스마트폰에 창덕 아리랑 앱을 깐 다음, 창덕궁 금천교로 향하면 된다. 앱을 켜고 금천교에 위치한 해치 석상에 가져다 대면, 색색깔로 살아난 해치가 고궁 곳곳으로 관람객을 안내한다.

창덕 아리랑은 특히, 인정전에서 조선의 왕과 왕후를 만나 벌이는 상황극이나 낙선재에서 만나는 궁중무용 '춘앵무' 등 당시의 '사람'을 만나는 콘텐츠를 제공해 단순히 '안내'를 받는 것을 넘어선 즐거움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희정당 내부와 후원 등 출입제한 구역을 360도 화면으로 재현해, 문화재청의 '비공개 전각 개방 활성화'의 일환 삼는다는 설명이다.

희정당 바깥을 앱으로 비추면 관람객은 그 내부로 순간 이동한다. 이후 화면을 통해 희정당 내부의 부벽화와 바닥에 깔린 양탄자 무늬, 후원의 백미인 부용지 주변까지 세세하게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앱의 개발에는 창덕궁관리소와 SK텔레콤, 구글 코리아가 힘을 합쳤다. 각각 ▲장소와 시설 사용 제공, 역사고증 등 ▲5G를 비롯한 정보통신(ICT) 기술 기반의 기획 및 가이드앱 개발 ▲AR 기술 적용을 담당했다.

체험 프로그램 및 앱 관리는 우선 SK텔레콤이 맡는다.

오는 12월 말까지 SK텔레콤이 앱과 안내 창구 운영 등을 맡고, 내년부터는 앱 호응도와 사업 성과 등을 고려해 창덕궁관리소에서 운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5G 단말기를 소지하지 않은 관람객을 위해 무료 대여 서비스도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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